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겪어도 삶은 계속 된다!"… '닥터베르'의 암 경험담 녹여낸 '고잉 온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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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겪어도 삶은 계속 된다!"… '닥터베르'의 암 경험담 녹여낸 '고잉 온 웹툰' 
암 환우 위한 고잉 온 캠페인
고잉 온 웹툰에 작가 닥터베르 참여
  • 2022.11.08 00:00
  • by 이새벽 기자

대한민국 사망원인 1위 암(癌). 암은 사회·경제적 조건에 따라 발병률과 사망률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암을 비롯한 건강 불평등은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됐다. 이에 라이프인은 암에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암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사회구성원 모두가 암으로부터 자유로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암 환우와 커뮤니티, 암 환우의 사회활동, 암 환우들의 문화·예술, 암을 가까이서 본 전문가들의 조언 등 다양한 관점에서 암과 삶을 바라본다. [편집자주]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휴대전화 너머로 웹툰(Webtoon)이 많이 보인다. 심지어는 횡단보도에서도, 길거리에서도 보행 중에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웹툰의 독자층과 시장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소재 및 장르 또한 다양해졌다. 만화는 현실에서 겪어보지 못한 세계를 간접 경험하는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현실적인 소재를 두고 작가와 독자가 정보와 감정을 공유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때로는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특정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혈액암을 경험한 웹툰 작가 닥터베르 역시 자신의 암 경험담을 웹툰으로 풀어냈다. 

2020년 8월 5일부터 '대한암협회'와 글로벌 의료기업 '올림푸스한국'이 암 경험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정서적 지지를 위해 '고잉 온(Going On) 캠페인'을 펼쳤다. '암 발병 후에도 암 경험자들의 아름다운 삶은 계속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캠페인은 ▲고잉 온 콘서트(관객 맞춤형 음악회) ▲고잉 온 다이어리(일기 공유 전시회) ▲고잉 온 스튜디오(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지원 프로그램) 등 암 경험자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활동을 이어 나갔다. 

닥터베르 작가는 올해 4월 7일부터 고잉 온 캠페인의 일환인 고잉 온 웹툰에 참여해 암 경험자가 현실에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웹툰에 담았다. 웹툰 작가 닥터베르를 만나 '고잉 온 웹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웹툰 작가 닥터베르. ⓒ라이프인
▲ 웹툰 작가 닥터베르. ⓒ라이프인

Q. 닥터베르라는 작가명은 어떻게 짓게 되었나?
공학박사의 '닥터', 도베르만의 '베르'를 따서 '닥터베르'라는 이름을 지었다. 도베르만이라는 견종의 본래 이미지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인상과 다르다. 날카로운 이미지의 도베르만은 사람이 개의 귀 일부를 잘라 인위적으로 세운 모습이다. 
청소년기의 나는 문학 소년이었는데 주변 사람들이 "문학은 배고픈 길이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이후 몇몇 외부 경험들이 더해져 나의 삶은 나의 본연의 모습과 다르게 변했다. 나의 이런 상황이 도베르만 견종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비슷한 것 같아 견종명의 일부를 따서 작가명을 지었다.    
                                                
Q. 닥터베르 작가의 웹툰 속 캐릭터는 동물이다. 사람이 아닌 동물을 캐릭터의 소재로 삼는 이유가 있나?
그림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어 사람 얼굴을 그리는 것이 어려웠다. 아내가 사람 대신 동물을 그리는 것을 제안해줬는데 좋은 방법이었다. 동물은 외형과 성격의 특성이 뚜렷해 사람을 빗대어 표현하기 좋았다. 긴 입으로 품에 안은 아기를 계속 치는 실수를 연발하는  초보엄마 '악어'와 시험 볼 때 찍는 대로 다 맞는 학생 '무당개구리' 등 웹툰 속 캐릭터를 동물로 표현하니 극적인 효과가 있었다.    

Q. 고잉 온 웹툰 연재로 자신의 암 경험담을 웹툰에 풀어냈다. 암 관련 개인사가 대중에게 알려지는 것에 부담은 없었나? 
암 경험담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기에 거부감은 없었다. 그러나 당시 7살이었던 어린 아들이 내가 암과 싸우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암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다. 방송을 통해 암이 죽음의 병이라는 내용을 듣고 공포를 느껴 한동안 심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아들이 더 자랄 때까지 내가 암 경험을 밝히는 것에 조심했어야 했나 고민했다. 다행히 지금은 무난하게 잘 지내고 있다.  
 

▲ '고잉 온 웹툰 시즌2' 2화 암이라는 낙인 중 일부 장면. ⓒ올림푸스한국
▲ '고잉 온 웹툰 시즌2' 2화 암이라는 낙인 중 일부 장면. ⓒ올림푸스한국

Q. 고잉 온 웹툰 중 제일 인상 깊은 회차는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시즌2 2화 '암이라는 낙인'이다. 20대 암 경험자가 기업 면접에서 자신은 암을 이겨냈고 미래를 위해 노력한 사실을 당당하게 말했는데, 면접관들은 "저 사람을 뽑았다가 재발하면 어떻게 하냐"는 등 말을 나눴다. 탈락의 고배를 마신 암 경험자는 다음 면접에서 항암치료 기간에 대해 자격증 취득 공부로 시간을 보냈다고 말한다. 
앞길이 창창한 젊은이가 암에 대해 편견을 가진 사람들의 평가로 인해 미래가 막힌 일화를 담았다. 암 경험 사실을 감추게 만드는 대중의 인식이 암 완치율이 높은 의학 기술의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웹툰 작가 닥터베르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소아 암 환우를 대상으로 만화 그리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본인제공.
▲ 웹툰 작가 닥터베르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소아 암 환우를 대상으로 만화 그리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본인제공.

Q. 고잉 온 웹툰으로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는 무엇인가?
암은 그 사람의 잘못이나 실수, 자기관리 부족으로 생긴 경우가 많지 않다. 암이 생겼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암을 치료하면서 삶은 계속된다. 암 경험자들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사회활동도 영위해야 한다. 
소아암 환우들에게 웹툰 관련 수업활동을 하면서 "나도 여러분과 비슷한 림프종 환자였지만 무사히 회복하고 오늘날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한다"고 말하곤 했다. "다른 암 환우 여러분도 다 완쾌하실 것이라 믿고 응원한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Q. 앞으로의 작품 계획은 어떠한가?
내년 상반기 쯤 선천성 질환 혹은 난치병 관련 이야기를 다룬 메디컬 드라마를 연재할 계획이다. 그 다음 작품으로 중년이 꿈을 꾸고 이루는 자아실현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닥터베르 작가는 암 환우들의 현실과 일상생활이 조명되어 그들의 사회활동이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한편으로는 암 경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 또한 컸다. 기자는 작가의 우려에 반(反)하지 않겠노라고 화답했다.

고잉 온 웹툰은 이달 8일에 마지막 화를 연재해 총 2개 시즌, 15화로 종료되며, 고잉 온 캠페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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