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딜자리] 공익 일자리에 대한 청년의 생각

사회적경제, 사회혁신, 사회적 가치, ESG(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사회까지 '사회적인 것(the social)'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러한 흐름에는 경제적 성장과 민주화의 성숙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난제(wicked problem)를 누가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 때문일 것이다.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과 사회변화를 끌어낼 잠재력을 지닌 영역으로써 공익(公益)활동을 재조명이 필요한 시점에서 서울시 소셜밸런스가 진행한 '공익활동 디딜자리 인턴십'을 통해 공익활동에 발을 내딛은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해 보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해본 자원 활동과 NGO 단체의 인턴은 좋은 경험이 되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NGO는 사회 문제를 가장 가까이서 보고, 듣고,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바라던 변화를 만들어 내는 의지와 실행력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곳에 잠시나마 속해 있을 때, 나도 변화를 위한 흐름에 함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행동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은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그렇게 공익활동에 관한 관심을 이어가다 학교를 졸업하였고, 본격적으로 나의 경력(Career)을 쌓아갈 시점에 이르렀다.

학교에서 국제관계학, 그리고 인권과 인도적 지원에 대해 공부를 했다. 관련된 일을 하는 단체에서 실무 경험을 쌓아보겠다고 방향을 설정하고, 기회를 찾던 중 국제인도주의단체인 컨선월드와이드 한국지부가 '서울형 뉴딜일자리 공익활동 디딜자리 인턴십'을 통해 인턴을 채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11개월 동안 내가 관심 있어 하는 단체에서 유급 인턴십을 할 수 있다는 공고에 매우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어 바로 지원했다.

디딜자리 인턴십은 공익지식 전문가 그룹인 소셜밸런스와 서울시가 공익활동가 양성을 위해 만든 인턴십 프로그램이다. 소셜밸런스는 사회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NGO로 대변되는 제3섹터를 지원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공익활동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일 경험을 쌓으려는 사람들과 인력이 필요한 NGO단체 사이에서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약 40여 개의 NGO와 동반관계를 구축하고, 인턴십에 지원한 참여자들과 파트너 단체를 이어줬다.

서류전형을 통해 인턴십 참여자가 1차적으로 선발되고, 이후 소셜밸런스 측과 1차 면접을 보게 된다. 이어지는 2차 면접 단계에서는 파트너 단체와 인턴십 참여자 간 상호면접이 진행되는데, 2차 면접에서 단체와 참여자가 서로를 선택하면 '매칭'이 되어 참여자가 해당 단체로 파견되어 인턴십을 하게 된다 (자세한 채용 절차는 소셜밸런스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는 해당 채용 절차를 걸쳐, 2월부터 가장 일해보고 싶었던 컨선 한국지부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컨선(Concern)은 1968년 나이지리아의 비아프라(Biafra) 기근 사태 시 굶주림에 목숨을 잃어가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국제인도주의단체이다. 컨선의 본부는 아일랜드에 위치해 있으며, 영국과 미국 지부에 이어 2015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지부가 설립됐다. 컨선은 전 세계 기아와 극빈 문제를 끝내는 것을 목표로 가장 취약한 30개 이하 국가에서 활동하며 극빈 인구를 찾아내 이들이 생계를 회복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근 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는 아이티와 아프가니스탄도 컨선의 활동 국가이다.

▲ 컨선(Concern)은 '관심'을 뜻한다. 컨선은 기아는 적절한 영양 지원과 보건 활동을 통해 막을 수 있으며, 우리의 관심과 행동이 굶주림을 멈추고, 한 사람의 삶을 바꾸는 것을 넘어서 모두가 존엄하고 평등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 본인 제공]

컨선은 인도적 지원 분야에서는 잘 알려진 국제 NGO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인도적 지원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접해 알고 있었다. 인턴 채용 공고를 보고 컨선의 웹사이트와 블로그 글 등을 통해 단체와 그 활동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게 되었는데, 국내에서도 현장의 국제개발협력 및 인도적 지원 사업 운영을 지원하며, 국내 대중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펼치고 행사를 개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이곳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인턴으로 입사해서 국제사업부에 소속되어 한국국제협력단(KOICA)가 펀딩하는 에티오피아 암하라주 극빈층 회복력 지원 사업 운영을 지원하는 업무를 주 업무로 맡았다. 사업 운영을 지원하면서, 이와 같은 사업을 통해 사업 참여자인 극빈 인구의 소득을 증가시키고 역량을 강화해 극빈 상태에서 벗어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컨선이 명확한 비전과 기준, 그리고 높은 전문성으로 사업을 수행하며, 매우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을 하는 단체라는 것을 더욱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인턴십 참여 기간이 반 년이 지난 시점에서 국제사업부 사원 채용 공고가 났다. 컨선의 구성원으로서 더 오랜 기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과, 더 큰 역할과 책임을 가지고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해 지원했다. 디딜자리 인턴십 참여 기간 동안의 직무 경험을 바탕으로 서류 및 면접 준비를 했고, 사원 채용에 합격해 9월부터는 국제사업부 프로그램 오피서(Program Officer)로서 새롭게 업무를 시작했다.

앞으로 나는 컨선과 함께하며 극빈과 기아 문제 해결이라는 목표를 위해 활동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꾸준히 고민하고, 배우고, 행동하는 공익 활동가가 될 수 있기를, 그리고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끝으로, 사회 문제 해결과 공익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공익 활동에 진입하고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논의와 지원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