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플라스틱, 보이지 않는 습격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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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플라스틱, 보이지 않는 습격이 시작됐다
  • 2021.01.31 14:00
  • by 송소연 기자

코로나 19로 인한 고통이 여전한 가운데, 기후변화 등 우리가 넘어야 할 거대한 파도들이 몰려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미세플라스틱 문제다. 미세플라스틱 축적에 따라 환경적 문제가 커지면서 자연 생태계와 우리의 건강마저도 위협받고 있다.

올해 첫 시민정책포럼은 '미세플라스틱 보이지 않는 거대한 위협'을 주제로 '거꾸로포럼'으로 진행됐다. '거꾸로포럼'은 '거꾸로학습'처럼 강의 동영상을 통해 내용을 미리 파악하고 온 뒤에 참여자가 수업시간에는 질의응답과 토론을 하는 방식이다. 1월 24일에 강신호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 소장의 강의 동영상이 공개되었고, 이를 시청한 참여자들은 28일 온라인 줌(ZOOM)을 통해 함께 해결방법을 모색했다.

1997년 찰스 무어 선장은 남태평양에 있는 거대 플라스틱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의 존재를 통해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알렸다. 20년이 지난 지금 해양은 미세플라스틱 오염으로 '플라스틱 수프(plastic soup)' 상태다.

▲ 바다 속 미세플라스틱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
▲ 바다 속 미세플라스틱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

플라스틱은 물리·화학적 풍화와 인위적인 마모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을 자연으로 배출된다. 5㎜ 미만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을 미세플라스틱이라고 하는데, 이런 작은 사이즈 플라스틱도 자외선에 노출되면 광산화에 의해 풍화(화학적 결합이 끊어지면서 플라스틱에 균열 발생)되면서 초미세(1㎛ 미만 나노 크기) 플라스틱 조각으로 쪼개진다.

미세 플라스틱은 바다에서 물에 잘 녹지 않는 독성 물질과 잘 결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연구자들은 플라스틱 알갱이 크기가 작아질수록 먹이사슬 전체로 독성이 더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은 대체로 배설되지만, 일부는 소화기에 축적되어 다른 장기로 이동하기도 한다. 요즘 홈쇼핑에서 유행하고 있는 크릴 오일의 원료인 크릴(krill)새우의 소화관, 조직, 분변 등에서 아주 미세한 나노플라스틱이 발견되기도 했다.

▲ 적혈구보다 작은 나노플라스틱의 크기 (자료 : https://cnbplegacy.org.au)
▲ 적혈구보다 작은 나노플라스틱의 크기 (자료 : https://cnbplegacy.org.au)

우리의 생활패턴 소비주의 바꿔야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할 수 있어
플라스틱 제품의 모든 단계에서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생산하고,
독성 플라스틱을 규제하고, 관리 가능한 규모로만 플라스틱 사용하고 재활용해야

▲ 강신호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 소장
▲ 강신호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 소장

강신호 소장은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라며 "누구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종이컵의 경우 뜨거운 물을 넣으면 코팅된 플라스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떨어져 나온다. 또한, 아기용 플라스틱 젖병에 뜨거운 물을 넣을 경우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생긴다. 

강 소장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는 근본적으로 버리는 문화를 바꾸지 않는 한 해결될 수 없으며, 우리의 생활패턴인 소비주의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플라스틱 제품의 디자인-제조-사용-재순환의 모든 단계에서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하며, 한두 개 재종으로 플라스틱을 관리 가능한 규모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대안이 없다고 전했다. 

거꾸로포럼 참가자들은 미세플라스틱이 전 지구적인 문제인 동시에 건강을 위협하는 나노 단위의 문제라는 것에 공감하며,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생각과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포럼 전에 아파트 분리수거를 하고 온 참가자는 조금 전까지도 플라스틱 장난감을 만지고 왔다며, 식자재 포장재와 PVC 장판 등 여러 가지 효용 때문에 사용하게 되는 플라스틱에 관해 이야기했다. 일상생활 속에 접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심각성을 일반 시민들은 잘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알릴 필요성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 참가자는 최근 가족이 입원하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하며 느끼는 무력감을 공유했다. 강 소장은 "방역이라는 이유로 코로나가 플라스틱 사용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라며 코로나 이후 다른 바이러스 시대가 올 수 있어 생태적인 방역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참가자는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가끔 내가 뭐 하러 이러고 있나 싶을 때가 있다"라며 소비자의 실천에 앞서 큰 흐름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들은 학습되면 실천하지만, 남편을 교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분리수거가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의 의식변화를 위해 민방위 훈련에서 교육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 김남수 시민정책포럼 운영위원
▲ 김남수 시민정책포럼 운영위원

2018 비닐 쓰레기 대란 이전 우리는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 중 70% 이상이 분리 배출된다고 믿어 왔다. 재활용 업체가 폐비닐 수거를 거부했던 당시 상황을 통해 시민들의 분리수거와는 별개로 돌아가는 폐기물 경제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

포럼의 사회를 맡은 김남수 시민정책포럼 운영위원장은 "재활용 결국 경제의 문제"라며 "플라스틱의 단가 낮아 재활용 회사는 플라스틱을 선호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강 소장은 "페트병이 페트병의 원래의 품질로 순환될 수 있는 규모로 배출되어야 한다."라며 가치 없게 만들고 가치 없게 사용하고 버리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PVC는 가장 고약한 플라스틱이다. 주성분인 염화비닐은 독성이 크고 가연성이며 발암물질이다. 이런 PVC는 가격이 저렴하고 성형이 쉬워 장판, 비닐봉지, 고무대야, 호수, 비닐하우스, 파이프, 건축자재 등으로 널리 사용된다. 그만큼 미세플라스틱의 위협은 우리 가까이에 있으며 그 위험은 우리 어른보다 어린 아이들에게 더 취약하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당장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미래세대에게 진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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