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A 서울대회] SDGs 달성 위한 협동조합의 기여, 널리 '홍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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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 서울대회] SDGs 달성 위한 협동조합의 기여, 널리 '홍보'해야
3일 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 전체세션4 '협동조합 정체성 실천하기' 진행
  • 2021.12.06 12:00
  • by 노윤정 기자
▲ 나지크 베이셰날리(Nazik Beishenaly) 루벤대학교 연구원이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라이프인
▲ 나지크 베이셰날리(Nazik Beishenaly) 루벤대학교 연구원이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라이프인

국제연합(UN, 유엔)은 2030년까지 국제사회가 함께 달성해야 할 목표로서 17가지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를 채택하고 추구해오고 있다. 그렇다면 협동조합의 정체성은 SDGs를 비롯하여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실천들과 어떤 점에서 연결되어 있을까?

12월 1~3일 대한민국 서울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 주최하는 제33회 세계협동조합대회(World Cooperative Congress)가 개최됐다. 이번 대회 주제는 '협동조합 정체성에 깊이를 더하다'로, 마지막 날인 3일에는 네 번째 전체세션(Plenary Session) '협동조합 정체성 실천하기'가 진행됐다.

'협동조합 정체성 실천하기' 세션에서는 SDGs 달성을 위해 협동조합 정체성을 어떻게 실천할지를 논의했다. 이날 세션의 원탁토론에는 퀘벡 협동조합·공제조합 연합회(CQCM) 소속인 카리나 르우(Karina Lehoux)가 퍼실리테이터로 참석했고 나지크 베이셰날리(Nazik Beishenaly) 루벤대학교 연구원, 안데르스 라고(Anders Lago) 주택협동조합 인터내셔널(CHI) 회장, 카를로스 자르코(Carlos Zarco) 에스프리우 재단(Fundación Espriu) 이사 겸 국제의료협동조합기구(IHCO) 회장, 샤운 타벅(Shaun Tarbuck) 국제협동조합보험연합회(ICMIF) 최고경영자, 주세페 구에리니(Giuseppe Guerini) 세계노동자협동조합연맹(CICOPA, 시코파) 부회장, 료타 코야마(Ryota Koyama) 후쿠시마대학교 교수가 패널로서 논의를 함께했다.

나지크 연구원은 기조연설을 통해 협동조합 운동이 SDGs 달성에 어떻게 기여하고 국제 발전 정책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연구한 내용을 공유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발전은 변화의 과정으로 정의된다. 그래서 우리는 자문해야 한다. 어떤 변화를 이끌어가면서 SDGs를 충족할 것인가. 협동조합은 어떤 부분에서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가"라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 연구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는지 설명한 후, 협동조합이 SDGs 달성에 기여한다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책과의 연계, 파트너십, 비즈니스모델, 조합의 지향, 회복탄력성 등 내외부적인 요소 및 동력을 파악하고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나지크 연구원은 협동조합이 제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주거, 보건, 사회보험 등을 제공하고, 농업 및 수산업 등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며, 기후위기 극복과 커뮤니티 발전을 위해 활동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액세스(Access, 접근) ▲액션(Action, 활동) ▲어드밴스(Advance, 증진) 등 세 가지 차원에서 협동조합의 핵심 활동들이 SDGs 달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아울러 △웹사이트, 언론 등을 통한 홍보 △SDGs 관련 활동 측정 지표 개발 △국제적인 차원에서 정기적인 데이터 수집 체계 구축 등을 제언하며 협동조합 모델이 일반기업과 차별화되며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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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패널들은 협동조합이 전 세계가 SDGs를 함께 달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관해 이야기했다. 안데르스 회장은 협동조합이 SDGs가 발표되기 전부터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주거 취약계층 문제에 대하여 "전 세계적으로 18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좋지 않은 주택에 거주하거나 슬럼가에서 지낸다. 안전하고 적정한 가격의 집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주거 문제는 결국 건강, 교육 문제로 이어진다"고 지적하며 협동조합 운동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온 노력들을 설명했다.

카를로스 회장은 나지크 연구원과 마찬가지로 목표 및 지표 설정을 강조했다. 그는 "협동조합이 좋은 모델이고 여타 비즈니스 모델과 차별화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협동조합은 노동, 주택, 보건 등 여러 분야의 문제를 커버하고 있다. 그것이 우리의 강점이다. 우리가 달성한 여러 목표들이 있는데 그것을 측정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표를 통해 협동조합이 정체성을 기반으로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 보여준다면 우리는 더 힘을 가질 수 있다. 잘한다고 말만 하지 말고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세페 부회장은 협동조합이 교육, 양질의 일자리 제공, 평화 유지 등 SDGs 달성에 기여하고 있고 그 사실을 자료와 정보를 기반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와 관련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협동조합은 이윤을 나누는 조직이다. 협동조합은 지역사회와 이윤을 공유하고 분배한다. 자원을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사용한다. 이전 세대들은 협동조합의 자본을 마련해왔고, 이 자본은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분배된다"고 말했다. 즉, 협동조합은 자본을 현세대의 필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미래세대의 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사용하는 모델로서,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샤운 최고경영자 역시 협동조합 모델이 지속가능성 원칙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SDGs 달성을 위한 전략을 가지고 민관 파트너십을 이루어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협동조합보험연합회에서 SDGs 달성도 측정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전 세계 협동조합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며 SDGs 달성을 위한 파트너로서 역할하고 있다고 밝혔다.

료타 교수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지진과 쓰나미, 그로 인한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협동조합이 재난에 대응하여 지역사회 회복에 기여한 사례를 전했다. 사고 발생 후 후쿠시마 지역의 농업협동조합 및 수산업협동조합, 생협(소비자생활협동조합) 등은 조합원들을 지원하고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으며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했다. 또한 방사능 피폭이 발생하면서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했고, 지역대학과 농업협동조합, 생협은 지역 생산물 등의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고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자료를 만들어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료타 교수는 후쿠시마대와 지역 협동조합들이 100% 신재생 에너지 전환, 기아 종식 등을 위해 지자체,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협동조합은 다양한 방식으로 SDGs에 기여하고 있다. 그렇다면 협동조합들은 어떤 방법을 통해 임팩트를 키울 수 있으며, 무엇에 초점을 맞추어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길을 제시해야 할까. 각 패널들은 이를 위해 협동조합이 논의해야 할 우선순위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우선 주세페 부회장은 '혁신'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하여 그는 금융 툴(Tool)을 개발해야 하며, 디지털 혁신을 중심으로 한 기술 혁신을 이루어야 하고, 기업으로서 신뢰받을 수 있도록 혁신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부연했다. 특히 혁신 과정에서 중요한 것으로 '혁신의 중심에 가치를 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동조합의 원칙과 가치가 착취적인 기술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과 가치에서 출발하여 기술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또, 돈을 통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노동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증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료타 교수는 협동조합이 조직, 데이터, 청년에 집중할 것을 제언했다. 다양한 업종·지역의 협동조합이 참여하는 조직의 존재와 조직 간 파트너십이 중요하며, 그 파트너십은 조합원들의 수요를 파악한 데이터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후대 협동조합 조합원들을 양성하기 위해 청년들이 협동조합의 원칙과 활동, 가치에 동의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샤운 최고경영자 역시 협동조합이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이야기해왔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행정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회장 또한 "협동조합이 회복탄력성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들이 있다"며 "(협동조합의 회복탄력성에 관한) 데이터를 취합해야 한다. 그리고 국제적인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를로스 회장은 이를 위해 UN에서 협동조합 관련 지표들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협동조합의 공헌 사례를 공유하고 홍보할 것을 역설했다. 또한 보건, 주택 문제 등에서도 협동조합이 기여하여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협동조합이 보건 등의 문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 분야에서 협동조합 운동을 하고 있는 안데르스 회장 또한 "주거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삶의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함께 한다면 더 많은 것들을 협동조합 운동을 통해 이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에서는 협동조합의 정체성,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대한 협동조합의 공헌 강화 등을 주요 의제로 총 4개의 전체세션과 20개의 동시세션을 진행했다. 이번 대회는 1895년 설립된 ICA의 125주년이자 1995년 채택된 협동조합 정체성에 대한 ICA 성명 채택 2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서의(제33차 대회의 본래 개최 예정 연도인 2020년 기준)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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