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4개월'…'난민 수용국' 몰도바의 노력과 우크라이나 난민의 일상 회복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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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4개월'…'난민 수용국' 몰도바의 노력과 우크라이나 난민의 일상 회복 고민
(재)피스윈즈코리아, 23일 몰도바 내 우크라이나 난민캠프 현장 브리핑 진행
  • 2022.06.26 16:11
  • by 노윤정 기자
▲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온라인 화면 갈무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2월 24일)으로 시작된 전쟁이 4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전쟁 이후 피란길에 오른 우크라이나인은 800만 명 가량.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전쟁으로 인해 터전과 일상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난민들이 겪는 고통 또한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재단법인 피스윈즈코리아(Peace Winds Korea)는 지난 4월에 이어 다시 한 번 우크라이나 난민캠프로 떠나 난민 구호 활동을 지원하고 23일 '우크라이나 사태 긴급구호 in 몰도바 현장 브리핑'을 진행하여 현지 상황을 알렸다.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국가인 몰도바에는 개전 이후 지금까지 50만 명에 달하는 난민이 유입됐으며, 현재 약 10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이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피스윈즈코리아는 우크라이나 난민 긴급구호를 위해 몰도바에서 난민 임시 피난소와 진료소를 협력 운영하고, 물자 공급 등의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 고두환 피스윈즈코리아 상임이사. 온라인 화면 갈무리.
▲ 고두환 피스윈즈코리아 상임이사. 온라인 화면 갈무리.

몰도바는 전쟁의 고통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위해 많은 수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몰도바 역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고두환 피스윈즈코리아 상임이사는 몰도바의 어려운 경제·사회적 상황을 전하며 "개전 이후 몰도바에서는 연료비가 약 2배 인상됐다. 물가는 매달 15%씩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미콜라이우로 진격을 시작하면서 몰도바로 유입되는 우크라이나 난민 수가 급증했고, 피스윈즈코리아가 운영하는 피난소에만 지난주에 400세대가 새로 등록했으며, 몰도바 내에서 '우리도 침공 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경을 오가는 것도 어려워져서 이제는 '브로커'를 통해야만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또한 고 상임이사는 현지에서 느낀 가장 심각한 문제로 '상대적 박탈감'을 꼽으며 "몰도바 국민들은 자신들은 한 번도 받지 못했던 것들을 우크라이나 난민한테 지원해주는 것을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이로 인해 사회적 갈등 지수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NCUM(National Congress of Ukrainians in Moldova)이라는 NGO에서 몰도바 정부, 몰도바 방송국, 몰도바 국민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난민 문제를 토의할 수 있도록 매주 한 번 이루어지는 대국민 토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토론을 통해 유엔난민기구에서 난민 지원 비용을 몰도바 정부에 지원하라고 권고하거나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려는 것이다. 몰도바 사회가 굉장히 성숙한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혼란한 상황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운영될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한 일이다"고 밝혔다.

고 상임이사는 피난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난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유고슬라비아 전쟁(당시 내전) 이후 사람들의 삶이 피폐해진 모습이 기억에 남아 전쟁이 끝나도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 여권이 등록되지 않은 아이들을 데리고 난민 지위로 해외에 나갔다가 아이들이 종전 이후 우크라이나 사회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봐 걱정하는 사람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난민들의 상황을 전했다.

▲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온라인 화면 갈무리.

피스윈즈코리아는 크게 4군데에 거점을 마련해서 긴급구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60% 이상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파악되어 피란민의 반려동물을 지원하는 사업, 가장 시급한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시설 운영 등을 진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고 상임이사는 몰도바 정부의 예산이 부족하여 최소한의 식량을 제외하고는 지원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이라고 밝히는 한편, 우크라이나 난민 아이들이 언어와 학제 등 문화 차이 때문에 서유럽 국가로 갔다가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전쟁 상황 속에서도 온라인으로 정규 교육 과정을 제공하고 있지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설비가 없는 경우, 마찬가지로 난민 아이들이 교육을 받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 때문에 보육원과 같은 시설이 유지되지 못해서, 시설에서 지내던 아이들이 길거리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 상임이사는 "아이들이 길거리 생활을 하면서 소매치기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몰도바로 이 아이들을 데려오고 싶어도 행정 절차를 밟을 수 없어 불가능한 상황이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아울러 고 상임이사는 "개전 이후 4달이 지나면서 난민들에게는 일상 회복이 중요한 이슈다. 그중 구직 문제가 복잡하다. 몰도바가 원래 실업률이 높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서 단순노무일자리를 제공할 국가 사정이 안 된다. 그리고 언어가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난민들이 서유럽 국가로 가도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지 문제다"며 "우리는 와이너리 중 일부를 확보하고 그곳에서 임시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물자 공급 일부를 줄이더라도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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