[사회적 경제, 남북을 잇다 ⑥] 평양에 사회적 기업이 진출한다면? 남북도시협력의 새로운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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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경제, 남북을 잇다 ⑥] 평양에 사회적 기업이 진출한다면? 남북도시협력의 새로운 상상
김영식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장, 공웅재 (전) 민주연구원 네트워크실 부장
  • 2020.06.25 16:52
  • by 김영식, 공웅재
16:22

사회적 경제라는 키워드로 남과 북이 경제협력을 해 보자는 제안은 아직 한국 사회에서 낯선 주장이다.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은 작년 9월 그 가능성을 타진해 보기 위해 '서울-평양 사회적 경제 심포지움'과 '서울-평양 사회적 경제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이 과정은 발표자들이 깊은 대화를 통해 새로운 관점을 형성하게 만들고, 남북 관계의 새로운 돌파구로서 사회적 경제의 가능성을 정리해 책으로 담아낼 수 있게 했다. 하나누리와 라이프인은 7주 동안 진행될 연재를 통해 출간 예정인 '사회적 경제, 남북을 잇다(맑은나루)'의 주요 핵심 메시지를 공유한다. [편집자 주] 

 

2020년 6월 25일. 공교롭게도 이 글이 지면에 게재되는 날은 한국전쟁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동족상잔의 비극이 시작된 날, 남북 간 적대관계의 근원이 되었던 날에 남북의 협력을 새롭게 상상하자는 얘기를 하게 되니 복잡한 심정이다. 더구나 10여 일 전에 2018년 이후 남북평화 노력의 상징이었던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등 남북 사이의 긴장이 강화되고 있다. 

다행히 고조되던 위기는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시키면서 한숨 돌리며 넘어가는 분위기이지만, 남북관계의 예측 불가능성은 이번 일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일부에서는 이런 상황을 들며 ‘북한을 이웃 국가로 두는게 낫다’거나 ‘남북협력은 불필요하고 최대한 북한을 제재로 압박해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 하지만 불과 70여 년 전에는 한 나라였던 사실을 생각해본다면, 평화적 통일을 목표로 삼지 않는 이런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오히려 남북 간 협력이 어려워 보일수록 더 대화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사회적 경제 방식의 협력이다. 남북한 주민들이 동질감을 느끼며 상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인도지원, 북측 사회에 대안적인 경제공동체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개발협력, 남북한의 지역이 고루 발전할 수 있는 지역 간 경제교류 등이 그것이다. 

사회적 경제 기반 남북교류 협력사업은, 남측의 남북교류 주체들이 북측 주민과 경제활동의 파트너가 되어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북측 지역에서 사업을 벌이는 것이다. 남북교류 협력에 사회적 경제를 도입함으로써 기존의 인도적 지원 중심 남북교류 협력이 가지는 여러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첫째, 기존 인도지원 사업에 대한 새로운 전략적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북측은 남측이 사용하는 ‘인도적 지원’이라는 말에 대한 거부감을 줄곧 표시해왔고, 2010년 이후 북측의 이런 원칙은 지금도 지속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북측은 남북교류 사업을 인도적 지원이 아닌 ‘경제협력사업’으로 칭하며 ‘서로를 도와주는 방식’으로의 교류협력을 강조해왔다. 사회적 경제 방식 남북교류는 북측의 이런 입장과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 사회적 경제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경제 방식이고, 북측 주민들에게 사회적 경제는 상대적으로 큰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경제운영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회적 경제 기반 남북협력은 현재의 교착상태를 돌파할 수 있는 좋은 접근이 될 것이다.

둘째로 사회적 경제 방식의 남북협력을 통해 대북 인도적 지원과 남북교류를 수행하는 민간단체, 사회적 경제 주체들이 사업의 지속성과 확장성을 담보할 수 있다. 북측은 경제와 산업의 자생력을 키우고, 남측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더불어 사회적 경제 기반의 남북교류는 남측의 사회적 경제 조직에게 북한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활동할 기회를 줄 수 있다. 농업, 수산업, 임업, 도시재생, 사회주택, 협동조합, 마을기업, 공유, 안전, 환경, 청년, 여성, 노인, 장애인 대상 사업 등 현재 북측 사회에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모든 세대와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 경제 사업이 가능하고 필요하다. 경제활동을 통한 교류는 개성공단의 사례처럼 남북교류 협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남북 경제가 호혜 성장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방정부의 남북협력 경험을 통한 시사점

사회적 경제 방식의 남북교류 협력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남북교류 협력의 역사를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남북교류는 1995년 유엔인도주의사무국(UNDHA)에 북측이 긴급구호를 요청하고 이에 국제사회가 대북 인도적 물자지원을 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우리 정부도 동포애적 차원에서 처음으로 쌀 15만 톤을 무상으로 북측에 지원했다. 이후 민선 2기 지방정부가 구성되고 남북교류 협력은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본격화됐다. 1998년 강원도가 최초로 ‘남북교류협력기금 조례’와 ‘남북강원도교류협력위원회 조례’를 제정했고, 1999년 제주도는 북측에 감귤 100톤을 지원함으로써 지방정부 남북교류의 물꼬를 텄다. 당시 풍작으로 과잉 생산된 감귤을 북측에 지원한 것인데, 북측 주민에게도 도움이 되고 국내 감귤 가격도 안정화 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이후 2000년 6.15 공동선언을 통해 사회, 문화, 체육, 보건, 환경 등 다방면의 남북교류 협력이 추진되었다. 경기도, 강원도, 인천시 등 접경 지역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전라남도, 전라북도, 충청북도, 경상남도 등이 보건의료, 농업협력 등 대북 인도적 지원, 사회문화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하지만 활발하게 진행되던 남북교류 협력은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급격하게 얼어붙게 된다. 이후 천안함, 연평도 사건 등으로 말미암아 2010년 이명박 정부에 의해 5.24 조치가 발효되고, 정부 당국, 지방정부,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는 공식적으로 전면 중단되었다.

2018년 3차 남북정상회담 전까지 10여 년 간 지방정부의 남북교류 협력은 개점 휴업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경기도, 인천시 등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중국을 통해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한다거나 타국에서 어린이 및 청소년 스포츠 교류를 하는 등의 방식으로 남북교류의 끈을 이어왔다. 이처럼 지방 정부들은 민간단체들과의 다양한 협력을 통해  단순한 물자지원 차원에서 머물러있던 남북교류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경상남도의 ‘통일딸기 사업’을 들 수 있다. 2005년 시작된 이 사업은 경상남도가 한국의 딸기 모주를 북측에서 키워서 다시 경상남도로 반입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해오던 딸기 모종을 비용 절감 차원에서 북측에서 반입하여 국내 농가는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되고, 북측 주민들에게도 이득이 돌아가는 사업이었다. 남북이 서로 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남북경제교류의 우수사례로 뽑을만하다.

▲ 북측 농민들이 남측 농민으로부터 딸기 시설재배법을 배우는 장면(2008) ⓒ 경남통일농업협력회
▲ 북측 농민들이 남측 농민으로부터 딸기 시설재배법을 배우는 장면(2008) ⓒ 경남통일농업협력회

이처럼 지방정부가 새로운 남북교류의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지방정부의 실적 위주로 사업이 기획되고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남북교류 협력사업에서 양적인 성과보다 남북 양측의 질적인 변화를 지향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경제 조직, 민간 주도의 사업 방식과 내용으로 기존 남북교류 협력사업의 형식적인 틀을 깨는 시도가 필요하다.  

사회적 경제 기업을 통한 남북협력모델   

실제로 남북교류 협력을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상상해보자. 매우 다양한 종류의 사업이 떠오를 것이다. 이 가운데 남북한의 준비 정도와 관심도, 현실 가능성과 예산투입의 적정성 등을 고려해서, 남측의 사회적 경제 기업들과 지방정부가 함께 북한에서 진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남북 협력사업을 추려볼 수 있다. 이 사업들은 사회적 경제를 중심으로 한 지방자치단체 간의 남북 협력사업으로 추진해볼 만한 사업이고, 상상력을 더욱 발휘한다면 북측의 개발협력사업으로 활용될 수 있는 내용이다. 

# 상상 1 : 우리 마을 집수리센터

노후, 취약주택이 많은 평양 외곽지역에 집수리, 안전강화, 재건축 서비스를 제공하는 센터를 구역 단위 인민위원회에서 운영한다. 집수리 관련 사회적기업이나 마을기업이 북측 주민들을 대상으로 ‘집수리 전문가’ 양성 교육을 진행하고 센터 운영 컨설팅 등을 담당하며, 인민위원회에서 수요 파악과 인력배치를 맡아 자체적으로 집수리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한다.

센터에서는 집수리, 도배, 장판, 안전점검 등 찾아가는 서비스는 물론 집수리 공구 대여, 주민 대상 집수리 교육 등을 실시하는 구역 단위 마을관리센터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집수리 전문가들에 대해서 서비스 제공에 따른 임금을 제공함으로써, 지역 내 유휴인력 일자리 창출 및 사업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 집수리센터 운영이 안정화되면 남한에서 부상하고 있는 마을관리기업의 사례를 차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존의 서비스 구역을 넘어 다른 지역에까지 집수리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집수리센터가 외부 지원 없이 자생적으로 운영되고, 수익이 센터의 장비 및 비품, 시설 확충에 재투자될 수 있도록 한다. 

# 상상 2 : ‘따릉이’ 자전거 통합운영 시스템

대중교통이 취약한 평양시 내에 서울시의 자전거 공유 시스템인 ‘따릉이’ 방식의 시스템을 도입, 운영한다. 이와 더불어 평양 시민들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자전거전용도로를 구축한다. 센터의 설치와 운영은 현재 서울시의 사례처럼, 남측의 자전거 관련 사회적기업과 북측이 별도로 설립한 기관이 공동으로 진행한다. 남측에서는 사회적기업의 자전거를 구매하여 북측에 제공하고, 시스템 구축, 센터 운영 등의 노하우를 북측 인력에게 제공한다.

따릉이 시스템 도입을 통해 남측 사회적 기업은 수요보다 공급이 훨씬 많은 중고 자전거를 재활용하여 북측에 지원함으로써 자원재순환을 할 수 있다. 북측 입장에서도 주민들의 대다수가 이동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자전거 공유 시스템을 도입하면, 북측 인민들이 자전거를 구매하지 않고도 실질적인 이동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북측의 대중교통 시스템 개선을 위해 필수적인, 북측 주민들의 이동 및 대중교통 활용에 관한 빅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한편 따릉이 시스템 운영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GPS 시스템 도입과 설치 등은 북측에서 자랑하는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여 남북 합작으로 개발할 수 있다. 북측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IT 기술을 남북이 공동으로 개발함으로써, 남북 IT 교류 활성화와 북측 내 인프라 구축을 위한 남북협력이 구체화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 상상 3 : 마을재생과 이웃이 함께 사는 사회주택 건설

북측에는 아직도 평양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거주 형태 중 단독주택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아파트나 다세대 및 다가구주택(빌라, 연립주택 등)은 평양, 남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신축이나 재건축 또한 이들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반면 대도시 이외 지역의 주택 상당수가 노후화되고 낙후되어 있고, 정부 차원의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이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주거환경의 격차 때문에 많은 북측 주민들의 전반적인 안전과 위생, 삶의 질이 위협받는 실정이다. 

북측의 지방 도시 또는 촌락을 재생하기 위해서, 마을재생의 경험이 많은 남측의 사회적 기업 등이 북측의 해당 지역 인민위원회와 함께 사업을 진행한다. 이들은 일방적으로 주택 신축과 리모델링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 주민들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주민들이 다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주택의 형태와 건축방식이 적합한지 등을 주민 워크숍과 교육 등을 통해 주민 주도로 기획하고 추진한다. 마을재생의 범위는 투입되는 재정에 따라 다양할 수 있으나, 사회주택 등 거주 시설을 기본으로, 체육관, 문화시설 등 주민편의시설, 공동작업장 및 공동텃밭, 온실 조성 등 자립경제 시설, 마을과 연계한 학교시설 개보수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남측은 사회주택 건설 및 마을재생의 노하우를 북측에 전수하고, 인력을 파견하여 관련 교육 및 재생사업 전반 관리를 진행하며, 북측 인민위원회는 부지조성, 건축 및 리모델링 실무, 주민 선정 및 관리 등을 담당한다. 

# 상상 4 : 우리마을 공동작업장 운영

북한은 여전히 농업중심 국가이다. 지방은 물론 평양에서도 협동농장 및 텃밭 등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가구 수입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농업 및 협동농장에 익숙한 북측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동작업장 설치 및 생산자 협동조합을 결성, 운영하여, 농업 생산성 증대 및 상품성 강화, 판로 확대 등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측에도 농업 등의 협동조합은 주민들에게 익숙한 개념이다. 그러나 기존 협동조합은 북한 사회에서 시장이 활성화되고 개인, 가족 중심의 경제구조로 급속히 변화하면서, 현실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따라서 생산자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농산물의 생산성 증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시행하고, 포장설비 설치 등을 통해 농산물의 상품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지역시장에서의 개인이 판매하는 차원을 넘어, 마을 혹은 협동조합 단위의 상품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남측의 농업전문가들이 북측과 교육 및 인적교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농업 생산성 증대 방법, 상품성을 높이는 다양한 방법들을 전수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예전 경상남도의 통일딸기 사업의 경우처럼 남북에게 모두 이득이 되는 농업협력사업 모델을 다양하게 발굴할 수 있다.  

# 상상 5 : 평양 에너지전환마을 프로젝트

만성적인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북측에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가 아닌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전환마을을 구축하여, 친환경적이며, 지속가능한 에너지 수급모델을 개발한다. 북측 전역의 에너지 문제는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급격한 경제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평양 지역의 에너지 소요 또한 상당하다. 하지만 에너지 수요를 여전히 석탄 및 화력발전으로 충당하고 있어 급격한 환경오염은 물론, 에너지의 지속가능성 부분에서도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또한 일반 주민들은 여전히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지 못하는 상황으로, 주민들이 일상에서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따라서 사회적 경제 협력사업으로 평양 시내 건물, 아파트 옥상, 주차장 등의 유휴공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지하철 및 공공기관 조명을 LED로 교체한다. 평양-남포 등 고속도로 중앙녹지에 태양광 패널을 이설하여 태양광 도로로 조성한다. 이외에 산업기반 및 주민 생활 전반에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가 주 에너지원이 될 수 있도록 전환작업을 수행한다. 평양 주민들은 현재에도 각종 소규모 태양광 패널이 부착된 형태의 가전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이 중국산인데, 좀 더 효율이 높고 안정적인 제품의 공급을 남측의 제조업 분야 사회적 경제 기업과 개발해서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남북교류 협력에서는 상호호혜(相互互惠)와 유무상통(有無相通)의 관점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협력의 모델을 통해 북측 경제와 공동체에 도움이 되고, 남측에도 경제적 이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업을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개발협력사업이 국제적인 역학관계와 정치적인 이유로 흔들리지 않도록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남북교류 협력에 사회적 경제의 모델을 접목하고, 사회적 경제 단위들이 참여하는 것은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회적 경제의 지향인 공동체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의 실현은 남북교류협력의 지향과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존의 남북교류사업이 큰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고, 단기적인 사업과 눈에 보이는 결과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것을 바로잡고, 긴 안목으로 내다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촉진자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남한의 사회적 경제 주체들의 시각 전환도 필요하다. 단순히 새로운 시장으로서만 북한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는 인식으로 한반도 평화의 과정에서 사회적 경제의 역할, 비전과 미션, 중장기 전망 등을 준비할 수 있도록 내부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협력의 주체인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협력사업을 추진한다면, 남북 모두에게 오히려 더 큰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자본주의가 발달한 남한과 달리 북측의 사업 환경이 사회적 경제 기업들에게 더욱 냉혹할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사회적 경제는 모두가 행복한 경제를 지향하므로 남북평화와 통합의 대안으로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남한의 사회적 경제가 이제 충분히 역할을 해야 하고, 할 수 있다. 70년이 넘는 남북의 갈등과 반목, 위기와 두려움을 떨쳐내고, 어린이부터 청년, 중장년, 노인 세대들까지 안전하고 평화롭게 남북을 오고가며, 대륙으로 뻗어 나가 각자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통일 한국의 미래를 우리 사회적 경제가 앞당길 수 있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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