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GI "더 많은 자본과 이해관계자가 지속가능경영 및 투자에 동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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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GI "더 많은 자본과 이해관계자가 지속가능경영 및 투자에 동참해야"
임팩트 투자사 'HGI' 남보현 대표·김진주 상무, 스타트업 '씨위드' 이희재 대표 인터뷰①
  • 2022.04.20 17:05
  • by 노윤정 기자

녹색 백조를 뜻하는 '그린 스완'(Green Swan)이라는 말은 2020년 1월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로,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 또는 금융의 위기를 뜻하는 말이다.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큰 충격을 주는 금융위기를 가리키는 '블랙스완'(Black Swan)에서 파생한 말로, 급격한 기후변화가 몰고 올 충격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린 스완>의 저자 존 엘킹턴은 여기에 '해결책'의 개념을 더하여, 그린 스완을 '시장의 변화를 촉진하는 개념이자 해결책'으로서 '세계적으로 위기에 처한 경제·사회·정치·환경 등을 모두 아울러 회복과 재생을 추구'하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라이프인은 4월 한 달간 기후변화가 초래할 경제 위기로서의 그린 스완과 지속가능한 미래 경제 모델로서의 그린 스완을 모두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 2020년 1월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금융위기를 '그린 스완'이라고 명명하고 이에 대한 중앙은행들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이보다 앞서 2017년 6월에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모니터링하는 국제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SB)가 금융기관이 더 나은 기후 변화 정보를 토대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업의 기후 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 권고안을 발표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여기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하며 해당 기준에 부합하는 보고서 공시를 요구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20년 기후·환경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녹색금융 태스크포스(TF)가 발족했다.

이처럼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기후위기와 관련한 경제적 위험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기후위기가 우리 사회 전반에 초래하는 피해가 다양한 측면에서 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재무건전성 또한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우리가 던져야 하는 질문은 기후위기가 가져오는 경제위기를 극복할 방법과 경제위기 극복 과정을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기회로 만들 방법이다.

"금융은 자본이라는 중립적 도구를 기반으로 하지만 어떤 철학과 방법론을 기반으로 이를 활용하는지에 따라 사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회사들의 성장을 지원하며 사람들의 지속가능한 삶을 실현하고자 하는 임팩트 투자사 '에이치지 이니셔티브'(HG Initiative, 이하 HGI)의 남보현 대표는 금융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상과 같이 말했다. 그렇다면 금융은 그린 스완이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되도록 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HGI의 남 대표와 김진주 상무, 해조류 기반의 배양육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자 HGI의 포트폴리오사인 씨위드(SeaWith)의 이희재 대표를 통해 들어봤다. (이하 직함 생략)

 

▲ 에이치지 이니셔티브(HG Initiative, HGI)의 남보현 대표와 김진주 상무. ⓒHG Initiative
▲ 에이치지 이니셔티브(HG Initiative, HGI)의 남보현 대표와 김진주 상무. ⓒHG Initiative

코로나19는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높였다. HGI의 비전과 미션 또한 지속가능한 삶에 방점을 두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HGI의 투자 철학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남보현: 코로나19를 통해 인류는 기후 위기, 감염병 등의 사회 문제가 전 지구적 규모로 빠르게 인류의 삶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그 어느 때보다 절감했다. 경제 성장과 부의 창출만을 위해 인류가 행해온 일들이 환경을 파괴하고 미래 세대에게 필요한 자원마저 소모해 버릴 때 어떤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는지를 겪으며, 더 늦기 전에 모두가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사회 문제는 소수의 기업과 사람들의 자각만으로 해결될 수 없기에, 더 많은 기업들과 이해관계자들이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고민에 참여해야 한다. HGI는 사회현상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음에 주목한다. 숲 속의 나무 한 그루가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숲의 토양, 잔디, 공기, 동물, 곤충 그리고 다른 나무들까지 모두 건강하게 어우러져 성장해야 한다. 기업과 기업에 투자하는 자본 역시 사회와 환경 등을 고려하며 함께 성장하고자 노력해야,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HGI는 더 많은 자본과 투자자들이 사회 문제를 고려하고 해결하는 투자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경영과 투자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선제적으로 연구하고, 더 많은 자본과 이해관계자들이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나가고자 한다.

HGI의 투자 기준 중 하나는 "새롭게 발현되고 있는 문제들에 주목함과 동시에 미래에 시급하게 다가올 수 있는 환경 및 사회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고민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투자를 실행"하는 것이다. HGI가 해결해야 할 이슈라는 과점에서 최근 집중하고 있는 투자 영역은 무엇인가?

남보현: 새로운 기술 혁신의 주기가 짧아지고 사회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과거와 다른 차원의 사회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문제들의 양상을 면밀히 파악하고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HGI는 지속가능성 테마를 Sustainable Planet, Sustainable People, Sustainable Community(지속가능한 지구, 지속가능한 인류, 지속가능한 커뮤니티)라는 세 가지로 분류하고, 영역별로 환경 및 사회 이슈를 집중해서 살펴보고 있다. 이 테마는 곧 HGI의 투자 영역이기도 하다.

지속가능성 테마가 집중하는 환경 및 사회 이슈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남보현: 먼저 'Sustainable Planet'은 환경 오염과 자원 고갈 등 기후위기를 야기하는 환경 이슈에 주목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HGI는 기후위기의 완화와 환경 오염 저감에 기여하는 친환경 솔루션 및 클린에너지 등의 솔루션 기업에 투자한다. 'Sustainable People'은 사회적 격차 문제에 주목하는 영역이다. 기술 발전의 고도화와 효율성 극대화로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으나, 그에 따른 새로운 불평등이 대두되고 있다. 일례로 디지털 기술의 보편화 이면에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의 소외 및 정보 격차 등의 문제가 있다. HGI는 이러한 기술발전 과정, 혹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새로운 사회 문제의 발생 시에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두가 건강한 삶을 누리고, 교육을 받으며, 좋은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바이오·헬스케어, 교육 및 돌봄, 일자리 솔루션에 주목한다.
'Sustainable Community' 영역에서는 다양성 이슈에 주목하여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포용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솔루션들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자 한다. 다양한 의견과 삶의 방식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기 어려운 사회에서는 공허함과 고립감 등의 정신건강 문제가 심화되며, 나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극대화될 수 있다. 따라서 HGI는 차별과 혐오, 갈등 없이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모두가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및 콘텐츠 관련 비즈니스에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후위기에 따른 개별 기업의 리스크 평가는 기존의 평가와 어떻게 달라졌나? 지속가능성과 관련하여 주목하는 자산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구체적인 투자 사례가 있다면 함께 설명해 달라.

김진주: 탄소 배출이나 환경 오염과 관련하여 기존 산업이 가지고 있던 문제점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면서도 지속가능성을 가진 비즈니스들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특히, 의식주에 해당하는 산업군은 큰 변화가 필요한 만큼 예상보다 더 빠른 시일 내에 변화의 필요성에 직면할 영역이라고 보아 주목하고 있다. 해당 산업군은 인류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섹터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들의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려고 하는 기업에 투자를 집중하고자 한다.
특히 푸드 테크 기업들에 관심이 많다. 패션 영역의 경우, 어떤 혁신적 생산 방식을 적용한다 해도 새로운 생산을 하지 않는 경우와 비교하면 오염 물질이나 탄소 배출의 측면에서 우월하기가 어렵다. 아무리 환경 친화적인 생산 방식이라고 해도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에는 비할 바가 못되는 것이다. 그러나 식품 영역의 경우, 식품 소비 자체를 획기적으로 줄이거나 이뤄지지 않게끔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푸드 테크 기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씨위드는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대표적인 포트폴리오사(피투자사)다.

▲ 씨위드 내부 모습. ⓒ씨위드
▲ 씨위드 내부 모습. ⓒ씨위드

씨위드에서 개발하고 있는 배양육에 대한 소개와 배양육에 관심을 가진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희재: 배양육은 동물의 도축 없이 사람이 세포를 길러 만드는 고기이자 대체 단백질의 한 종류다. 기존의 도축육은 동물의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 동물 윤리 문제, 식량 고갈 문제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배양육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생명과학에서 식품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높은 생산 단가와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씨위드는 도축 없이 만드는 고기 ‘웰던’을 만들고 있다. 웰던은 동물로부터 얻은 세포를 길러 만드는 식품으로, 기존 고기보다 저렴하며 영양가 있고 맛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 씨위드는 세포의 밥(영양분)과 집(배양 환경)을 제공하는 방법으로써 해조류를 이용하고 있다.

환경과 건강, 동물권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체육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배양육 시장의 가능성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희재: 고기를 소비하는 인구 자체가 증가하면서 앞으로 고기 수요는 몇십 년 내에 지금보다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존의 축산업은 지금도 지구상의 많은 자원을 소모하고 있다. 이를 2배 가까이 늘리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식물성 고기, 배양육과 같은 대체 단백질의 등장은 필수불가결하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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