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기업탐방]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이어온 러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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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기업탐방]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이어온 러쉬코리아
  • 2021.01.27 07:00
  • by 이진백 기자
09:06

라이프인은 2021년 소셜솔루션 미디어로서의 개편을 준비하면서, 우리 사회에 솔루션이 필요한 세 가지 분야 ▲사회혁신 ▲기후위기 ▲지역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나눠보는 '수다회'를 마련했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데 한몫을 했던 이날치밴드의 '범내려온다' 속 호랑이의 발걸음처럼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들이 나오기를 기대한 이 행사에서, 우리는 '범상치 않은' 문제 해결을 위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각 세션 참여자 중에는 소셜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영리적인 면에서도 성공 가도를 걷고 있는 기업들도 있었다. 이 글에서는 기후위기 수다회에 참여한 러쉬코리아가 어떤 기업이고, 어떤 면에서 사회혁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적 팬데믹 상황이 발생하면서 환경 보호에 대한 경각심은 더욱 높아졌다. 이에 자신의 소비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려해 구매를 결정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일명 그린슈머(greensumer)다. '그린슈머'는 자연과 지구 환경을 상징하는 '그린(Green)'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가 한 단어로 합해 만들어진 합성어다. 자신의 소비가 사회와 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는 이들은 식품, 의류, 생활용품 등을 구매할 때 제품의 친환경성 여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예를 들면 이들은 환경 문제가 거듭 문제시되자 가격이 비싸더라도 유기농을 표방한 먹을거리와 화학성분이 첨가되지 않은 식품, 천연소재 또는 천연자재로 만든 화장품·의류·가구·생활용품 등을 구매하는 성향을 보인다. 또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제품이나 환경유해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 탄소배출량이 적은 제품, 대기전력 절감 제품 등 환경오염 방지에 기여하는 제품을 우선순위에 두고 선택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선의의 차원에서 자연을 배려하자는 '친환경'이 이제는 우리 생존을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필(必)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환경을 위하는 선택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 러쉬(LUSH) 대표 이미지. 
▲ 러쉬(LUSH) 대표 이미지. 

'러쉬(LUSH)'는 영국의 프레쉬 핸드메이드 코스메틱(Fresh Handmade Cosmetics) 브랜드이다. 하지만 이들이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은 좀 다르다. 그 이면에는 '동물, 사람, 환경(자연)이 조화로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러쉬의 이념이 존재한다. 

'동물과 사람 그리고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 러쉬는 이 철학을 고집스럽게 이어온 브랜드다. 제품의 원재료를 구매하는 과정부터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강력한 윤리 정책을 실천하고 있는 러쉬는 자연에서 얻은 신선한 재료와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정직한 재료를 사용해 모든 제품을 손으로 만든다. 윤리적인 생산 과정을 확인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원재료를 구매할 뿐만 아니라 재료를 얻는 지역 사회와 환경에도 큰 도움을 주고자 노력한다. 어디서, 누구에게 , 어떻게 재료를 구매하는지. 더 나아가 우리의 구매가 사람과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신중히 알아보고 구매를 결정한다.

러쉬는 기업의 대표적인 마케팅 활동인 할인, 증정, 1+1과 같은 프로모션 행사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TV나 잡지 광고도 하지 않으며, 스타 마케팅도 하지 않는다. 대신, 브랜드 신념과 철학이 담긴 캠페인으로 소통한다. 반윤리적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동참하는 러쉬는 설립 초기부터 공정 거래, 인권 보호, 환경 보호, 동물 실험 반대, 과대 포장 반대 등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통해 기업 윤리와 신념을 알려왔다. 러쉬는 하나의 기업이기 이전에 한 사회에 속한 구성원으로서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와 발전을 노력하고 있다.

1995년 영국의 항구 도시 풀(Poole)에서 처음 선보인 러쉬는 전 세계 52개국 928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2002년 크리스마스이브에 명동에서 1호점을 연 러쉬코리아(LUSH KOREA)도 현재 70개 매장과 스파를 운영하며 글로벌 선두에서 러쉬의 감성과 철학을 나누고 있다. 

러쉬코리아는 마케팅 부서 대신 캠페인팀을 두어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서 실천에 앞장선다. 러쉬코리아는 신념을 가지고 사회적 문제에 동참하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러쉬코리아의 대표적인 캠페인 몇 가지를 소개한다. 

■ '고 네이키드(Go Naked) 2020'

▲ '고 네이키드 2020' 디지털 캠페인.
▲ '고 네이키드 2020' 디지털 캠페인.

러쉬코리아(LUSH KOREA)는 지난해 4월 17일부터 22일까지 일회용 쓰레기로부터 지구를 보호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환경 캠페인 '고 네이키드(Go Naked) 2020'을 진행했다.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지구를 보호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고 네이키드' 캠페인은 2007년 영국에서 포장 쓰레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줄이려는 노력에 동참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2009년 첫선을 보였으며, 2016년부터 4월 22일 지구의 날에 맞춰 매년 진행하고 있는 러쉬의 대표적인 환경 캠페인이다. 

과감히 포장을 없앤 러쉬의 네이키드 제품을 대변해 매장의 상징인 앞치마만 두르고 거리에 나서 메시지를 알려왔다. 2018년에는 환경보호 실천에 동참한다는 의미를 담은 핸드프린팅 모으기 기네스 세계 기록에 도전해 성공했다. 2019년에는 #쓰레기없데이 해시태그 챌린지를 통해 서울환경운동연합에 200만 원을 기부한 바 있다. 2020년에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행동지침에 따라 그동안 서울 곳곳에서 메시지를 외쳤던 행진을 '디지털 행진'으로 집에서도 쉽게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4월 17일부터 21일까지, 러쉬코리아 홈페이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 동참의 의미를 담아 생성된 아바타는 총 5,309개다. 하루에 1천 명이 넘는 이들이 캠페인에 참여한 것. 

한편 창립 때부터 환경 문제에 대해 고심한 러쉬는 지구를 위한 메시지를 전할 뿐 아니라 포장을 과감히 없앤 고체의 '네이키드(Naked)'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019년 5월 기준, 러쉬 전 제품의 약 52%가 네이키드로 이루어졌다. 2018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러쉬의 네이키드 제품 판매량을 기준으로 계산해 볼 때 약 660만 개에 달하는 플라스틱병(500ml 용량의 플라스틱병 기준) 쓰레기를 줄였다. 

■ 플라스틱줍깅(PLASTIC GRAB) 캠페인 

▲ 러쉬 코리아(LUSH KOREA) 환경보호캠페인 - 플라스틱줍깅.
▲ 러쉬 코리아(LUSH KOREA) 환경보호캠페인 - 플라스틱줍깅.

러쉬는 전 세계 170여 개국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캠페인 '플라스틱 없는 7월'에 함께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7월 한 달간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생활을 실천하는 세계적인 환경운동이다. 러쉬코리아도 일회용 플라스틱에 의존하는 생활방식을 돌아보고 사용을 줄이자는 메시지를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고자 동참했다. 

2019년 여름, 작렬하는 태양이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기 시작할 무렵 제주도 해안가를 시작으로 7월의 마지막 날부터 10월까지 3개월 동안 강원도, 강화도, 부산 등의 여러 지역의 도시와 바다, 개천, 공원을 돌며 총 56회의 플라스틱줍깅 활동을 진행했다. 줍깅이란 플로깅(Plogging)에서 유래한 조어로서,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말한다. 전국 29개 매장과 고객, 지역 커뮤니티와 캠페인 파트너 등 600여 명이 함께 참여했고, 제주도, 강원도, 강화도, 부산 등 다양한 장소에서 총 1.04톤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이 캠페인은 러쉬와 뜻을 같이하는 학생들과 고객들이 함께 참여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컸다. 

■ '채러티 팟' 기부 프로그램

▲ '채러티 팟 코인'은 2007년 처음 선보인 바디로션 '채러티 팟'을 새롭게 고체 형태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 '채러티 팟 코인'은 2007년 처음 선보인 바디로션 '채러티 팟'을 새롭게 고체 형태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러쉬의 핸드 앤 보디로션 '채러티 팟'은 피부뿐만 아니라 세상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기 위해 탄생했다. 부가세를 제외한 100% 판매 수익금 전액이 ▲환경보호(Environmental Conservation) ▲동물보호(Animals Protection) ▲인권(Human Rights)을 위해 활동하는 소규모 비영리단체에 기부된다.

채러티 팟은 첫 론칭 이후 전 세계적으로 5,300만 파운드(한화 780억6800여만 원)가 넘는 금액을 동물 보호, 인권, 환경 보전 분야에서 활동하는 비영리 단체와 캠페인 프로젝트를 후원했다. 러쉬의 한국지사인 러쉬코리아는 2017년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와 난민신청자들을 지원하는 '난민인권센터'에 2500만 원을 기부하는 등 2013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후 일회용 컵 보증금제 재시행 법안 통과에 앞장선 '여성환경연대', 비치클린을 통해 제주바다를 보호하는 '세이브제주바다', 분리배출 이후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과정을 추적하는 '쓰레기여행' 등 78개 단체에 총 11억 원 이상을 전달했다. 러쉬는 앞으로도 캠페인 프로젝트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단체를 먼저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채러티 팟 후원 신청은 러쉬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 러쉬 1호점 영국 Poole매장.
▲ 러쉬 1호점 영국 Poole매장.

러쉬를 대표하는 것은 자체 개발한 창의적 콘셉트의 제품들이다. 러쉬는 배쓰 밤, 샤워 젤리, 고체 샴푸와 같은 기발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인다. 특히 불필요한 포장을 없앤 고체 형태의 다양한 '네이키드(Naked)' 제품을 개발한다. 러쉬는 이러한 신선하고 독창적인 제품을 고객에게 공급하는 것은 물론 환경을 지키는 일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러쉬의 창업자들은 제조·판매 활동이 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인식시켜왔다. 러쉬의 고체 샴푸 바엔 액체 샴푸를 제조할 때 들어가는 화학 성분이 들어가 있지 않다. 이는 환경 보존 이슈를 제품 개발의 콘셉트로 삼은 것으로, 제품을 만들고 난 다음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자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다.

러쉬의 공동 창업자인 마크 콘스탄틴은 러쉬의 다양한 녹색 정책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아예 처음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환경친화적 원칙을 쉽게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우리는 우리의 욕구에만 집중했고, 다른 것에 눈 돌릴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한 원칙이 적용되면서 소비적 성향이 줄어들었고 자연스레 그에 대한 지출 또한 줄어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환경친화적 접근 방식의 장점이자 진정한 사업 친화적 자세라 할 수 있습니다." 

러쉬 제품의 절반 이상으로 러쉬의 대표 콘셉트가 된 '네이키드' 제품은 포장 없이 판매하여 결국 포장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아 환경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는다. 불가피하게 포장이 필요한 액상 제품은 재활용한 용기를 사용한다. 또한 일회용 포장지의 대안으로 천 포장재 '낫랩(Knot Wrap)'이나 버려진 일회용 커피 컵을 재활용한 박스, 100% 생분해성 수지로 제작한 봉투 등 지구를 지키기 위한 러쉬의 다채로운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수년간 캠페인 활동을 통해 도전에 맞서 싸우는 방법을 배우고 공정하고 책임 있는 교류를 통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이어온 러쉬는, 오늘도 윤리 소비의 시대에 리더십을 발휘하고 그 이념과 가치를 공유하고자 한다. 현시대에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며, 특히 모두가 직면한 환경문제 해결에 앞장섬으로써 동물, 자연, 사람이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친환경, 윤리적 삶을 지향하는 '그린슈머'가 되고 싶다면 러쉬코리아가 그 근사한 답이 되어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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