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유채는 유기농 유채가 될 수 없다, 대법원의 상식적 판결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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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유채는 유기농 유채가 될 수 없다, 대법원의 상식적 판결 요구한다!"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 23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 진행
  • 2022.09.23 22:00
  • by 노윤정 기자
▲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는 23일 오후 대법원 앞에서 GMO가 검출된 유채를 유기농 유채로 인정할 소지가 있는 서울고등법원 판결의 문제를 지적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라이프인
▲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는 23일 오후 대법원 앞에서 GMO가 검출된 유채를 유기농 유채로 인정할 소지가 있는 서울고등법원 판결의 문제를 지적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라이프인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이하 아이쿱생협연합회) 조합원들이 모인 대법원 앞에는 갑작스럽게 소나기가 쏟아졌다. 아이쿱생협 조합원들은 왜 세차게 퍼붓는 소낙비 속에서도 피켓을 든 채 자리를 지켰을까.

아이쿱생협연합회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GMO(유전자변형생물) 유통 관리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GMO가 검출된 유채를 '유기농 유채로 인정하지 않을 증거가 없다'고 판시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통관증명서 하나로 GMO 검사 끝?', '철저하다 자랑하는 GMO 관리 국가 시스템은 어디에?', '유기농업·소비자 알권리 모두를 지킬 사법정의!'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아이쿱생협이 설립한 ㈜순수유와 농업회사법인 ㈜에프앤피 및 김신제 대표이사는 유채씨 납품 계약을 두고 현재 법정분쟁을 벌이고 있다. 에프앤피가 납품하려던 유채종실에서 GMO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에서 실시한 품질검사에서도 유전자변형종실이 혼입된 것(GMO 검출)으로 드러났으며, 국내 두 곳의 검사 기관(코젠바이오텍, 한국에스지에스)에 의뢰하여 조사한 결과 두 기관의 검사에서도 샘플에서 GMO 성분이 검출됐다.

이에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4민사부는 유채종실에서 GMO 성분이 검출됨으로써 두 회사가 계약 시 정한 품질 조건(유기농)을 갖추지 못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제33민사부는 전체 수량 중 일부에서만 채취한 시료에서 GMO가 검출된 점, GMO 및 잔류농약검사에서 불검출 판정을 받은 검사 성적서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유기농 유채로 인정하지 않을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관련 기사: 서울고등법원 같지만 다른 'GMO' 판결...무엇이 달랐나)

 

▲ 김정희 아이쿱생협연합회 회장. ⓒ라이프인
▲ 김정희 아이쿱생협연합회 회장. ⓒ라이프인

이에 아이쿱생협은 해당 판결을 '유기농업과 유기농(non-GMO) 인증제, 소비자 알권리 모두를 교란할 수 있는 위험한 판결'이라고 규탄하며 행동에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정희 아이쿱생협연합회 회장은 "유기농업과 유기농은 농약을 치지 않고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종자부터 non-GMO, 즉 유전자 조작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생협 조합원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은 GMO 문제에 관심이 높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자리에서 GMO의 안정성 문제를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안정성 문제가 아직 논쟁적이고 명확하지 않다면, 정부는 소비자들에게 사실에 관한 명확한 정보를 줌으로써 알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고 강조한 뒤 "소비자들의 권리를 유린하는 법 집행, 법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아이쿱생협 조합원들은 많은 시민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나왔다. 특히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률이 낮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수입통관 시스템에서 허술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특히 수입업자가 스스로 검사한 내역에 따라 GMO가 non-GMO가 되는 현실이 일어났고 법원 판결로도 나왔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법원은 국민주권을 실행하는 수단이자 가장 명확하게 이익을 지켜줄 수 있는 방향으로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며 "보다 현명하게 시민들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판결을 바란다"고 전했다.

아이쿱생협은 국가기관의 수입 전 GMO 검사 시료 채취 및 수입 전 GMO 정량 검사 증명서 제출 의무화, 원료 기반 GMO완전표시제의 전면 도입 등을 주장하며 지난 21일부터 '5만 국민동의청원'을 시작했다. 해당 캠페인에 함께하는 이소향 용인아이쿱생협 이사장, 이승현 의왕아이쿱생협 이사장 등도 기자회견 자리를 함께하며 GMO완전표시제를 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GMO 검출 유채종실을 유기농으로 인정한 판결에 대해 "명백한 계약 위반 사항임에도 바로잡지 않은 사법 절차에 강력히 문제를 제기한다"라고 항의했다.

▲ 23일 기자회견에 참여한 아이쿱생협 조합원들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라이프인
▲ 23일 기자회견에 참여한 아이쿱생협 조합원들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라이프인

이날 기자회견은 기자회견문을 함께 낭독하고, "이의 있습니다!", "항의합니다!" 같은 구호를 외치며 대법원을 향해 '유기농업, Non-GMO·유기농 인증제, 소비자 알권리를 지킬 사법정의'를 요구하며 마무리됐다.

 

이하 기자회견문 전문.

GMO 유채는 유기농 유채가 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의 상식적인 판결을 요구합니다!

- 유기농업, Non-GMO·유기농 인증제, 소비자 알권리 모두를 지킬 사법 정의가 필요한 시점 -

□ 부실한 GMO 관리 체계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낸 국가기관의 연이은 결정들

유기농·Non-GMO 딱지를 붙인 GMO를 수입업자의 '셀프' 검사 결과 증명서만 믿고 검역 통과되는 관리 시스템, 나중 검사에서 GMO가 검출되어도 유기농·Non-GMO로 인정해주는 법원. 바로 이것이 세계 최고로 GMO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우리나라 검역 통관 시스템의 현재 모습입니다. 이러한 시스템 하에서 소비자가 유기농·Non-GMO 인증을 믿을 수 있을까요? 생산자는 유기농·Non-GMO 인증을 유지하기 위해 힘들고 어렵게 노력할 필요가 있을까요? 수입업자의 ‘셀프’ 유기농·Non-GMO 증명서만 있으면 국가기관이 GMO를 유기농으로 쉽게 인정해주는 세상이니 말입니다.

□ GMO 유채가 유기농·Non-GMO 유채가 되는 황당한 과정

어떤 공급업자가 '유기농', 'Non-GMO'로 판매한 몽골산 유채씨에 대한 세 번의 검사 결과가 있습니다. 첫 번째 공급업자의 자체 샘플 조사는 GMO 불검출, 그러나 두 번째 계약 당사자 공동 샘플 조사, 세 번째 농관원 조사는 GMO 검출로 확인되었습니다. 검사 방식과 기관 신뢰도에 따라 당연히 해당 유채에는 GMO가 섞여 있다고 봐야합니다. 그런데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유기농 유채 계약에 GMO유채를 판매한 것을 계약 위반으로 인정하지 않는 매우 위험하고 비상식적인 판결을 내렸습니다. 공급업자의 자체 검사 절차만을 들여다본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자 Non-GMO만을 유기농으로 인정하는 현행 유기농 인증제도 위반한 판결입니다.

□ 유기농업, Non-GMO·유기농 인증제, 소비자 알권리 모두를 지킬 사법 정의를 요구합니다!

공급업자 자체 검사 증명서에 ‘GMO 불검출’로 적으면 GMO가 다량 혼입되어도 '유기농'으로 둔갑시켜 수입·판매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습니다. 사후에 GMO 검출이 확인되어도 법적 면죄부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허술한 GMO·유기 농산물 통관 제도와 GMO를 유기농으로 인정하는 판결에선 GMO를 가장 철저히 관리한다고 자랑하던 국가 시스템은 보이지 않습니다. 해당 판결이 확정된다면 유기농업, Non-GMO·유기농 인증제, 소비자 알권리 모두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한 선례가 됩니다. 유기농·Non-GMO를 지키기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생산자, 소비자가 허술한 국가 시스템의 피해자가 되는 것입니다.

GMO에 유기농 인증을 달아 수입해도 걸러내지 못하는 통관 시스템은 개혁되어야 합니다. 폐기·반송되어야 마땅한 GMO유채를 버젓이 유기농으로 인정하며 그 심각성을 더욱 부추긴 서울고등법원 재판부의 판결은 바로잡혀야 합니다. 국가 시스템이 유기농업과 소비자 알권리를 보호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는 사회적 신뢰가 깨어져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의 합리적이고 올바른 판결로 늦게라도 사법 정의가 지켜져야 합니다. 협소한 행정 절차 검토에 갇히지 않고 소비자 알권리·유기농업 가치를 지키는 데 앞장설 '역사적' 판결의 주인공이 되어줄 것을 대법원 재판부에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아이쿱생협 100개 지역조합, 30만 조합원은 국민동의청원으로 GMO 수입통관 시스템 개혁에도 직접 앞장서겠습니다!

하나, GMO 유채를 유기농으로 인정한 법적 면죄부 판결에 항의합니다!

하나, 허술한 GMO 검역·통관 시스템에 대한 민관 합동 조사를 요구합니다!

하나, GMO 수입·통관 시스템 개혁과 GMO완전표시제 실시를 요구합니다!

 

2022년 9월 23일
아이쿱생협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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