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균팩, 우편을 타고 새롭게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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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균팩, 우편을 타고 새롭게 태어나다
일본 '테트라팩 리사이클편(便)' 소개
  • 2022.11.24 17:14
  • by 정화령 기자
04:02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잘못된 분리배출을 개선하여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일부 지역에서 1차 시범사업을 진행 후, 올해 2월부터는 전국 공동주택 100만 가구와 대량배출원 300곳으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시범사업이 도중에 종료하였고 올해 9월에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표시 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하여, '종이팩 중 알루미늄박이 부착된 종이팩(이하 멸균팩)'을 평가 결과 표시의 적용 예외 대상에서 삭제했다. 앞으로 멸균팩을 분리수거하지 않고 종량제 봉투에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리도록 하는 방안이다. 정부 설명으로는 내부에 알루미늄이 부착된 멸균팩 출고량이 증가하고 종이팩 재활용률이 점차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 소비자 단체가 멸균팩 분리배출 확대를 포함한 종이팩 재활용 체계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기후행동

하지만 멸균팩은 내부에 알루미늄 코팅이 되어 음식물이 장기간 상온에서 보존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또한 내용물의 풍미와 영양을 지키는 데도 유리해서 맛을 비교적 오래 보존할 수 있다. 특히 냉장 유통이 어려운 개발도상국이나, 재난지역에서 유용하고 가정에서도 대량으로 보관하기 편리하다. 하지만 재활용 측면에서 우유팩과 같이 알루미늄이 없는 종이에 비해 유통량이 적고, 재생 공장 설비에 따라서는 재활용이 어려워 회수와 재생에 추가적인 비용이 든다는 단점도 있다. 이런 특징을 두고 가까운 일본에서는 멸균팩 재활용을 알리고 선도해온 조직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테트라팩 리사이클편 홈페이지 

■ 테트라팩 리사이클편(便)

두유를 보급‧개발하기 위해 설립한 일본 두유 협회, 자원 순환형 사회 구축을 목표로 재생 화장지를 생산하는 코어렉스(corelex)신에이, 세계적인 멸균팩 기업인 테트라팩JAPAN이 함께 설립했다. 이전에는 일본에서도 멸균팩 재활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알루미늄이 붙은 종이도 재활용이 가능하다'라는 걸 소비자에게 알리고자 2008년 4월 출범해 최근에는 연간 약 10t의 멸균팩을 회수하는 비영리 단체이다.
 

 ▲ (왼쪽부터)일본두유협회, 코어렉스신에이, 테트라팩JAPAN 로고. ⓒ테트라팩 리사이클편 홈페이지
 ▲ (왼쪽부터)일본두유협회, 코어렉스신에이, 테트라팩JAPAN 로고. ⓒ테트라팩 리사이클편 홈페이지

가정에서 우편으로 회수하여 재생업체에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개인이 쉽게 이용하여 멸균팩은 당연히 재활용된다는 인식을 사회에 알리는 걸 목표로 한다. 

 

■ 무엇을‧얼마나‧어떻게 재활용했을까?

이용자는 사용한 멸균팩을 열어서 씻어 말리고 테트라팩 리사이클편(이하 리사이클편) 전용 회수 상자에 넣어 무료 우편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우체국에 직접 가거나 집에서 직접 회수할 수도 있다. 100mL에서 1L 사이의 멸균팩이라면 음료 종류에 상관없이 재활용할 수 있는데, 전용 회수 상자에는 1L 용기 40장 정도가 들어간다.

2008년 시작한 이래 2021년 3월까지 집계한 총회수량은 84.4t으로, 전국 회원 수는 약 1만 9천 명이다. 그리고 리사이클편에서는 "거주지 근처에 슈퍼마켓, 생협, 지자체에서 회수할 때는 그곳을 이용하도록" 권고한다.

 

■ 재생 휴지가 만들어지는 과정

이렇게 모인 멸균팩은 위에 소개한 코어렉스(corelex)신에이 공장으로 전달되어, 다른 종이 원료와 함께 화장실용 휴지나 티슈페이퍼로 재생된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테트라팩 리사이클편 홈페이지 사진, 라이프인 정리
ⓒ테트라팩 리사이클편 홈페이지 사진, 라이프인 정리

이렇게 재생 휴지가 완성되고, 공정 도중 분리한 금속은 제철소로 보내고 폐플라스틱이나 종이 찌꺼기는 연료나 시멘트 원료로 활용한다. 그리고 재생 과정에서 사용한 물은 배수처리 시설에서 정화하여 기준에 도달하면 도시 하수로 방류한다. 


■ 올해로 회수 서비스는 종료

2008년부터 15년간 운영해온 리사이클편은 올해로 사업을 마무리한다. 리사이클편 사무국은 "멸균팩 재활용 인식 개선의 일환으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용자분들께 인정받고 성과를 올렸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더 가까운 곳에서 많은 종이류를 회수하고 재활용하는 방향으로 개선될 것이다. 지역의 슈퍼마켓에서 멸균팩을 회수하거나 테트라팩사의 ‘벨마크’운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멸균팩 재활용에 힘쓸 예정"이라고 앞으로 방향을 밝혔다. 

벨마크 운동 : '모든 아이가 풍요로운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하는 목적으로 1960년에 시작되었다. 벨마크가 인쇄된 테트라팩사의 멸균팩을 모아서 보내면 점수에 따라 학교의 비품이나 교재를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교재 구매 금액의 10%가 개발도상국이나 장애아동을 위한 특수학교에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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