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적 금융이 만들어 가는 연대 속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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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적 금융이 만들어 가는 연대 속 희망
GSEF2021, 7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적 금융의 역할과 미래' 섹션 진행
  • 2021.10.11 07:00
  • by 노윤정 기자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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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가 주관하는 GSEF2021 국제사회적경제포럼이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지방정부와 사회적경제: 친환경적이고 포용적인 경제를 위한 공동 협력 방안'이라는 주제로,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으로 촉발된 전환의 시대에 사회적경제와 지역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행사 넷째 날인 7일 진행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적 금융의 역할과 미래'(The role of social finance and its future in the post covid19 era) 섹션에서는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각국 파트너와 함께,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회적 금융이 여러 사회문제에 대응하여 어떤 노력을 해왔고 전환의 시대를 맞아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이날 섹션의 좌장은 송경용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이 맡았으며, 5명의 국내외 연사가 참여하여 다양한 사회적 금융 사례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 사회적 금융은 어떤 방식으로 건강한 사회 회복에 기여하고 있을까

▲ 유유미 전국주민협동연합회 회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유유미 전국주민협동연합회 회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유유미 전국주민협동연합회 회장은 한국의 자조금융 사례를 전했다. 전국주민협동연합회는 가난한 사람들이 협동조합 원칙에 따라 필요한 자금을 스스로 모으고 스스로 운영해보자는 목적으로 시작했다. 전국에 40여 개의 조직이 있고 현재 신용대출 사업과 상호부조 사업, 교육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서 운영하고 있다.

유 회장은 코로나19 시기를 보내며 전국주민협동연합회가 세운 사업 전략에 관해 "조합원 교육, 지도자 육성 교육을 더 많이 진행해서 어려운 시대에 가난한 사람도 주체가 되는 활동을 많이 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공동사업을 모색하고 있는데, 사회적 금융 사업을 하는 곳들과 구제금융을 만들기도 했다"고 설명했고, "수도권 지역으로 지원이 몰리고 있는데 지방 소도시, 로컬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로컬로 자금을 공급하고 컨설팅 할 수 있을지 더 많이 고민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유 회장은 어려운 시기에 대응할 힘으로서 '연대'를 강조했다. 팬데믹 위기는 단기적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며, 어려운 위치의 사람들일수록 스스로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국주민협동연합회는 후배 그룹에 노하우를 전수하고, 해외 사례를 알리며, 작은 단위 조직들을 만들어 연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특히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의료 관련 상호부조 사업 외에 더 많은 상호부조 공제사업을 개발하고, 로컬의 작은 사회적경제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 역시 고민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전국주민협동연합회는 현재 노동공제연합인 풀빵, 사회적 은행인 (가칭)사회연대신협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유 회장은 "사회적 금융은 어려운 시대가 올수록 확장되고 촘촘하게 어려운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그리고 사회적 금융은 돈을 넘어 사람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역할을 해보고자 한다"는 말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 파시앙 로우 아시아벤처자선네트워크(AVPN) 사무처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 파시앙 로우 아시아벤처자선네트워크(AVPN) 사무처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파시앙 로우(Patsian Low) 아시아벤처자선네트워크(AVPN: Asia Venture Philanthropy Network) 사무처장은 자선공동기금(Philanthropic pooled fund)이라는 구체적 사례를 통해 AVPN의 사회적 금융 활동을 설명했다.

로우 사무처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많은 조직들이 팬데믹으로 인한 새로운 니즈(needs, 수요)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회적 투자가 장기적으로 아시아 재건 사업을 어떻게 보조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하며, 구체적으로 ▲사회적 임팩트 펀딩을 어떻게 다른 구호 프로그램들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제공할 것인가 ▲코로나19와 관련되지 않은 조직의 회복과 재건은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사회적 연대 강화의 필요 등 AVPN가 가졌던 구체적 고민들을 이야기했다.

AVPN은 자격요건 등의 제약이 없는 기금, 특히 전반적인 생태계 회복을 위해 코로나19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조직에 대한 지원과 파트너십 확보가 중요하다고 여겼다. 이와 관련하여 로우 사무처장은 "지원이 필요한 지역들에 기금을 풀링(Pooing, 집합·공동운용)해보자고 생각했다. 여러 투자자를 모아서 협력함으로써 이들의 투자, 지원의 효과를 배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며 "(투자 대상) 조직들이 무엇을 하는지를 보고, 1차 의료 체계 구축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부분까지 살펴보았다. 그래서 단기적인 결과만을 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협력과 임팩트를 가져오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전략에 따라 AVPN은 난민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고, 직접적인 코로나19 회복뿐 아니라 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조직들을 지원함으로써 사회 전반의 생태계를 회복하고자 하고 있다.

▲ 기안-루카 가스파리니 유럽윤리적은행네트워크(FEBEA) 프로젝트 매니저. 온라인 화면 갈무리.
▲ 기안-루카 가스파리니 유럽윤리적은행네트워크(FEBEA) 프로젝트 매니저. 온라인 화면 갈무리.

다음으로 유럽윤리적은행네트워크(FEBEA: European Federation of Ethical and Alternative Banks and Financiers)의 프로젝트 매니저 기안-루카 가스파리니(Gian-Luca Gasparini)가 '윤리적 금융'(Ethical Finance)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FEBEA는 사회적경제와 사회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윤리적 금융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가스파리니 매니저는 윤리적 금융이 중점을 두는 부분을 "유럽 시민들을 위해서 경제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연대, 사회적 결속,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적인 수익률도 추구하지만 사회적, 환경적인 면에서 어떤 임팩트를 추구하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도 중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FEBEA는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재생에너지, 유기농업, 공정무역, 로컬 문제 등 사회·환경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곳들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FEBEA는 △운영 방식을 온라인으로 변경 △대출 상환 유예 △추가적인 비용 없이 신규 융자 제공 △크라우드펀딩, 연대 캠페인 등 연대 이니셔티브 실시 등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하여 다양한 대응 활동을 펼쳤다. 또한 가스파리니 매니저는 "국가적인 차원으로 홍보를 시작하여 사회적경제조직들이 여러 정책 조치에 포함될 수 있도록 했다. 유럽 차원에서도 기존의 금융상품에서 사회적경제 부문이 포함될 수 있도록 여러 요청을 했다"고 FEBEA가 네트워크 조직으로서 취해온 노력들에 대해 부연했다.

▲ 필리프 귀샹두 그라민재단(GCAF) 이사. 온라인 화면 갈무리.
▲ 필리프 귀샹두 그라민재단(GCAF) 이사. 온라인 화면 갈무리.

필리프 귀샹두(Philippe Guichandut) 그라민재단(GCAF: Grameen Crédit-Agricole Foundation) 이사는 그라민재단이 아다(Ada), 인펄스(Inpulse)라는 두 조직과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와 연구를 소개했다. 그라민재단은 78개의 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하여 이들이 팬데믹으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그리고 사회적 금융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살폈다.

해당 연구 결과 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들은 유동성, 신용 리스크, 지불 능력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그라민재단은 상환 유예 조치를 통해 기관들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한 상황.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설명하며 귀샹두 이사는 ▲위기로 인한 영향은 지역별로 상이 ▲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의 47%가 더 이상 운영상의 문제를 겪고 있지 않으나 신용 리스크, 수익성, 지불 능력 악화 등의 문제는 여전히 존재 ▲전반적으로 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들은 위기 대응력, 거버넌스 등을 바탕으로 회복력 보임 ▲현재 나타난 문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것 ▲투자자들 간 적절한 조정과 공조 등의 내용을 전했다.

또한 남아있는 과제들로 △코로나19로 인해 더 빠르게 디지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문제의식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은 농업 부문에 대해서도 조금 더 기간을 두고 지켜볼 것 △정보, 분석에 대한 공유 및 주요 이해당사자 간의 긴밀한 공조가 중요 △코로나19로 새롭게 나타난 취약계층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등을 꼽았다.

▲ 실비아 스키아본 국제협동조합연맹(ICA) 개발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실비아 스키아본 국제협동조합연맹(ICA) 개발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온라인 화면 갈무리.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국제협동조합연맹(ICA: International Co-operative Alliance)의 실비아 스키아본(Silvia Schiavon) 개발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는 ICA가 개발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스키아본 코디네이터는 협동조합이 여러 경제위기에 대응한 회복탄력성이 뛰어나고, 협동조합이 각 지역에 뿌리내리고 있는 만큼 그 지역에 있어 핵심적인 자본 조성의 주체가 될 수 있으며, 협동조합이 전체 노동 인구의 약 10%를 고용하거나 수입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협동조합 모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기존 제도 금융권에서는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점이 큰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ICA에서는 협동조합을 위한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스키아본 코디네이터는 ICA가 금융지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차원에서 기술지원을 하고 있고, 큰 규모의 펀딩만 이 아니라 작은 협동조합을 타겟으로 한 소액융자 지원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ICA의 펀딩 사업은 협동조합 전반을 포괄하는 지원 방식으로 지향하고 있으며, 임팩트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과 협력하여 상호보완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키아본 코디네이터는 구체적인 사례로서 론칭을 앞두고 있는 글로벌 협동조합 임팩트 펀드(GCI: Global Cooperative Impact Fund)를 소개했다. GCI 펀드는 직접 투자나 중개기관을 통한 투자 방식으로 소규모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협동조합을 최종 수혜자로 설정하고 지역적으로 봤을 때는 아프리카에 우선순위를 두고 펀딩을 진행하고자 하는 상품이다.

또한 협동조합이 펀딩에 지원할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비금융지원을 함께 제공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협동조합 생태계와 지역사회가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 금융은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재난을 극복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좌장을 맡은 송경용 이사장은 "어려운 시기에 사회적 금융이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세상이 아무리 어려워도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함께 일할 수 있다면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자본주의의 시대에 보다 인간적이고 포용적이고 따뜻한 금융으로 연대하고 협력하며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제언하며 섹션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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