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폐플라스틱으로 나만의 새로움을 창조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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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폐플라스틱으로 나만의 새로움을 창조할 수 있어요"
(주)율리아 조현민 대표 인터뷰
  • 2022.08.25 18:42
  • by 이인경 객원기자

이인경 前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장이 라이프인 객원기자로 참여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우리 주변의 사회적경제조직을 돋보기로 자세히 살펴보며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 율리아 조현민 대표(우)와 김민조 팀장. 오프레스(Offless)는 폐플라스틱으로 나만의 새로움을 창조하자는 의미를 담은 율리아의 브랜드다. ⓒ이인경
▲ 율리아 조현민 대표(우)와 김민조 팀장. 오프레스(Offless)는 폐플라스틱으로 나만의 새로움을 창조하자는 의미를 담은 율리아의 브랜드다. ⓒ이인경

한국 사람들은 플라스틱 포장재를 얼마나 사용할까? 유럽 플라스틱·고무 생산자 협회인 유로맵(Euromap)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국 63개국 중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포장재 소비량은 67.4kg(2020년 추정치)으로 세계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식품 포장재 관련 플라스틱 쓰레기가 증가했는데,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발표한 가정 내 플라스틱 배출 실태 조사 결과(2021 플라스틱 집콕조사: 일회용의 민낯)를 보면, 총 77,288개의 플라스틱 쓰레기 가운데 식품 포장재로 쓰인 일회용 플라스틱 비중이 전체의 78.1%(60,331개)를 차지했다. 이는 2020년도 조사에 비해 6.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예비사회적기업 율리아는 폐플라스틱 업사이클과 아트워크를 비즈니스 모델로 하여 기후위기 시대 환경 문제에 대응하려는 기업이다. 서울 용산구 후암로35길 골목길 상점들 속에 자리잡은 곳으로, 기자가 방문했을 때는 용산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가 주최한 사회적경제 기념주간 행사에 참여해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었다. 율리아의 조현민 대표와 김민조 팀장은 이웃 가게인 북카페, 세탁소 사장님과 함께 280도의 고열을 머금은 금형에서 방금 나온 열쇠고리를 다듬으며 환경 이야기를 한창 나누고 있었다. 할머니 한 분이 회사 앞 데크에 앉아서 땀을 식히는 동안 네 번째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오프레스(Offless)는 우리 회사의 브랜드입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버려진 폐플라스틱으로 나만의 가치를 새롭게 창조하자는 제안을 담았죠. 기업들이 생산 과정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한 만큼 플라스틱 사용의 심각성을 깨닫고 줄여 나가려는 개인의 의식적인 실천도 중요하고, 그런 실천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도록 하자는 것이 오프레스가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조 대표가 캄보디아에 갈 당시에는 업사이클링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 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귀국해서 시장조사를 하다 보니 다양한 업사이클링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도전해볼 만한 가치를 발견했다.

"오랫동안 꿈꿔오던 환경과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다시 창업하게 됐습니다. 1단계 꿈을 이뤘다고 생각해요."

▲ 폐플라스틱을 분쇄하여 주민과 함께 조형 작업을 하는 모습. ⓒ이인경
▲ 폐플라스틱을 분쇄하여 주민과 함께 조형 작업을 하는 모습. ⓒ이인경

조 대표는 캄보디아에서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DO I DO'(두아이두)를 설립해 프놈펜 지역에서 2개의 매장과 6개의 숍인숍을 운영하며 가죽 수공예 제품을 생산·판매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와 건강문제로 입국한 뒤,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기보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사회적기업을 재창업하며 제2의 창업가로 일하게 됐다. 캄보디아와 한국이 시장 환경이 다르므로 비즈니스 모델 수립, 기업 운영 등 여러 부분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은 있다. 하지만 조 대표는 해외 사회적기업 창업 경험이 자양분이 되어 줄 것이며 함께 일할 역량 있는 동료들도 만날 수 있게 되어 신명이 난다고 말한다.

조 대표가 골목 안에 작업장을 마련한 이유는 마을 안에 청년, 어르신, 해외 이주민 등 다양한 주민구성을 이루고 있어서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일과 잘 맞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율리아를 설립하고 6개월간 시장조사를 하면서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중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소재로 플라스틱 병뚜껑을 업사이클링한 아트워크 제품 제조를 해 보기로 결정했다.

"한국인 1인 플라스틱 사용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해요. 기후위기뿐만 아니라 바다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플라스틱의 사용을 최대한 줄여 가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는 플라스틱 병뚜껑을 모아 오면 환경 교육도 하고, 업사이클링 제품을 같이 만들어 보면서 참여자 한 사람 한 사람이 환경운동을 실천하는 주체가 되도록 도우려고 해요."

조 대표는 어린이 청소년과 골목 안 주민, 해외 이주민들과 함께 환경 운동의 필요성을 함께 학습하는 프로그램을 설계해 업사이클링 워크숍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관심을 가진 이들은 외국 이주민인데, 업사이클링을 매개로 일자리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 조정옥 용산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장(좌)과 조현민 대표. ⓒ이인경
▲ 조정옥 용산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장(좌)과 조현민 대표. ⓒ이인경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행정학을 전공한 그는 공익활동에 관심을 가졌고, 중앙대학교 사회적기업 리더과정을 수료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기로 마음먹었다. 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지원으로 캄보디아에 진출하여 "사회문제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자(DO, I DO!)"는 의미를 담아 2015년 8월, 캄보디아에 도착한 지 10개월 만에 사회적기업을 창업했다.

평소 장애인, 고아, 미혼모 단체에 관심이 많았던 조 대표는 '장애인에게 예술을 교육해 장인을 만드는 단체'인 Watthan Artisans Cambodia(WAC)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초보자도 참여할 수 있고, 안전성이 유지되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하는 사업으로서 가죽 핸드메이드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공방을 열었다.

DO I DO 설립 초기에는 역량이 뛰어난 팀원을 채용하기로 했는데 실제 회사를 경영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을 같이 하는 팀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업 초기에서는 직원의 기술 역량이 부족해서 천천히 일을 진행할 수밖에 없지만 결국에는 직원들이 가치를 이해하고 공유하면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더 빨리 갈 수 있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조 대표의 열정과 현지화 전략이 유효했던 것이다. 또 그는 창업에 성공한 자기 경험을 나누기 위해 캄보디아 사회적경제 창업센터도 설립해 3년간 운영하며 현지 청년 2명의 창업을 돕기도 했다.

조 대표는 "개발도상국에서의 창업은 이방인이라는 옷을 벗고, '한국인스러운' 생각을 내려놔야 비로소 길을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됐고, 2015년부터 2년간 DO I DO의 가죽 수공예 사업이 안정화되자 그 수익금으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업사이클 마을 공동체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코로나19 때문에 DO I DO는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는 미국 NGO에 이양하고 귀국했어요. 아쉬움도 있었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자는 각오로 일하고 있습니다"고 조 대표는 말했다. 그가 해외에서 창업하며 쌓은 경험이 귀국 후 새 길을 개척해 가는 율리아를 통해 제2의 성공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율리아 작업장에서 만난 용산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조정옥 센터장은 "젊은 기업가가 마을 안에 자리 잡고 있어 기대가 크다"며 "해외에서의 기업활동 경험에 주민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어 협동의 실천력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응원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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