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제로·디지털 변혁·ESG"…전환의 시대, 사회적경제가 주목해야 할 요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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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제로·디지털 변혁·ESG"…전환의 시대, 사회적경제가 주목해야 할 요소들
'2021 사회적기업 국제포럼' 개최, 13일 무함마드 유누스 '유누스 스포츠 허브' 공동설립자 및 김용진 서강대학교 교수 기조연설 진행
  • 2021.10.15 12:00
  • by 노윤정 기자
▲ 13일 '2021 사회적기업 국제포럼' 개회식이 열렸다. 정현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이 개회사를 하는 모습. 온라인 화면 갈무리.
▲ 13일 '2021 사회적기업 국제포럼' 개회식이 열렸다. 정현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이 개회사를 하는 모습. 온라인 화면 갈무리.

'2021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이 13~14일 양일간 서울 페럼타워에서 진행됐다.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은 매년 국내외 사회적경제 종사자 및 전문가들을 초청해 사회적경제 관련 현황을 점검하고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행사다. 올해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하여 온라인 방식을 병행한 만큼, 해외 연사들도 온라인으로 참석해 풍성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번 포럼은 '연대와 협력으로 세상을 바꾸다-전환의 시대와 사회적경제의 미래'라는 주제로, 코로나19 이후 더욱 커진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이라는 요구에 사회적경제가 어떻게 대응하고 나아갈 것인지를 조망했다.

첫 날 13일 행사는 정현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의 개회사로 시작했다. 정 원장은 기조연설에서 주요하게 언급된 '3제로(Three Zero, 탄소 제로·부의 집중 제로·실업 제로) 비전'과 디지털 패러다임 변화,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기업의 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요소들) 경영을 주목해야 할 관점으로 언급한 뒤 "필요한 것은 실천 전략이다. 먼저 공공부문에서는 공공조달을 넘어 보다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공공과 사회적경제의 협력을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 숙고해봐야 한다. 민간부문에서는 민간 기업의 협력과 지원 노력을 어떻게 확대할지 생각해야 한다. 특히 ESG 경영이 강조되는 환경은 우리 사회 문제점을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해 나가는 파트너로서 대기업과 사회적경제기업이 상호 협력할 중요한 계기다"고 말했다. 또한 시민 역시 중요한 참여 주체로 꼽으며, 이번 포럼을 통해 공공과 민간, 시민사회의 지혜가 모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무함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설립자 겸 유누스 스포츠 허브(Yunus Sports Hub) 공동설립자. 온라인 화면 갈무리.
▲ 무함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설립자 겸 유누스 스포츠 허브(Yunus Sports Hub) 공동설립자. 온라인 화면 갈무리.

기조연설 첫 번째 연사로는 그라민은행의 설립자이자 유누스 스포츠 허브(Yunus Sports Hub) 공동설립자인 무함마드 유누스 교수가 자리해, 사회적경제기업이 초점을 맞추어야 할 이슈와 3제로 비전에 관해 이야기했다. 유누스 교수는 사회적기업 사업에 대해 "개인적인 이윤을 내는 것은 우리 일이 아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사회를 바꾸기 위한 것이다. 모든 헌신은 사회를 바꾸고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즉, 사회적기업은 '집합적인 이익'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사회적기업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집합적인 문제를 풀고자 하고,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기업의 사업을 '소셜 비즈니스'(사회적 사업)라고 부른다는 설명이다.

유누스 교수는 사회적기업의 사업이 "(개인이)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며 "회사는 이윤을 내야 한다. 하지만 그 이윤은 회사의 것이고 사업에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도 이윤을 창출하는 조직이지만 그 이윤이 소유주 등 개인에게 귀속되지 않고 사업에 다시 투자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소셜 비즈니스이며, 이와 같은 사업을 통해 유누스 교수는 '세 가지'가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비전을 구현해 가고 있다.

유누스 교수가 말하는 'Three Zero', 즉 '세 가지 제로(0) 비전'은 ▲탄소총배출 제로 ▲부의 집중 제로 ▲실업 제로를 뜻한다. 유누스 교수는 전 지구가 함께 맞닥뜨린 심각한 지구온난화, 기후위기 문제를 첫 번째로 강조했고, 부가 상위 1~2%의 사람들에게 집중되어 있는 시스템을 지적하며 "우리는 소셜 비즈니스를 통해 이 시스템을 되돌리고자 한다. 부는 그 부를 만든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제도와 정책 등을 만들어 둔 방식 때문에 부가 부유한 사람들에게 쏠리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실업 제로를 이야기하며 '기업가정신'을 강조했다. 유누스 교수는 "우리는 젊은이들에게 이 말을 반복하게 한다. '우리는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자리를 만드는 사람이다. 우리는 기업가다.' 모든 사람은 기업가로 태어난다. 우리가 알리려는 메시지가 그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모두 기업가가 되면, 누구도 남의 밑에서 일하지 않기 때문에 실업이 없어질 것이다"고 설명하며 3제로 비전을 역설했다.

▲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온라인 화면 갈무리.
▲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온라인 화면 갈무리.

이어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대전환기 사회적경제 진화 방향'이라는 주제로, 코로나19가 사회·경제적으로 미친 영향 중 디지털화 가속과 ESG 열풍에 집중하며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제언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의 뉴노멀(New normal) 핵심을 '부카'(VUCA)라는 말로 표현했다. VUCA란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을 의미한다. 변화의 속도는 빨라지고,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으며, 의사결정 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이 증가하고, 특정 사건의 의미를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코로나19는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김 교수가 두 가지 핵심적인 내용으로 꼽은 것이 바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 변환·변혁)과 ESG다. 디지털 변혁은 경제 패러다임이 대량생산 체제에서 개인화, 온디맨드(on-demand, 주문식의) 경제로 바뀌고 있는 배경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중소기업의 경우, 개인화된 생산이 거의 불가능하다.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가치-원가 딜레마(Value-cost dilemma)라고 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말하는 디지털 변혁이란 기업들이 가진 소재, 프로세스, 자원을 표준화·모듈화·디지털화함으로써 개인화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온디맨스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바로 디지털 변혁이다. 특히 김 교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비용을 올리지 않고도 개인화된 생산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가치-원가 딜레마를 해결하는 데 기여한다고 부연했다.

ESG의 경우 기업 투자와 연결되는 이슈로서, 공적기금과 기관 투자자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자금이 움직임으로써 기업으로 하여금 ESG를 실천하고 성과를 내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업들이 ▲디지털 변혁 전략 ▲ESG 혁신 전략 ▲비즈니스 모델 혁신 ▲데이터기반 경영체제 구축 ▲파트너십 구축 전략 등의 대응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SG 혁신과 디지털 변혁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 이것이 바로 지금 기업들이 취해야 할 대응 전략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제언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을 혼자 실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파트너십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사회적경제 분야 기업들은 온디맨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ESG 경영을 하기 위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규모가 작아서 디지털 변혁, ESG 경영, 글로벌화를 할 수 있는 역량도 부족하다.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서 김 교수는 '공동체성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경제 입장에서 공동체성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 네트워크 협력이라는 형태로 이해해야 한다. 내가 필요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누구와 협력해서 어떻게 만들어내느냐가 네트워크 협력이다. 이게 공고화돼서 한 몸이 되는 것을 협동조합 형태(사업자 협동조합)라고 본다. 이렇게 되면 범위의 경제,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해 나타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고, 보다 자유롭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냄으로써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단체 교섭력과 지식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까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회적경제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경쟁력을 가지는 사업 주체의 발굴과 지원·협력을 위한 전문가 육성 ▲협동 협력을 위한 교육 지원 ▲협력사업만을 위한 별도의 기금 조성 ▲전문 경영 인력 제공 지원 ▲협동조합의 규모 확대를 위한 지원 등이 필요한 터.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작은 것들이 모여야 힘이 되고 작은 것들이 모였을 때 보다 효과적으로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를 활용할 수 있으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낼 수 있고 협상 능력도 키울 수 있다. 그런데 협동조합만 이룬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협동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경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보다 강한 결속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하며 기조연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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