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참여하지 않으면, 플라스틱도 탄소도 줄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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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참여하지 않으면, 플라스틱도 탄소도 줄지 않아"
서울 국제기후환경포럼 2일 차, '시민참여' 세션 열려
  • 2022.12.04 14:13
  • by 정화령 기자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폐기물 처리와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도시 역할을 논의하는 자리가 열렸다. 서울시가 12월 1일과 2일 양일간 서울시청에서 개최한 '2022 서울 국제기후환경포럼'에서는 '지구를 위한 동행–Zero Waste'를 주제로, 여러 나라의 폐기물 감소 정책과 순환경제 도시 실현을 위한 노력을 공유했다.

이번 포럼은 온‧오프라인을 병행하여 진행되었는데, 행사 마지막 날인 2일 '시민들의 지속가능한 소비 활성화를 통한 자원순환 및 제로웨이스트 촉진'을 주제로 시민참여 세션이 진행됐다. 

 

▲ (왼쪽부터)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SBS 김진호 PD, 아로마티카의 김영균 대표, 웹툰 '기후위기인간' 구지민 작가. ⓒ라이프인 
▲ (왼쪽부터)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SBS 김진호 PD, 아로마티카의 김영균 대표, 웹툰 '기후위기인간' 구지민 작가. ⓒ라이프인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이 전체 진행을 맡아 미디어, 화장품 업계, 웹툰 플랫폼, 지자체라는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과 함께 기후위기를 위해 노력하는 발표자들의 사례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인기 예능 '정글의 법칙'으로 유명한 SBS 김진호 PD가 예능과 방송에서 시민참여를 만들어낸 경험을 전했다. 그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문명이 닿지 않은 곳을 탐험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프로그램을 길게 하다 보니 환경의 중요성을 느끼고, 내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2018년 남극에 가서 빙하가 녹고 있는 현장을 본 뒤로 심각성을 실감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 후 '공생의 법칙'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생물 다양성을 조명하고, 폐기물 문제를 다뤘다. 

ⓒSBS 공생의법칙 홈페이지 영상 갈무리 
ⓒSBS 공생의법칙 홈페이지 영상 갈무리 

김 PD는 "미디어에서 '에코브리티(에코(Eco)와 셀러브리티(Celebrity)의 합성어)'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라며 미국 NBC 방송에 출연해 지구 온난화를 경고하기 위해 빙하에 가서 북극곰이 먹다 남은 연어를 먹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공장식 축산을 경고하는 다큐멘터리 '카우스피라시'를 제작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사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튜브 등 플랫폼의 발달로 접할 수 있는 영상의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지상파를 포함한 언론과 방송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앞으로 환경도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아서 다큐멘터리가 아닌 스타가 함께하는 예능 장르 프로그램도 많이 나왔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리고 "시청률을 이유로 제작을 주저하지 말고 정부와 미디어가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아로마티카의 김영균 대표는 뷰티 브랜드가 환경을 위해 지속가능 경영에 힘쓰는 노력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로마티카는 EWG라는 화장품 성분의 유해 가능성 등급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곳이다. 인체에 유해한 성분 배제를 시작으로 유기농 인증과 환경 경영 선언, 친환경 포장재와 원료 사용으로 실천을 확대해갔다. 

▲ 아로마티카 재활용 용기 제작 과정. ⓒ아로마티카 홈페이지 
▲ 아로마티카 재활용 용기 제작 과정. ⓒ아로마티카 홈페이지 

김 대표는 "화장품 용기는 재활용 난이도가 가장 높은 폐기물"이라며 현재 재활용 시스템에서 대부분 소각 폐기되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옷이나 용기로 재탄생되는 플라스틱 원료는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분리배출이 그대로 재활용 제품으로 탄생하지 않는 구조를 설명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로마티카는 전기 트럭을 운행하여 서울시 관악구와 강남구 지역의 투명 PET를 매일 수거하고 있다. 올해만 10t을 수거했고, 공장에서 직접 재활용 과정을 거쳐 용기로 재탄생하고 있다. 

▲ 아로마티카 리필제품을 판매하는 사회적기업 '더커먼' ⓒ아로마티카 홈페이지 
▲ 아로마티카 리필제품을 판매하는 사회적기업 '더커먼' ⓒ아로마티카 홈페이지 

2020년에는 용기를 가져가서 화장품이나 샴푸의 내용물만 구입하는 리필스테이션을 화장품 브랜드 최초로 시작했고, 전국의 88개 제로웨이스트샵과 연계하여 재사용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시민이 참여할 방법을 계속 만들면 플라스틱 사용량은 줄어들 걸로 기대한다"라며, 호텔과 리조트에도 벌크 제품을 납품하는 등 환경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 갈 것이라 말했다. 

 

 

이어서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감을 느끼면서도 현실적인 문제에 고뇌하는 평범한 청년 캐릭터 '구희'의 일상을 담은 웹툰 '기후위기인간'을 소개했다. 구지민 작가는 "일상에서 느끼는 점을 그리고 있다. 너무 많은 내 방의 물건을 보고 안일하게 소비해온 자신을 반성하거나, 창밖의 쓰레기 수거함에 모인 폐기물이 매립지로 가서 썩지 않아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을 거라는 생각 등을 웹툰에 담았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 웹툰 기후위기인간. ⓒ네이버웹툰 
▲ 웹툰 기후위기인간. ⓒ네이버웹툰 

그리고 "환경 문제는 거대하고 복잡해서 혼자 해결할 수는 없다"라며, 사람들과 소통하며 힘을 얻은 경험을 공유했다. '궁상 절약 이야기 이벤트'를 진행하며 "나 혼자 실천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라거나 "나도 해보고 싶다"라는 의견들을 보고, 격려와 포용의 힘을 느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녀는 "불완전하고 좌절하면서도 환경을 위해 실천하려는 의지가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냈다고 생각한다. 실천하자고 권고하기보다는, 환경 감수성을 키우는 메시지를 전하고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질문을 던지는 일이 중요하다"라며 일반 시민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참여할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전했다. 

 

▲ 투르크시 리스토 베이보 기후 국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 투르크시 리스토 베이보 기후 국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마지막으로 핀란드 투르크시의 리스토 베이보 기후 국장이 '시민과 함께하는 기후 긍정 투르크’에 대해 발표했다. 투르크시는 핀란드의 전 수도로 가장 오래된 도시이자 학생이 많은 대학 도시이다. 시민과 대학, 기업과 NGO가 협력하여 1990년 대비 탄소 발생을 55% 감축했는데, 이는 핀란드 대도시 중 가장 적은 배출량이다. 리스토 국장은 기후 대응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점이 있다며 ▲도시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수송부문 청정 모듈 도입 ▲기업의 선도적 기술 개발 등을 꼽았다. 

또한 그는 "시민의 환경 인식 제고가 중요하다. 결국 개개인이 주택, 식사, 이동, 소비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르크시는 ▲에너지 ▲식량 가치 사슬 ▲물순환 ▲교통과 물류 ▲건축의 5대 우선 주제를 설정하고, 그 분야에서 '라이프스타일 1.5'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여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탄소 감축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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