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 공제사업 가능해질까?...행정소송 제기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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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협 공제사업 가능해질까?...행정소송 제기 돼
2010년 허용된 생협의 공제사업, 10년이 지난 지금도 '멈춤' 상태
  • 2020.09.03 10:24
  • by 송소연 기자
03:46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이하 '생협법')에서 보장한 공제사업에 대한 정관 변경을 불허했다. 이에 아이쿱생협연합회가 협동조합의 공익대변을 위해 지난달 27일  공정위의 공제 관련 정관 변경 인가 불인가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의 정관은 사업 범위, 조직 운영, 의결 구조 등 생협이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규범을 담고 있다. 법에 허용된 사업 범위 내에서 생협이 사업 종류를 변경하기 위해선 우선 정관을 변경하고 공정위의 인가를 받는 것이 정해진 행정 절차이다.

이에 지난 4월 아이쿱생협연합회는 생협법에 명시된 생협연합회의 사업 종류 중 하나인 공제사업을 정관에 반영하기 위해 총회 승인을 거쳐 공정위에 인가 신청을 했으나 6월 최종 불인가 답변을 받았다. 공정위는 불인가 사유로 '공제 사업의 안정적 시행과 소비자 피해 방지 제도 개선 사항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생협의 공제사업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멈춤' 상태

생협의 '공제(共濟)'는 조합원이 일정 금액을 갹출해 건강이나 사고, 앞으로 발생할지 모를 위험에 공동으로 대비하는 조합원 대상의 비영리 상호부조 사업이다. 2010년 3월 생협법의 전면 개정으로 생협의 사업 범위는 공제 사업을 포괄해 확장되었다. 하지만 현재 공제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생협은 한 곳도 없다.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공제는 사회적경제 분야인 협동조합 조직에서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관계법의 미비로 인해 10년 동안 지지부진하고 있다. 

▲ 2010년 3월 생협법의 전면 개정으로 생협의 사업 범위는 공제 사업을 포괄해 확장되었다. ⓒ 아이쿱생협
▲ 2010년 3월 생협법의 전면 개정으로 생협의 사업 범위는 공제 사업을 포괄해 확장되었다. ⓒ 아이쿱생협

생협 발전을 위한 공정위의 진정성 있는 노력 필요

공정위는 지난 10년간 공제사업의 세부 인가, 감독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이번 불인가 사유인 공제 사업의 안정적 시행과 소비자 피해 방지 가능 여부는 실제 공제 사업 계획서 검토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다. 생협법에 따르면 생협 공제 사업은 공정위의 인가와 더불어 공제사업의 건전한 육성 및 계약자 보호를 위해 공정위가 마련한 공제사업에 필요한 감독 기준을 따라야 한다.

또한, 지난 2014년~2015년 생협 진영, 법조계, 학계, 공정위의 참여로 생협 공제 시행을 위한 TF팀이 운영된 바 있다. TF팀은 생협 공제 사업의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생협의 사업 추진 주체와 기준, 사업 분야와 관리 감독 등에 합의점을 도출한 바 있다. 하지만, 논의 이후 2017년 공정위는 TF 논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존재하지도 않는 '전국생협연합회'에만 공제 사업을 허용한다는 입법 예고안을 발표했다가 생협 진영의 반대로 철회한 이후 제도 개선을 위한 활동이 보이지 않고 있다. 

생협 특성과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제도 시행이 시급

이번 아이쿱생협연합회의 정관 개정은 생협법에 따라 사업 종류에 공제 사업을 추가하고자 하는 단계였을 뿐임에도 실제 공제 사업 계획서 검토 과정에서 확인되어야 할 사유를 들어 인가를 불허한 것은 법에 허용된 공정위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생협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생협은 식품 안전과 친환경 농업을 살리기 위한 대안을 조합원과 사회에 제시하고 공익을 지향한 친환경 농업, 유통 산업이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해왔다. 생협의 공제사업 또한 영리회사가 운영하는 보험 상품의 대안을 제시하고 상호부조, 연대 정신에 기반해 조합원의 삶을 지키는 안전망을 사회에 안착시킬 수 있는 가치를 지닌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사회적 약자의 삶이 바닥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는 2020년이 생협 공제라는 새로운 사회적 안전망이 사회에 등장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도록 공정위의 적극적인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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