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다시 노동공제 원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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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을 다시 노동공제 원년으로!
노동공제연합 풀빵, 조선노동공제회 창립 102주년 맞아 '제1회 노동공제의 날' 기념 토론회 개최
  • 2022.04.22 14:25
  • by 정화령 기자

우리나라 최초로 전국 노동자들이 힘을 모아 '조선노동공제회'를 설립한 지 102년을 맞이했다. 상호부조와 교육으로 노동운동의 토대를 만들고자 했던 뜻을 이어가기 위해, 노동공제연합 '풀빵'은 2022년 4월 11일을 '제1회 노동공제의 날'로 선언했다. 지난 4월 21일, 이를 기념하는 토론회가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렸다. 1부는 '조선노동공제회 의미와 사회운동', 2부는 '산업변동에 따른 노동현실과 노동공제 과제'를 주제로 진행됐다. 

포럼에 앞서 이수호 노동공제연합 풀빵 이사장은 "다시 공제를 생각하며 공제와 노동운동이 사회 전체를 바꾸는, 양극화가 심해지고 평등이 사라지는 사회에서 그늘의 노동자들이 어떻게 같이 잘 살 것인가를 꿈꾸는 기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함께하는 분들께 감사드린다. 새로운 노동자와 서민 그리고 시민이 함께하여 사회의 주인이 되는 날을 향해 발전해가기를 바란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 김형탁 노회찬재단 사무총장. ⓒ라이프인

1부 기조발제로는 김형탁 노회찬재단 사무총장이 조선노동공제회를 재조명하고, 역사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조선노동공제회가 지식인 운동에 그친 것이 아니라, 본회를 포함하여 전국에 47개 지회가 설립되고 6만 명 이상이 참여한 대중운동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리고 조선노동공제회는 '공제'라는 잡지를 발간하였는데, 그 내용을 분석해보면 논설과 기사 위주로 기관지가 아닌 공제를 주제로 한 베스트셀러 잡지였음을 설명했다. 

회원은 많았지만, 재정은 가난한 조직이었기에 각 지회별로 의료사업, 수해구조, 식량실비 공급, 상례부조 등의 환난상구(患難相救)와 공제사업을 진행했다. 김 총장은 "지역에 뿌리를 내린 대중운동으로, 재정 문제로 상호부조 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빈민과 노동자의 삶을 구제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장지연 경영실장. ⓒ라이프인

이어서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장지연 경영실장이 '사회연대경제운동 측면에서 노동공제의 의미'에 대해 발표했다. 현재 사회적경제기본법이 19대부터 21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추진되었으나 결국 제정되지 못하고, 제도와 실체를 구분하는 작업이 내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노동공제 운동은 사회적경제가 정책이 아닌 민간의 역동성과 연대에서 온다는 걸 확인시켜주는 사례"라고 그 의미를 정리했다. 

사회적경제를 포함한 사회연대경제는 사람을 위한 경제로, 시대적인 필요와 사회적 응집력이 있어야 실현된다고도 이야기했다. 장 실장은 "지금까지 사회적경제 방식의 공제가 여러 곳에서 추진되었는데, 아직 본격적으로 규모화되지는 못했다. 13년째 시행령이 마련되지 않아 사업을 개시하지 못하는 생협 사례처럼, 제도에 기대하기보다 사회적 힘을 발휘해야 한다"라며 노동자와 주민이 자발적으로 결성해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사회연대 공제를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 화섬식품산업노조 임영국 사무처장. ⓒ라이프인
▲ 화섬식품산업노조 임영국 사무처장. ⓒ라이프인

1부 마지막으로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임영국 사무처장이 '노동운동 측면에서 노동공제의 의미'를 발표했다.

먼저 영세사업장 근무자들의 조직화가 어려운 현실에 대한 고민에서 점점 발전하여, '공제회를 품은 노동조합'이 탄생한 배경을 설명했다. 2018년 32명으로 봉제인 노조로 창립한 공제조합은 2022년 4월 기준 252명으로 확대됐다.

임 사무처장은 "노동조합은 영세한 노동자의 일상과 멀리 있다. 공제는 노동자의 역할이 아니라는 인식이 있는데, 노동조합이 공제를 통해 사회적으로 연대할 수 있다. 연대경제의 선순환에 기여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노동자의 상호부조와 공제운동은 노동조합과 협동조합 운동의 원류'라는 상지대 김형미 교수의 글을 전하고, 노동조합과 공제가 함께하는 의미에 대해 되짚으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1부를 마치고 2부에서는 노동공제의 과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왼쪽부터)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강도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봉제인공제회 사무국장 ▲박준홍 전국주민협동연합회 우리함께 회장 ▲김성훈 라이더유니온 공제사업단 사업개발국장 ▲이미지 전국언론노동조합 특임부위원장 ▲현정길 부산이동플랫폼노동자지원센터 센터장 ▲신동진 경기북부노동인권센터 조직국장 ▲서인형 한국스마트협동조합 이사장 ▲박완규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제화지부 지부장. ⓒ라이프인
(왼쪽부터)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강도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봉제인공제회 사무국장 ▲박준홍 전국주민협동연합회 우리함께 회장 ▲김성훈 라이더유니온 공제사업단 사업개발국장 ▲이미지 전국언론노동조합 특임부위원장 ▲현정길 부산이동플랫폼노동자지원센터 센터장 ▲신동진 경기북부노동인권센터 조직국장 ▲서인형 한국스마트협동조합 이사장 ▲박완규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제화지부 지부장. ⓒ라이프인

토론에 참여한 강도수 봉제인공제회 사무국장은 "재원과 인력이 가장 필요한 곳에 지원되지 않고 있어 풀빵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공제가 자본의 축적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서 노동에 투자하고 사회에 환원할 방안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준홍 전국주민협동연합회 우리함께 회장은 "더 어려운 사람을 돕자는 의미에서 '천원의 행복'을 시작했다. 지금은 사회가치연대기금을 통해 자활기업에 대출을 하는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다른 공제와도 힘을 모아 함께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성훈 라이더유니온 사업개발국장은 "라이더들이 사고 났을 때 가해자 본인은 보상받을 수 없는 기존 보험의 문제를 공제로 해결하고 있다. 수리비를 과다하게 청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현장 실사나 외부 기관을 통해 지급하는 방안을 도입했다"고 사업 내용을 설명했다. 그리고 가입자 대상으로 진행하는 대출사업과 정비센터와 협약센터 구축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언론노조 이미지 전국언론노동조합 특임부위원장은 비정규직이 대부분인 방송 제작 환경에서 노동자를 조직화하는 일에 대한 어려운 상황을 이야기했다. "직군이 점차 세분화되고 연대 의식을 갖기 어려워서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공제가 스스로 노동조합 문을 두드리게 만드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했다. 

현정길 부산이동플랫폼노동자지원센터 센터장은 "최근 부산에서 대리기사들의 플랫폼인 카부기밴드를 중심으로 상호부조 운동이 일어났다. 절박한 상황에서 생겨난 활동이 풀빵 공제회를 보고 조직화하며 100명 이상이 가입했다. 지원센터에서 필요성에 대해 교육하는 중"이라는 현황을 설명했다.

경기북부노동인권센터 신동진 조직국장은 경기북부 노동 공제회에 대해 "지자체 지원을 받아 토대를 만들고 확장할 계획에 있다. 법률 서비스와 교육까지 영역을 확대할 예정으로, 공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방향을 공유했다. 

좌장을 맡은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은 "부산과 경기 북부 사례를 나누었는데, 서울에서도 지역공제를 구별로 하겠다는 고민이 있다. 6월 이후에 지역 공제 TF를 두고 구체화하려고 하니, 지역공제에 대한 고민이 있는 곳은 풀빵과 함께 이야기해서 추진하면 좋겠다"라고 안내했다. 

서인형 한국스마트협동조합 이사장은 예술인 공제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예술인은 소득이 어려워 공제사업 추진이 어렵다. 공공예산을 투입하기 위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사회운동으로 공제를 추진해도 제도화까지 추진력을 발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제화지부 박완규 지부장은 "풀빵 기본공제 6천 원을 현실적인 금액으로 높여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공제에 대한 교육을 많이 해야 실질적인 성과가 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석호 위원장이 "다양한 금액대로 추가공제를 설계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라이프인
ⓒ라이프인

행사 3부에서는 '제1회 노동공제의 날 기념식'을 진행했다. 

재단법인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송경용 이사장은 "102년 만에 노동공제회가 부활한 걸 알면 조선노동공제회에서도 기뻐할 것이다. 지금보다 이중 삼중의 어려움에도 자주적으로 개척했던 조선노동공제의 정신을 계승하여, 더욱더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축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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