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 사회적기업의 성과와 그 영향요인은 무엇인가?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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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 사회적기업의 성과와 그 영향요인은 무엇인가? ③
세 번째 이야기 : 사회적기업 정부지원에 대한 재고
  • 2021.09.07 13:32
  • by 정희수(강사, 사회적경제학 박사, 이화선도융합연구단 박사후연구원)

사회적기업의 성과와 그 영향요인은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목적을 지닌 사회적기업의 특성과 관련하여 끊임없이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그 이유는 논의를 통해 사회적기업의 성과를 높이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정책적이고 실천적인 함의를 도출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화선도융합연구단 박사후과정연구원의 정희수 박사의 이번 기고는 사회적기업의 성과와 영향요인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13년간의 사회적기업 성과연구를 메타분석으로 체계적이며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앞으로 3회에 걸쳐 한국 사회적기업의 성과 영향요인에 대해 논의하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기업의 과제에 대해 보다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후속 논의를 개진한다.


한국의 사회적기업은 실업과 빈곤의 문제를 완화하고자 정책적으로 구상되었고 2007년에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동법 제5조에 따라 사회적기업 육성방향을 정립하고 체계적 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한국 사회적기업은 정부의 인건비 지원과 공공구매, 그리고 민간위탁의 지원에 힘입어 조직 운영에 도움을 받고 있으며, 보통 3년에서 5년 정도 정부지원이 이루어지는 동안, 사회적기업은 성과를 창출하고 자립 및 지속가능성의 기반을 확립해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기업 3차 기본계획(2018~2022)은 사회적기업의 특성과 필요에 따라 정부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지원체계를 개편하고, 창업 입문단계부터 사회적기업 인증까지 전 단계별 지원 체계를 구축하도록 하였다. 즉 사회적기업 지원의 효과성 제고가 지원 정책의 중심에 있다. 

사회적기업 지원에 관한 긍정/부정적인 견해
 
정부지원은 영리 기업에 비해 조직의 운영요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사회적기업에 외부자본이나 전문 인력 등 필요한 자원을 유인하고, 제도적 지원을 통해 최소한의 경제적 안전망과 마중물로 작동하여 안정화를 꾀할 수 있는 토대가 되어주었다. 그간 인증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건비 지원 정책은 사회적기업의 단기간 육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특히 취약계층 고용 창출에 도움이 되었다. 또한 정부지원을 통해 경영에 필요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회적기업은 규모가 작고 인력이 부족하여 지원을 통한 전문인력의 고용은 조직의 관리역량을 강화하고 이는 성과 향상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정부지원이 오히려 사회적기업의 성장에 역효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건비 지원에 집중되어 온 보조금 지원방식은 새로운 수익 창출이나 자원 획득을 위한 노력을 반감시키며, 정부 의존을 높이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사회적기업의 자생력을 떨어뜨리고 지속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원은 한시적이므로 지원이 종료된 후 자기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회적기업은 운영을 위한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겪고, 종사자에 대한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더 이상 기업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원 종료 후 성공적인 자립과 사회적기업의 고유한 경영 특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정부지원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 정희수 박사.
▲ 정희수 박사.

사회적기업 지원 방안에 대한 모색

그간 사회적기업의 성과에 있어 가장 주요한 영향요인은 정부지원이라는 평가와 주장이 팽배하였다. 그러나 13년간의 사회적기업의 성과를 메타분석으로 살펴본 본 연구에 의하면 지원은 사회적기업 성과의 중요한 영향요인이긴 하나 가장 큰 효과성을 보여준 요인은 아님을 알려주었다. 이와 같은 결과를 통해 사회적기업의 유형을 고려한 새롭고 다각적인 지원 내용과 방식의 모색이 필요하다. 첫째, 조직 특성에 맞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고, 조직에 필요한 인력을 제공하여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둘째, 전략적 관리 및 지원시스템 등 경영능력 제고를 위한 특화된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사회적기업의 운영 책임자들은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민간 지원을 창출하고, 정부와 지자체의 유기적인 거버넌스를 통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지원 방안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 이는 정부 주도의 사회적기업 육성과 지원에서 민간 및 지역 주도의 사회적경제 생태계 구축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사회적기업 지원정책에 관해 의견을 묻다 

사회적기업 지원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자 (사)여성이만드는일과미래, 사회적기업 (주)우리가만드는미래의 구은경 이사를 인터뷰하였다. 2007년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주)우리가만드는미래는 역사기행, 문화체험 전문 사회적기업으로,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응원하고 전문가로서의 성장을 지원하며 아동과 청소년에게 고른 교육 기회를 제공하여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기업이다.

1. 코로나 시대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일은 어떠신지요? 

당연히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은 있는데, 주로 교육 사업을 하고 있고, 현재 대부분의 고객이 정부나 지자체인 경우라 겨우 버텨나가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도 시장변화가 예사롭지가 않다고 진단하였다. 이런 과정에서 코로나가 터지니까 어찌 보면 다른 자극이 되고 있다. 새로운 변화를 궁리하며 내부적으로 고민과 논의를 깊이 있게 하게 되었다. 멈추니까 궁리를 하게 된 셈이다. 

2. (사)여성이만드는일과미래와 ㈜우리가만드는미래의 시작 이야기를 간단히 들려주세요. 

사회적기업인 (주)우리가만드는미래는 모 조직인 (사)여성이만드는일과미래(이하 여성미래)의 사업단 형태로 출발했다. 그때 사무국장이었고, 일을 만들고 운영하는 입장으로 초창기에 관여했다. 지금은 사외이사의 역할을 하고 있어서 현재 대표나 실무자가 아닌 점을 말씀드린다. 

여성미래에서 (주)우리가만드는미래를 만들었던 이유는 IMF 이후 2000년대 초반에는 경력보유 여성이 다시 사회로 진출을 하려고 할 때 특히 어려움이 많았던 시기였다. 프로그램도 거의 없었는데 그나마 여성인력개발센터가 있었고, 그곳에서 많이 했던 프로그램이 체험학습, 강사양성 프로그램이었다. 그때 한국노동연구원에서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들의 진로와 관련한 연구과제가 있었는데, 거기에 참여해 현황조사를 하게 되었다. 대상은 전국의 여성인력개발센터의 참여여성들이었고, 주로 여성들이 센터에서 어떤 교육에 참여하고 이후 진로가 어떻게 되는지를 조사했다. 이 연구 용역에 참여했던 경험이 (주)우리가만드는미래를 창업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현황조사를 해보니 여성들이 강사양성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프로그램을 수료한 여성들의 진로를 확인해보니 취업 케이스는 거의 없고 주로 프리랜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우리는 개인이 시장에 뛰어들어서는 살아남기가 힘들고 한계가 명확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형식이든지 사업화되지 못하고 규모화를 이루지 못하면 결국 여성들은 다시 가정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역량 있는 여성들이 모여서 기업을 만들고 그 기업이 콘텐츠를 개발해서 사람을 키우고 거기서 사람들이 다시 재생산되는 구조, 기업화를 해야 한다는 것으로 연구의 결론을 맺었다.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여성인력개발센터에 취업 알선만이 아니라 사업화를 고민하는 프로젝트를 해보라고 제안을 하였다. 하지만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는 할 수가 없었고, 결국은 이와 같은 제안에 대해 스스로 실험을 해보자고 결론을 맺고, 여성미래에서 직접 사업단을 만들어서 시작하게 되었다. 

사업단을 꾸리기 위한 기획회의를 통해 초기 자금과 인력을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내용을 채워가야 하는지를 논의하면서 그 당시에 있었던 '사회적일자리' 사업을 지원받기로 했다. 초기 3년 정도는 투자가 필요한 데, 지원을 씨드머니로 활용하여 주)우리가만드는미래를 창업하게 된 것이다. 여성 50명을 뽑아 교육을 거쳐 사업을 시작하였다. 2년 후인 2007년에 주)우리가만드는미래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3. 귀 조직(기업)은 창업-성장-성숙-쇠퇴 단계 중 어느 과정에 속한 기업인지? 

(주)우리가만드는미래는 성숙과 쇠퇴의 분기점에 와 있는 것 같다. (주)우리가만드는미래도 이제 14년 차 기업이 되었다. 초창기에 같이 했던 강사들도 기업과 함께 같이 나이가 들어 세대교체와 리더십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사회적기업도 요즘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쇠퇴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시장을 읽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현재 논의 중이다.

▲구은경 이사.
▲ 구은경 이사.

4. 귀 조직의 정부지원 기간과 내용은? 

창업 초기에 사회적일자리 사업 3년 지원을 계획했는데, 2년 동안만 받아 회사를 만들고 사업 세팅을 하였다. 그 이유는 2007년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회적기업으로 전환을 하고 나서 다시 2년 동안 인건비 지원을 받았다. 우리는 인건비 지원을 받는 동안 10년 동안 먹고 살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당위와 목표를 가지고 3년 간 진짜 열심히 일했다. 연간 계획을 세우고, 강사들이 일할 수 있는 내용을 만들고, 거기에 교재, 교구 등을 개발하였다. 

5. 정부지원이 종료된 후의 자립과정은 어떠했나요?  

우리는 지원 종료 후에 다행히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다른 곳은 종료가 되는 동시에 휘청거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아마 우리 사업이 교육 사업이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교육 사업은 사람에게 투자가 되는 것이고, 사람에게 남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원을 받을 때 일반고객 대상으로 독하게 상품 개발을 했던 것이 이후에 살아남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개발된 콘텐츠로 인해 공공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고 기업 사회공헌 프로젝트도 할 수 있었다. 

6. 정부지원은 사회적기업의 성과에 있어 주요한 영향요인일까?

정부지원이 사회적기업의 영향요인은 분명히 맞는데 주요한 요인이라는 것에는 의문이다. 정부지원이 사업 초기에는 마중물의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사실 기업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의 필요와 절실함에는 도움이 되지만, 사업을 계속하게 될 때 정부지원에 대한 의존은 오히려 체질을 약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있다. 초창기는 무엇보다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시기라 이를 위한 지원이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의 초기 지원 방식이 새롭게 다각적으로 모색되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기업이 어느 정도 체질을 갖추게 되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지원도 모색되어야 할 것 같다.
  
7. 정부지원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할까? 내용과 방식을 제안하신다면?

사회적기업 지원은 초창기보다는 지금 분명히 더 체계적이고 디테일해졌다. 그런데 규모의 지원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창업 시기를 지난 기업들이 미션의 임팩트를 얼마나 내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위해 역량강화를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체질을 갖춘 상태에서 조금 더 영향력 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전략적인 지원이었으면 한다. 예를 들어 비슷한 미션이 있는 기업들이 협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은 어떨까? 정부 용역사업을 만들어 입찰에 들어오게 하는 등의 체계를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일방적이고 매뉴얼식의 지원이 아니라 사업을 따고 수행을 하는 과정에서 임팩트가 나고, 이런 임팩트를 확장해 나가는 토대를 만들었으면 한다. 

기업은 경쟁을 해야 한다. 경쟁을 통해 체질을 강화시켜야 한다. 그래서 이를 위해 어떤 기업이나 자신의 상황에 맞춰 그때그때 필요한 지원들이 있다. 예를 들어 컨설팅, 멘토링, 경영 역량강화를 위한 지원들이 요청에 맞게 적절하게 주어졌으면 한다. 그런 다각화된 지원의 방식이 모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2021년 하반기로 예정된 사회적기업 등록제 전환 등을 고려할 때 사회적기업 지원 방식과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재고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정부는 사회적기업과 지역민이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며 연대와 협력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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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수(강사, 사회적경제학 박사, 이화선도융합연구단 박사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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