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싸우는 당신 곁에 힘이 돼줄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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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싸우는 당신 곁에 힘이 돼줄 목소리
암 환우 도서 출판사 '아미북스', 오디오북 출시…녹음 전 낭독 연습 및 코칭 현장 방문
조진희 아미북스 대표 및 저자, 코칭 성우 인터뷰…암 환우들이 들려주는 '나의 이야기'
  • 2022.10.13 12:20
  • by 이새벽 기자

대한민국 사망원인 1위 암(癌). 암은 사회·경제적 조건에 따라 발병률과 사망률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암을 비롯한 건강 불평등은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됐다. 이에 라이프인은 암에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암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사회구성원 모두가 암으로부터 자유로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암 환우와 커뮤니티, 암 환우의 사회활동, 암 환우들의 문화·예술, 암을 가까이서 본 전문가들의 조언 등 다양한 관점에서 암과 삶을 바라본다. [편집자주]

 

"항암치료 중인 엄마가 '암밍아웃'(아미북스 출간작)을 읽으면 좋을 것 같은데, 힘들어서 글자를 못 읽겠다고 하세요. 혹시 오디오북 있나요?"

이 SNS 메시지 한 통은 조진희 아미북스 대표를 움직이게 했다. 아미북스는 암 환우 이야기를 담은 도서 출판사다. 자신도 항암치료 과정 중 글을 읽거나 쓰기 어려워 당시 펴낸 책의 분량이 제일 짧았던 것을 기억한 조 대표는 해당 독자의 메시지에 공감했고,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오디오북을 제작 및 출시하기로 결정했고, 이왕이면 책의 저자인 암 환우가 직접 녹음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디오북 녹음에 들어가기 전, 조 대표를 중심으로 아미북스 도서 저자들과 베테랑 성우가 한자리에 모여 낭독 교육 및 1:1코칭을 진행했다. 

▲ 아미북스 도서 저자들이 오디오북 출시를 위해 홍승표 성우와 낭독 연습을 하고 코칭 받는 모습. ⓒ라이프인
▲ 아미북스 도서 저자들이 오디오북 출시를 위해 홍승표 성우와 낭독 연습을 하고 코칭 받는 모습. ⓒ라이프인

 

▲ 조진희 아미북스 대표. ⓒ라이프인
▲ 조진희 아미북스 대표. ⓒ라이프인

"암 환우 위한 도서 출판사, 없으면 내가 만들지 뭐!"
조 대표는 2018년 유방암 진단을 받고 서점에 갔다. 암 관련 책은 의사가 어려운 전문지식을 담아 쓴 글 또는 힘들고 슬픈 투병일기가 전부였다. 암이 발병하고 죽음이 겁났던 조 대표는 암에 걸려도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의 밝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매달 받아볼 수 있는 암 관련 잡지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한 조 대표는 제안서를 써서 암 관련 협회나 제약회사에 돌려봤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암 환우의 사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현실에 화가 난 그는 만기가 된 적금을 깨서 출판사를 직접 차렸다. 암 환우 도서를 내겠다는 일념 하에 고군분투하는 그를 본 환우들은 하나둘 모여 협력했고, 그로 인해 암 환우 커뮤니티 '아미다해'가 형성됐다.

 

 

 

▲ '나 밥 안 할래' 저자 김희숙. ⓒ아미북스
▲ '나 밥 안 할래' 저자 김희숙. ⓒ아미북스

"제일 수고하는 나에게 자유를 줬어요. 밥 안 하고 싶을 때 안 하는 자유!"
아미북스 암 환우 관련 도서 5권 중 제일 먼저 녹음에 착수할 책은 저자 김희숙 씨의 '나 밥 안 할래'다. 김 씨는 책에 일부러 암에 대한 언급을 적게 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암 환우는 사회생활을 잘 못할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불편했다. 김 씨에게 암 발병은 인생의 수많은 에피소드 중 하나일 뿐이었다. 암을 인생에서 '정지'가 아닌 '전환점'으로 삼았다. 제2의 인생을 뭘 하며 살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50세를 넘긴 나이의 자신은 이제 남편, 자녀 모두와 동등한 관계라고 생각했다. 누가 누구를 돌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그는 자유를 선언했다. '밥 안 하는 자유'. 

"내 인생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세요"
두 번째 암 진단을 받았을 때 김 씨는 자신의 습관과 삶을 재점검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국어교사였던 김 씨는 시기에 맞았던 명예퇴직을 신청하고 암 수술과 6개월의 회복기를 거친 이후 신나게 놀았다. 놀면서 앞으로 무엇을 할지 탐색해 보니 더 많은 것을 발견했다. 김 씨는 인도 포르투갈 등 외국에서 그림을 그리는 여행을 하며 블로그에 글과 그림을 올렸고, 그를 바탕으로 책을 냈다. 김 씨는 "많은 중년 여성이 우울증을 겪는다.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하기보다 먼저 자신의 삶에 주체성을 가지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용기 내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암밍아웃 서울시장편 공동저자 이정아. ⓒ아미북스
▲암밍아웃 서울시장편 공동저자 이정아. ⓒ아미북스

암 환우가 들려주는 진짜 내 이야기
'암밍아웃 서울시장편' 공동저자 이정아 씨는 초대 성우의 지목으로 책 중 자신의 분량을 낭독하고는 눈물을 흘렸다. 암으로 친정엄마와 오빠를 잃었던 이 씨는 시어머니로부터 엄마의 사랑을 느끼고 싶었지만 시어머니의 온도는 달랐다. 이후 장애를 가진 아들 둘을 둔 이 씨에게 암이 발병했고 시어머니는 이 씨를 아끼고 챙기기 시작했다. 이 씨는 그때부터 시어머니에게서 엄마의 사랑을 느꼈다. 
또한 그는 "낭독 연습을 통해 내 몸이 경직돼 있음을 느꼈고, 앞으로 몸의 긴장을 완화하고 스스로를 위안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 홍승표 성우가 암 환우 저자에게 도서 낭독을 코칭 해주고 있다. ⓒ라이프인
▲ 홍승표 성우가 암 환우 저자에게 도서 낭독을 코칭 해주고 있다. ⓒ라이프인

"암 환우 저자들의 용감한 도전에 감동"
재능 나눔으로 낭독 연습과 1:1 코칭을 제공한 20년 경력의 베테랑 성우 홍승표 씨는 암 환우 저자에게 "내 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는 아름다운 순간에 경직되기보다는 편안한 마음을 가지라"며 긴장을 완화시켰다. 홍 씨는 코칭 종료 후 "저자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모임 분위기가 조금 어두울 것 같았다. 그런데 다들 표정도 좋고 활기차다. 자기의 아픈 이야기를 과감히 드러내고 세상에 희망을 전하려는 모습이 감탄스럽다. 오디오북에 도전하는 것도 대단하다. 내가 오히려 감동과 힐링 받고 간다.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달려와 도와 드리겠다"며 응원과 지지의 말을 남겼다. 

▲ 아미북스 오디오북 녹음 전 낭독 교육 및 코칭 현장 기념사진. ⓒ아미북스
▲ 아미북스 오디오북 녹음 전 낭독 교육 및 코칭 현장 기념사진. ⓒ아미북스

자신의 암 경험담을 책으로 엮은 아미북스 저자들이 모인 자리는 따뜻했다. 서로 버팀목이 되어주는 그들을 보면 암은 물론 다른 역경도 충분히 이겨낼 것 같다. 
그들이 연습 삼아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읽는 목소리를 들을 때 마음이 뭉클했다. 숙련된 성우의 음성보다 서툴러도 진정성 있는 저자들의 목소리가 아미북스 오디오북 녹음에 더없이 어울렸다.   

김희숙 저자의 '나 밥 안 할래'와 이정아 공동저자의 '암밍아웃 서울시장편'을 비롯한 아미북스의 암 환우 도서 오디오북은 2022년 말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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