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ㅓ하시는 Zㅣ요?] 투명가방끈이 만드는 소우주(宇宙) 'DA같이사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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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ㅓ하시는 Zㅣ요?] 투명가방끈이 만드는 소우주(宇宙) 'DA같이사는집'
다다다협동조합 조만성 이사장, 김정래 콘텐츠사업팀 사원 인터뷰
  • 2021.09.17 16:13
  • by 송소연 기자
07:19

무한한 시간과 공간을 의미하는 우주(宇宙)가 집을 뜻하는 한자로 구성된 것처럼, 집은 자신의 생각과 시간이 겹겹이 쌓인 소우주다. 나의 선택과 취향이 반영된 공간은 곧 내가 누구인지 말해주고, 타인에 의해 쉽게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울타리가 되어준다. 시대에 따라 집의 모습은 바뀌어왔지만 '집은 곧, 내가 살고 있는 우주의 중심'이라는 본질적인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삶, 다양한 선택이 존재한다. 여기 '가방끈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세상, 다양한 끈을 가질 수 있고, 대학에 안 가도 괜찮은 사회'를 만들고 싶은 청년들이 있다. 2011년 대학입시거부를 선언을 통해 비진학자의 존재를 사회에 알리면서 만들어진 '투명가방끈'은 대학에 가지 않은 삶도 존중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고민과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투명가방끈'은 차별을 교육하는 학교와 교육제도를 바꾸기 위해 대학평준화, 학생인권법 등의 변화를 위한 활동 그리고 비교와 경쟁을 당연하게 만든 능력주의 학벌사회에 맞서 담론을 만든다. 비진학 이후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공동주거프로젝트 '거부하우스'를 시작으로 다다다협동조합을 설립해 사회주택도 준비 중이다. 

비진학자를 위한 사회주택 브랜드 'DA같이사는집'을 만들어가고 있는 다다다협동조합의 조만성 이사장, 김정래 콘텐츠사업팀 사원을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참고로 다다다협동조합의 조만성 이사장은 대학입시거부 선언부터 '투명가방끈' 활동을 이끈 시민활동 업력 10년 차다. 김정래 사원도 고등학교 시절 '투명가방끈'을 알게 되어 활동에 참여하다 다다다협동조합에서 콘텐츠사업까지 담당하게 되었다고 한다.  

▲ 다다다협동조합의 조만성 이사장(왼쪽), 김정래 콘텐츠사업팀 사원(오른쪽) ⓒ라이프인
▲ (왼쪽)다다다협동조합의 조만성 이사장, (오른쪽)김정래 콘텐츠사업팀 사원 ⓒ라이프인

Q 다다다협동조합의 소개를 부탁한다.

조만성 다다다협동조합은 정책의 사각지대 속에 방치된 비진학자들의 삶의 문제를 "안정적 주거"로 해결하기 위해 작년 2020년 6월에 설립됐다. 비진학자에게 저렴한 가격의 사회주택을 제공하고,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자원과 관계를 연결하며 사회적 네트워크를 조성하고 있다. 다다다에는 '다양한 삶, 다양한 선택, 다양한 사람들'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Q 다다다협동조합은 비진학자를 위한 사회주택 브랜드 'DA같이사는집'을 만들었다. 비진학자에게 사회주택이 필요한 이유는? 

조만성 대학 비진학자로서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운 문제는 거주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택공급사업을 통해 청년층의 주거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지만, 그 대상이 주로 신혼부부, 대학생, 사회초년생이다. 진로탐색을 위해 알바를 하거나, 취업하지 못한 대학 비진학자에게 혜택이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학생들은 기숙사, 학숙 같은 곳들이 있어서 저렴하게 지낼 수 있지만, 대학에 가지 않은 청년들은 불안정한 주거 상황을 겪게 되고, 이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비진학자에게 저렴한 임대료뿐 아니라 안정적인 주거와 사회적 관계망을 제공하는 사회주택이 필요하다.

김정래 지금 있는 이 회의실과 쉐어해서 쓰고 있는 업무공간에 용건이 없이 와서 그냥 한참을 있다가 가는 친구들도 있다. 내 선택이 온전하게 존중받고, 나와 비슷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안식처, 아지트가 필요한 것 같다.

▲ 다다다협동조합의 사무실 셀프 인테리어 시공 장면. ⓒ다다다협동조합
▲ 다다다협동조합의 사무실 셀프 인테리어 시공 장면. ⓒ다다다협동조합

Q 공동주거프로젝트 '거부하우스'가 어떻게 다다다협동조합 설립까지 이어졌는지 궁금하다. '거부하우스'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린다. 

조만성 대학은 선택의 문제다. 대학 진학 여부를 떠나 청년의 주거 안정을 보장하는 것은 청년의 삶을 보장하는 일이기도 하다. 2018년부터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던 활동가들이 공동주거프로젝트로 '거부하우스'를 운영했다. 투명가방끈 활동가와 후원자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탈가정·탈학교 학생이나 대학 비진학자와 활동가들의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이후, 투명가방끈 사회주택 염두팀이 만들어졌고, 사회주택을 고민하게 됐다. 때마침 사회주택 교육과정을 통해서 사회주택 구체화할 수 있었다. 그리고 2년을 싸운 것 같다. 사업모델, 공간에 대한 정의를 치열하게 논의를 거쳐 30년간 땅을 빌려서 비진학 1인 가구에서 초점을 맞춘 주택을 공급하는 모델을 설계할 수 있었다. 사회주택협회와 LH 등의 도움과 사회적경제의 연대 속에서 성장하며, 다다다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었다.

Q 다다다협동조합의 'DA같이사는집'이 2022년 9월, 마포구 연남동과 은평구 녹번동에 주택 2채 총 13호가 완공될 예정이라고 알고 있다. 'DA같이사는집'은 어떤 곳인가?

김정래 'DA같이사는집'은 대학 비진학자 청년 1인 가구에 우선순위가 부여된다. 그 외에도 기존 주거정책에서 '대학유형'으로 포함되지 못했던 방송통신대, 사이버대, 전문대 재학생에게도 가점이 부여될 예정이다. 원룸형 주택 전용면적 6평(20㎡) 내외의 집을 월세와 보증금이자를 합쳐서 33만 원 수준에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하고 있다. 연남동, 녹번동에 'DA같이사는집'이 완공이 된 이후에는 대중교통이 편리하면서 대학 비진학 청년 인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영등포구, 동작구, 관악구 등 서울 서남부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Q 'DA같이사는집'이 다른 청년주택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있다면?

김정래 비진학, 1인 가구 등을 위해 다양한 교육과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학 비진학자들은 저임금과 긴 노동시간을 겪는다. 다양한 교육과 사람을 만날 기회도 제한적이다 보니 알고 있는 정보도 적고, 나쁜 의도를 가지고 친근하게 접근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다다협동조합은 집을 얻고 살아가기 위한 전입신고, 자취생활 팁, 금융 이용 방법, 집 관리법 등 소소하지만 꼭 필요한 정보를 줄 것이다. 

조만성 비진학자에게 필요한 건 느슨한 연대다. 'DA같이사는집'은 주택과 공간을 기반으로 대학 비진학자들의 사회적 관계망과 안전망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역 기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바깥 세계에 대항해 자기를 주장할 수 있는 확신의 힘을 만들고 우리가 우리이게끔 하는 공간을 만들어 가고 싶다. 

▲ (왼쪽)다다다협동조합 창립총회에서 조만성 이사장, (오른쪽) 다락방 사업을 발표하고 있는 김정래 사원 ⓒ다다다협동조합  
▲ (왼쪽)다다다협동조합 창립총회에서 조만성 이사장, (오른쪽) 다락방 사업을 발표하고 있는 김정래 사원 ⓒ다다다협동조합  

Q 'DA같이사는집'의 주거비는 서울지역 원룸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어떤 방식으로 입주자들의 임대료 부담을 낮추는지 궁금하다.

조만성 사회적 자원을 연계해 입주자들의 임대료 부담을 최대한 낮출 예정이다. 사회주택의 주거비가 시세보다 설계되지만, 이마저도 사회적 기반을 쌓고 있는 사회초년생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청년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 따뜻한사회주택기금 사회주택 입주민 보증금 융자와 같은 일반적인 청년 주거 지원 정책 말고도, 자체적인 보증금/임대료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려고 한다. 사단법인 '들꽃청소년세상'과 임대료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데, 만 24세 이하 후기청소년 대상으로, 대상자 저축액과 동일 금액을 최소 100만 원, 최대 500만 원까지 2년간 무이자로 융자할 거다.

김정래 다다다협동조합에서는 씨앗머니라는 것이 있다. 조합을 탈퇴하지 않으면 돌려받지 못하는 출자금이 부담스럽다면 원하는 금액을 원하는 기간 동안 씨앗머니로 빌려줄 수 있으며, 건물의 임대보증금 등 안전한 용도로만 사용된다.

Q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김정래 사회주택을 통해 비진학자의 비빌 언덕을 잘 만들고 싶다. 앞으로 비진학자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고, 비진학자에게 필요로 하는 서비스 제공하고 싶다.

조만성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사업은 화물운송업이다. 이사할 때 화물운송비가 너무 비싸다. 이렇게 하고 싶은 사업을 하나씩 추진하면서 비진학, 탈학교 청년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보고 싶다. 

조만성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비진학자의 외로움의 총합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공유했다. 도전의 선택지가 안전해야 다양한 시도와 변화가 만들어진다. 당장 정해진 직업이 없어도 배움의 시간을 유해하고 자신과 세상을 탐구하는 청년들 있는 그대로를 지지하고 응원하자. 각자의 방 각자의 별에서 청춘은 빛나고 있다.

▲ 다다다협동조합 창립총회 장면. ⓒ다다다협동조합
▲ 다다다협동조합 창립총회 장면. ⓒ다다다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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