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인의 책갈피] "냉장고로부터 음식을 구하자" 제로웨이스트 키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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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인의 책갈피] "냉장고로부터 음식을 구하자" 제로웨이스트 키친
  • 2021.07.01 09:00
  • by 최미옥 (소비자기후행동 공동대표)

사회적경제 미디어 라이프인은 영리광고 없이 후원회원의 회비로만 운영되는 비영리 언론사입니다. 라이프인의 취지에 공감하고 지지해주시는 후원회원께 보답하고자 2021년 연중으로 '라이프인의 책갈피'이벤트를 진행합니다. '라이프인의 책갈피'는 이달의 도서를 추천해 드리고, 후원회원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책을 보내 드리는 이벤트입니다.

5월의 '라이프인의 책갈피'는 '제로웨이스트 키친'이었는데요. 이번 독자 서평은 최미옥 소비자기후행동 공동대표가 책을 읽고 서평을 보내주셨습니다. 이후 진행될 '라이프의 책갈피'와 '독자서평'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책을 통해 성장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場)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편집자 주]

 

작년 54일간 계속된 장마에 이어 올해 더욱더 빨라진 벚꽃 개화 시기 등 예측할 수 없는 날씨를 경험하며 기후위기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일상 속에서 지구를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

먹을 수 있는 음식물을 버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일상에서 지구를 지킬 수 있다?! 

세계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 해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는 13억 톤, 여기서 배출되는 탄소는 33억 톤이라고 한다. 또한, 환경부에 따르면 한 사람이 하루에 발생시키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368g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20%만 줄여도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177만 톤이나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승용차 47만 대 배출량, 소나무 3억 6천만 그루를 심는 효과다.

특히, 유통기한을 폐기 시점으로 오인해 버려지는 식품이 많은데,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부패 시점보다 따른 유통기한 설정으로 폐기되는 식품 손실비용은 연간 1조 5,400억 원(소비자 9,500억 원, 생산업체 5,9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식용유는 7년까지 먹을 수 있지만, 유통기한은 2년이고, 소비기한이 10년인 통조림은 유통기한이 5년이다. 우유도 유통기한은 9~10일이지만 소비 허용기간은 45~50일이다.

소비기한은 섭취해도 건강에 해가 없다고 판단되는 최종기한으로 유통기한과 함께 소비기한이 표기된다면 애초에 발생한는 음식물 폐기물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식품 낭비를 줄이고 탄소 발생,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미국, 호주, 일본, 중국, 필리핀, 케냐 등 여러 나라에서도 채택하고 있다.

'소비자기후행동'은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행동을 통해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소비자단체다. 올해 온라인 서명과 '앵그리푸드' 캠페인을 통해 소비기한표시제 도입을 촉구했고, 지난 6월 17일 소비기한을 표시하는 내용이 담긴 '식품표시광고법 등 관련 규정'의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소비자들의 참여와 실천의 결실이다.

▲소비기한 표시제도를 촉구하는 '앵그리푸드'캠페인ⓒ 소비자기후행동  
▲소비기한 표시제도를 촉구하는 '앵그리푸드'캠페인ⓒ 소비자기후행동  

"냉장고로부터 음식을 구하자"

'제로웨이스트 키친'은 유럽연합이 수년째 진행해온 "냉장고로부터 음식을 구하자" 프로젝트를 일상의 실천으로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식재료 특성과 보관 방법 이상으로, 하나의 생명인 먹을거리를 버리지 않겠다는 마음가짐과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냉장고가 없던 시절의 음식 보관 지식을 바탕으로 식재료를 특성에 맞게 보관하는 방법을 연구 조사하며, 오랫동안 냉장고를 최소화하고 식재료를 장기 보관하는 법을 실천해왔다. 저자는 단순히 냉장고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고 말하며, "부엌은 차가운 냉장고에서 식재료를 꺼내 뜨거운 불로 익혀 먹는 공간만이 아니라, 다른 생명을 통해 우리의 생명을 이어가는 곳이다. 이 생명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갖고 그 특징을 이해하고 어떻게 다루는지를 배우고 실천하다 보면 우리 몸과 지구 모두에게 건강한 부엌을 만들 수 있다."라고 전한다.

버리지 않는 즐거움을 실천하는 4가지 방법

첫째. 냉장고를 최소화하기 
1~2개월간 장을 본 품목과 날짜를 기록하면 식재료를 소비하는 패턴이 파악되고 불필요하게 식재료를 사거나 버리는 일이 줄어들 수 있다. 냉장고에 장보기 영수증을 붙여놓고 어렵지 않게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냉장고에 보관할 식재료들의 자리가 따로 정해져 있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되었다. 우유의 적정 보관 온도는 10℃ 이하로,  온도가 제일 낮은 칸을 제외한 아무 칸이나 가능하다. 각 제품의 보관 방법을 알아보고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둘째, 냉장고 없이 보관하기
우리는 모든 식재료를 냉장고에 넣어야 안심이 되는 냉장고 의존형 살림을 하고 있다. 냉장고에 넣으면 오히려 맛과 영양을 잃어버리는 식재료들이 있다. 식재료를 눈으로 확인하며 관리하면 버리는 일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보관 방식에는 수분, 직사광선, 공기 3가지 요소가 중요하다. 양파나 마늘 등은 망에 담아 걸어두고, 당근, 토란, 생강 같은 뿌리채소는 용기에 모래(톱밥, 쌀겨)를 담아 보관한다. 양배추나 브로콜리의 밑동만 살짝 물에 잠긴 사진은 자연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으로 저절로 힐링이 된다.

셋째, 오래 보관하는 저장음식 
식재료가 많을 때 혹은 상하기 전에 만들어두면 편한 저장 음식을 소개한다. 1~2주 안에 먹을 양을 제외한 남은 식재료는 저장 음식을 만든다. 수천년의 역사가 담긴 저장 음식법을 활용해 저장음식을 준비해두면 간단하게 요리하면서 손맛과 정성까지 담을 수 있다.

넷째, 버리지 않고 식탁으로 옮겨 오기 
요리를 하면서 나오는 식재료 부산물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과 요리법을 소개한다. 다양한 레시피들이 실려 있어서 언제든지 펼쳐볼 수 있게 가까이 두면 좋을 책이다. 버리지 않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응용할 수 있는 것들이 보인다고 하니 도전해볼 만하다.

▲ 도서 '제로웨이스트 키친'과 라이프인 투명책갈피[사진=필자 제공]
▲ 도서 '제로웨이스트 키친'과 라이프인 투명책갈피[사진=필자 제공]

직접 길러 먹는 텃밭이야말로 최고의 저장 장소다. 아무리 보관을 잘해도 밭에서 바로 딴 식재료만큼 싱싱한 것은 없다. 자주 먹는 채소는 베란다에서 키워보는 것도 좋겠다. 버리지 않는 즐거움을 실천하기 위해서 필요한 도구들도 소개되었다. 얼마 전 채소와 과일 닦는 솔을 구입했는데 아주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저자가 이탈리아에서 살면서 쓴 책이라 우리나라와는 다른 부분이 있어서 100% 활용할 수는 없지만, 유럽의 식문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오히려 도움이 될 것 같다. 식재료의 특징을 알아보고 버리지 않고 사용하는 방법, 그리고 식재료 보관법을 배우고 알아가며 서로의 노하우를 나누는 '제로웨이스트 키친' 모임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오늘부터 1일

여름이면 친정엄마가 해주셨던 수박 껍질을 이용한 요리를 오랜만에 만들어봤다. 수박 껍질의 초록 부분은 버리고 흰 부분을 5cm 정도 잘라서 물, 멸치(새우), 고춧가루, 집간장을 넣으면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난다. 무심코 버려질 뻔한 수박 껍질이 건강과 환경을 생각해주는 귀한 음식이 된다. '제로웨이스트 키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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