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의 희망, 청년농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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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의 희망, 청년농부의 힘
고령화와 인구감소 여파는 지역 소멸위기 앞당겨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한 제언...청년농업인 육성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만들기
  • 2022.09.30 22:00
  • by 이진백 기자
06:31
ⓒ농림축산식품부 블로그
ⓒ농림축산식품부 블로그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는 대한민국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농촌에서의 고령화와 인구감소 여파는 지역소멸 위기를 앞당기고 있다. 

농업·농촌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심화, 농가소득 정체, 산업적 특수성, 수입 농산물 확대로 인한 경쟁 심화 등 농업 부문 안팎의 여건은 점차 악화되고 있고 농업인과 농촌 주민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농업·농촌의 문제는 이제 농업인 당사자 또는 농촌에 거주하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업은 생명의 원천이자, 살림의 근간이며, 생태환경의 보루이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도시를 중심으로 공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실제로 농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줄어들었다. 197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29.1%였던 농업 비중은 2018년 1.7%로 약 17분의 1로 줄어들었다. 또 경지면적은 1998년 191만ha에서 2020년 156만 5,000ha로 22년 동안 약 34만 5,000ha 줄어들었다. 서울시 면적이 6만 520ha이니 서울시만 한 지역이 약 5.7곳 사라진 셈이다. 농업소득은 1998년 1462만 원에서 2020년 1182만 원으로 22년간 약 280만 원(월 23만 원) 줄어들었다. 이는 농업이 차지하는 위상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 통계청, 「농림어업총조사」와 「인구총조사」.
▲ 통계청, 「농림어업총조사」와 「인구총조사」.

더욱 큰 문제는 농민의 숫자가 현저하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1970년 당시엔 국민 절반가량(45.9%)인 1442만 2천 명의 농가인구가 1995년 485만 1천 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고, 2020년에는 231만 7천 명으로 25년 동안 또 절반 이상 감소했다. 농가 수는 248만 3천 가구(1970년)에서 150만 1천 가구(1995년), 103만 6천 가구(2020년)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농가 인구의 고령화 역시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2020년 기준 농촌 인구의 약 절반이 고령층이 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농가의 고령화로 전체 농업인의 45% 이상을 차지하는 65세 이상 고령농업인의 비율은 2024년에 50%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농촌은 초고령화와 소득, 거주기반 약화로 지역 소멸이 심각한 수준이다. 전국 기초 지자체의 40%가 넘는 군단위 지역이 소멸위기에 직면하고 있으며, 농업·농촌의 경쟁력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농촌이 소멸하면 식량생산까지 차질을 빚어 국민의 건강과 생명까지 위협받게 된다. 농산물가격의 불안정성은 소비자의 합리적인 가계 지출을 어렵게 만들며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국가가 국민과 함께 농업을 최우선 산업으로 설정하고 생명산업·미래산업으로서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농업 전문 매체인 <농민신문> 보도(2010년 6월)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농업은 꼭 지켜야 할 삶의 근간'이라는 제목의 책을 통해 '시장 논리가 아닌 미래 삶의 가치를 위해 농업과 농촌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고 한다. 독일 정부는 "농업은 단순히 농산물 생산만이 아니라 이보다 훨씬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나라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국민총생산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지만, 식품과 농자재 등 연관된 산업을 고려할 때 몇배나 더 큰 산업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농촌공간 보존 등 비물질적 기능은 돈으로 평가할 수 없는 귀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학 이어령 선생은 '앞으로 직업의 매력이나 중요성으로 판단했을 때 농업이 중요하다'고 했고, 미국의 유명한 투자가인 짐 로저스도 '다른 산업대비 농업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라며 향후의 가능성을 볼 때 농업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농업의 미래를 위해 농촌·농업 분야에 청년들이 많이 유입되고 육성되어야 하지만, 아직은 농촌에서 청년들이 자리 잡고 성과를 낸다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농촌경제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40세 미만의 청년농업인 경영체는 0.7%에 불과한 상황이다. 100만 농가라고 하면 7천 농가가 청년이라는 뜻이다. 경영체 수로 봤을 때 청년농업인은 매년 감소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에는 0.4%까지 낮아질 거라는 전망이다. 청년농업인의 감소는 농업인구의 감소와 고령화로 연결되어 궁극적으로는 농업 기반을 약화시키고 성장을 지연시킬 수 있다.

농업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속가능하다는 것은 현재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후세도 이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농업이 현재 상태에 머무른다면 20~30년 후엔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사람이 없어진다. 농업·농촌은 국민 경제와 국가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필수적인 기본 요건이다. 지금까지 농업을 식량 생산을 위한 산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이제는 그런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농업·농촌은 이제 다양한 사회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농촌은 도시생활에 찌든 이들에게 평화와 안식을 선물해 새로운 활력을 얻게 한다. 귀농·귀촌은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또 다른 삶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농촌공동체는 원자화되어 파편화된 개인에게 더불어 살기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농촌은 청년들의 꿈을 이루어나갈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치와 잠재력을 가진 공간이다. 청년농업인들이 유입되고 육성된다면 농업·농촌을 지속·발전시킬 수 있다. 청년농업인들의 육성과 정착이 중요한 이유다. 청년이 돌아오는 농업·농촌을 만들기 위해서는 ▲농지확보 ▲영농기술교육 ▲농촌주택확보 ▲신규진입자에 대한 영농정착지원자금 지원기간 연장 등 법·제도의 정비와 함께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선행돼야만 한다. 또한 영농에 진입하는 청년농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농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고양하고, 농업에 관심을 가진 청년이 실험이나 실습을 통해 경로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농업의 다양한 기능과 가치를 함께 공감하고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건설을 위해서는 모두가 농업·농촌을 사회적 공통자본으로 인식하고 농업·농촌의 다원적 가치와 역할을 살리는 일에 다 함께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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