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익혀서 넣었는데 이렇게 하는 방법도 있네요~신기해요~"
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수월암에서는 핑크빛 옷으로 한껏 봄 분위기를 낸 지역 주민들이 경운 스님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날은 사찰음식으로 지역민, 취약계층과의 상생을 꾀하는 스님들의 협동조합 '마인드푸드'에서 밀키트 증정 행사를 연 날이다.
성북구 수월암 한켠에 마련된 마인드푸드는 지난 2월 탄생한 신생 협동조합이다. 지난해 라이프인 기사에도 소개됐던 협동조합 '템플셰프'에서 분사했다. 사찰음식 교육에 중점을 둔 템플셰프와 함께 지역의 빈틈을 찾는 것에 중점을 둔 또 하나의 불교 사회적경제 조직이 탄생한 것.
7일 행사는 마인드푸드 탄생 후 처음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사찰음식을 시연하고, 직접 해먹을 수 있는 밀키트를 증정하기 위해 열렸다.
마인드푸드 이사장을 맡고 있는 혜범스님은 "수월암이 위치한 성북구를 시작으로 점차적으로 지역민들이 찾으실 수 있도록 초청 범위도 넓히고 직접 찾아가는 행사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를 찾은 지역민들은 시작 전 체온체크, 소독 등을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 살림 경력 30년 이상은 될 법한 어르신들이었음에도 하나같이 어린아이처럼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경운 스님의 요리를 지켜봤다. 경운 스님은 "남은 들깻가루도 한번 헹궈 넣고, 채수를 끓여내고 건져낸 채소도 나중에 다시 넣으면, 물, 환경도 아끼면서 맛을 낼 수 있다"고 말하며 환경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마인드푸드에서는 이주민, 한부모가정 등 홀로 살거나 음식을 직접 해먹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밀키트를 전달하고, 간단히 해 먹을 수 있는 사찰음식 요리법을 알려주는 활동을 통해 취약계층의 건강도 챙기고 환경에 대한 관심도 고취시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7일과 같은 지역민을 초청하는 행사는 매월 1회씩 열린다. 메뉴는 사찰음식의 기본 원칙에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제철 재료를 이용한 음식들로 선정한다.
행사 진행과 섭외 등 대외 업무를 주로 맡고 있는 진홍 스님은 "거제도 등 서울 외 지역에서 사찰음식을 교육하고 나눠먹는 활동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문제가 지속되고 있어 대규모 행사를 자주 열 수는 없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사찰음식 클래스도 열고 있다. 현재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플러스친구 등의 채널, 종로구, 성북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혜범 스님은 "아무래도 종교 음식이고, 스님들이 진행하다 보니 처음에는 좀 굳어서 오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나가실 때는 활짝 웃으며 가셔서 마음이 좋다"며 "홀로 살아 음식을 해 먹기 힘들고 건강을 챙기기 힘든 분들이 계신 곳에 더 많이 찾아가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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