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자원봉사가 만나다? 여행길에 플로깅 한번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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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자원봉사가 만나다? 여행길에 플로깅 한번 해볼까
  • 2022.09.29 16:00
  • by 노윤정 기자
09:01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자원봉사의 이미지는 호혜성에 기반하여 어려운 이웃을 돕는 선한 활동이다. 그런데 최근 자원봉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자원봉사가 '선한 활동'의 차원을 넘어 우리 일상과 사회를 바꾸어 가는 '운동'으로서 주목받는 것이다. 이에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도 사회문제를 발견하고 함께 변화를 만들어 가는 주체로서 '자원봉사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한다. 특히, 현재 우리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기후위기에 주목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탄소 중립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자원봉사는 어떻게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리고 자원봉사가 어떻게 '일상'이 될 수 있을까?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와 라이프인은 자원봉사 패러다임의 전환 및 자원봉사 일상화에 대한 담론과 일상 속에서 우리 사회를 바꾸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를 다섯 차례에 걸쳐 전한다. [편집자 주]

 

① "자원봉사 패러다임 전환, '사회문제 해결하는 봉사활동'이 일상에 스며들도록"
② 여행과 자원봉사가 만나다? 여행길에 플로깅 한번 해볼까
③ 플로깅 봉사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우리 이야기 한번 들어 볼래?
④ 위기의 시대, 우리는 자원봉사를 이렇게 바꿨다
⑤ 당신이 생각하는 자원봉사는 어떤 모습인가요?

 

▲ '코리아둘레길 플로깅'에 참여한 참가자의 모습.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 '코리아둘레길 플로깅'에 참여한 참가자의 모습.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플로깅, 스웨덴어 '플로카 업'(Plocka upp, 줍다)과 영어 '조깅'(Jogging, 달리기)의 합성어로 일정 장소를 걷거나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 정화 활동. 두 외국어가 더해진 낯설었던 단어가 어느 순간 우리에게 익숙해지고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말이 됐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목도하면서 '우리도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플로깅은 산책이나 운동을 하면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기후위기 대응 행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이하 중앙센터)도 이 점에 주목했다. 현재 우리 일상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하고 시급한 문제인 기후위기와 자원봉사를 접목하여, 자원봉사를 어떻게 시작할지 막연하게 느끼는 이들에게 하나의 해법을 제안한 것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이후 사람들의 야외 활동이 증가하고, 캠핑이나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사람들의 야외 활동은 필연적으로 쓰레기 문제를 동반한다. 여행하면서 이런 환경 문제도 해결하고 자원봉사를 실천할 방법은 없을까?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 여행에 '플로깅'을 더하다, 환경과 지역이 살아나다…관광 코스와 자원봉사를 접목하면?

'2022 범국민 플로깅 캠페인'은 바로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중앙센터는 시민들이 보다 쉽고 익숙한 행위를 통해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국 245개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플로깅 코스를 설계하고, 한국관광공사나 SK이노베이션 등 외부 조직과 연계하여 다양한 리워드를 포함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시민들이 관심 가질 만한 관광 코스를 만들고 이벤트를 통해 자원봉사 참여를 독려하여, 자연스럽게 친환경 활동을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각 지역의 자원봉사센터는 지역의 문화해설사를 전문 봉사단으로 모집하여 플로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을 가장 잘 아는 문화해설사가 참여했을 때의 이점 중 하나는 바로 지역 맛집과 카페, 로컬상점 등도 코스 안에 소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참여자들의 여행이 단순히 지역을 소비하는 여행이 아니라 지역과 상생하는 여행이 되도록 한다.

중앙센터는 지난 5~6월 두 달간 지역 자원봉사센터와 총 10개 지역의 플로깅 코스를 개발했다. 각 코스는 해당 지역의 역사·문화·환경적 특색을 담고 있어, 자원봉사는 지루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여행·관광을 즐기며 플로깅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플로깅하며 걸어 볼까, 우리 역사가 담긴 길

먼저, 고대사부터 근현대사까지 우리 역사가 녹아 있는 길을 걸으며 플로깅을 할 수 있는 지역들이 있다. 강원(영월군자원봉사센터)의 '끝까지 함께, 의리로 걷는 단종 유배지' 코스는 영월창절서원-김현석군수창덕비각-장릉노루조각공원-보덕사-영월장릉-물무리골생태공원 순으로 경유하는 코스로, 조선 6대 왕 단종이 유배됐던 지역을 둘러보며 '충절의 역사'와 '승리자에 의해 기록된 역사'에 대해 고민해 보고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은 영월의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남(전라남도자원봉사센터)의 '길 따라 남도역사 플로깅여행' 코스는 목포역에서 시작하여 목포진역사공원-목포근대역사관2관-성옥기념관-목포근대역사관1관-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노적봉을 거쳐 다시 목포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한국 근현대 역사와 현대미술을 즐기며 플로깅 활동을 할 수 있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 '걸어서 익산 속으로' 플로깅 프로그램에 참여한 참가자들의 모습.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 '걸어서 익산 속으로' 플로깅 프로그램에 참여한 참가자들의 모습.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전북(익산시자원봉사센터)의 '걸어서 익산 속으로'는 왕도미래유산센터-익산근대역사관-익산아트센터-익산철도관사마을-익산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플로깅 코스다. 시에서 구도심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문화예술의 거리'를 조성하고 익산 근대 역사를 담고 있는 시설물들을 정비한 바, 플로깅하면서 3.1운동기념비·한국전쟁 미군오폭사건위령비 등의 기념비와 우리나라 철도 역사를 담고 있는 철도관사마을을 구경하고, 트릭아트와 전시관 등을 운영하고 있는 아트센터도 둘러볼 수 있다.

충남(부여군자원봉사센터)의 '백제시대부터 근현대사까지 역사문화길 플로깅으로 부여 한 바퀴'는 코스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부여 읍내권을 중심으로 지역의 역사문화 유적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부여군청부터 궁남지, 국립부여박물관, 정림사지, 신동엽생가(문학관)까지의 경로로 되어 있고,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부여시장광장에서 백마강달밤야시장이 열려(동절기 제외) 지역축제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

 

플로깅하며 느끼는 지역의 문화

▲ 울산 '방어진항 해안둘레길' 플로깅 코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지역의 자연경관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코스도 있다. 경기(시흥시자원봉사센터)의 '시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산들바람' 코스는 배곧한울공원-해수체험장-벅스리움-옥구공원-곰솔누리숲의 경로로 이루어져 있다. 해안가에 조성된 배곧한울공원과 곤충체험관(벅스리움)·체육시설·목공체험장·장미정원·통갤러리카페 등 다양한 테마로 구성된 옥구공원, 대기오염 물질이 주거단지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든 인공 녹지인 곰솔누리숲을 연결하여 다양한 자연경관을 품고 있는 시흥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경남(거제시자원봉사센터)의 '거제 기적의 길'은 장승포수변공원에서 시작해 기적의 길, 송구영신 소망길, 총명사, 장승포해안길, 양지암장미공원 등을 경유하는 코스다.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작전 과정에서 피란민들이 거제에 도착하여 정착하기까지의 여정을 살펴보고, 해안비경을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울산(울산동구자원봉사센터)의 '방어진항 해안둘레길' 코스는 방어진항을 중심으로 해안길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기획한 코스다. 경로를 따라 방어진철공조선소터, 천년소나무, 방어진박물관, 방어진 공동어시장, 슬도, 유채꽃밭, 대왕암공원 및 출렁다리 등을 지나게 되는데, 사전에 울산동구자원봉사센터로 연락하면 마을해설사가 동행하여 울산의 문화와 역사를 더 깊이 알 수 있도록 해설을 더해준다. 또한,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플로깅 코스'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으로, 박물관을 제외한 전 코스를 반려견과 함께 돌아볼 수 있다.

 

플로깅하며 산림을 즐기다

플로깅을 하며 산림 속에서 생태를 경험할 수 있는 코스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기분과 함께 지구 환경에 기여했다는 뿌듯함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경남(경상남도자원봉사센터)의 '봉암수원지 플로깅' 코스는 어린이놀이터-쉼터 정자-봉암수원지 및 돌탑-숲속 도서관을 경유하는 코스다. 숲속 놀이터와 도서관 등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찾기에 적합하다. 아이의 손을 잡고 아름다운 산세와 수원지 경치를 즐기고, 쉼터와 도서관에서 쉼의 시간을 갖고, 함께 쓰레기도 주우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가치를 익히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부산(부산강서구자원봉사센터)의 '대저생태공원 플로깅 줍GO! 담GO! 지키GO!' 코스는 낙동강 우안 대저수문부터 김해공항램프까지 이어지는 대저생태공원을 거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소위 '인생샷'을 남길 수 있도록 사진 촬영 장소가 곳곳에 마련돼 있어, 아름다운 꽃과 나무, 습지를 배경으로 사진도 남기고 플로깅 활동도 할 수 있다.

인천(부평구자원봉사센터)의 '원적산-나비공원 플로깅' 코스는 원적산공원놀이터-유아숲체험장-연결다리-장수산-나비공원 순으로 이어진다. 산길이지만 경사가 완만하여 누구나 큰 체력적 부담 없이 산세를 감상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듯이 플로깅 활동을 할 수 있다. 특히 공원 놀이터, 간식을 섭취할 수 있는 매점과 카페, 유아숲체험장이 있어 아이들과 동행하기에 적합한 코스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중앙센터는 이상의 10개 코스뿐 아니라 7월부터 11월까지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범국민 플로깅 캠페인 연계 이벤트도 운영한다. 해당 캠페인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2017년 조성한 '코리아둘레길'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코리아둘레길은 우리나라 외각의 여행길을 연결한 장거리 걷기 여행길로, 동해의 해파랑길, 남해의 남파랑길, 서해의 서해랑길로 이루어져 있다. 캠페인에 참여하길 원하는 개인(혹은 단체)은 코리아둘레길 코스 중 한 곳을 택해 여행하면서 플로깅을 진행하고 인증하면 된다.

참여자들은 '데이터플로깅 웹앱'을 통해 쓰레기 수거량과 활동 거리, 활동 시간 등을 기록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공식적으로 인증 받을 수 있다. 개인 SNS 계정에 활동 사진을 인증하면 한국관광공사에서 매월 100명을 추첨해 친환경 여행키트를 제공하며 캠페인 참여를 독려할 예정.

가족과의 나들이, 친구와의 여행 등을 계획하고 있다면 자원봉사센터가 안내하는 플로깅 코스를 따라가 보는 것은 어떨까. '자원봉사'라는 말에 너무 부담을 갖지는 말자. 지역의 문화와 역사, 자연경관을 느끼고, 현지 자원봉사자들이 추천하는 맛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행하는 즐거운 여행 일정의 일환이 될 테니까. 나와 지구, 지역을 위하면서도 재미있고 특별한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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