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야 하는 이야기"…청년들의 아이디어로 평화와 통일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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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야 하는 이야기"…청년들의 아이디어로 평화와 통일을 말하다
'2022 대한민국 청년 평화플러스 오픈랩 프로젝트' 최종 발표회 및 시상식, 1일 개최
피스빌딩클럽인코리아·라온디어·비링크드·하나통일 등 최종 4개 팀 참가
  • 2022.12.05 18:00
  • by 노윤정 기자
▲ '2022 대한민국 청년 평화플러스 오픈랩 프로젝트' 최종 발표회에는 '상상공모전'과 오픈테이블을 거쳐 선정된 최종 4개 팀이 참여했다. (오른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라온디어, 우수상을 수상한 비링크드, 각각 장려상을 수상한 피스빌딩클럽인코리아와 하나통일. ⓒ라이프인
▲ '2022 대한민국 청년 평화플러스 오픈랩 프로젝트' 최종 발표회에는 '상상공모전'과 오픈테이블을 거쳐 선정된 최종 4개 팀이 참여했다. (오른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라온디어, 우수상을 수상한 비링크드, 각각 장려상을 수상한 피스빌딩클럽인코리아와 하나통일. ⓒ라이프인

"이 프로젝트가 아니면 과연 우리 세대가 평화통일이나 이산가족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까? 나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가 유의미하다."(라온디어 박정환 대표)

'2022 대한민국 청년 평화플러스 오픈랩 프로젝트' 최종 발표회 및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됐다. '대한민국 청년 평화플러스 오픈랩 프로젝트'는 청년들이 남북한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평화 정착에 기여할 수 있는 의제와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실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주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인천광역시·강원도 주최, ㈜공감만세·(재)피스윈즈코리아 실행으로 운영된다.

해당 프로젝트는 청년들의 통일·평화경제 분야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상상공모전'과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오픈테이블을 거쳐 최종 4개 팀을 선발하며, 금년도 오픈랩 프로젝트 최종 발표회에 참여한 팀은 피스빌딩클럽인코리아(Peace Building Club in Korea), 라온디어(RAONDEAR), 비링크드(BeLinked), 하나통일 총 4개 팀이다.
 

▲ 피스빌딩클럽인코리아 명준영 대표. ⓒ라이프인
▲ 피스빌딩클럽인코리아 명준영 대표. ⓒ라이프인

피스빌딩클럽인코리아 팀은 한국청년지속가능발전협의회(YSDA Korea)에 속한 팀이다. 문화예술과 축제를 통해 접경지역인 DMZ(비무장지대)를 보다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환하자는 취지로 DMZ-크리에이터-평화 세 요소를 연결한 'DMZ 피스 빌딩 페스티벌'(DMZ Peace Building Festival)을 기획하고 있다. 명준영 대표는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다"며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해서는 환경안보, 동물권 존중 등 생명에 대한 비폭력 접근이 필요하다, 화합의 시작은 우리 주변에서부터 배리어의 자유(barrier-free)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유휴공간을 소통과 연결의 장으로 만들어 달라, 모든 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음악이 필요하다, 정부 주도의 외교가 아니라 새로운 주체들의 외교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할을 해 가야 한다 등 다양한 말씀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명 대표는 "이렇게 다양한 분들이 한자리에 모여, 몰랐던 아이디어들이 공유되고 연결되며 새로운 결과물이 나왔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축제다. 접경지역 안에서 유휴공간을 통해 여러 크리에이터들이 연결되는 크리에이티브 탱크로서 역할 했으면 좋겠다"며 "통일과 평화는 전쟁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의 비폭력을 아우르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그게 접경지역에서 이야기될 때 우리가 만들어 가고자 하는 새로운 평화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피스빌딩클럽인코리아는 이를 위한 구체적 실현 전략으로서 소셜&로컬 크리에이터 대회, 공공예술 참여형 전시, 월드 컬처 뮤직 나이트 등을 기획하며 접경지역을 평화적 교류의 상징으로 다시 브랜딩하고, 청년 세대 공감대에 맞는 문화예술 사업을 활성화하며, 크리에이터들에게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 라온디어 박정환 대표. ⓒ라이프인
▲ 라온디어 박정환 대표. ⓒ라이프인

라온디어는 1990년대생 청년 예술가들이 모인 팀으로,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이야기'에 주목하여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날 박정환 대표는 분단으로 이산가족이 된 故김세택, 故김세동 형제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음악 영화 '나타난 가족'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 대표는 과거 이산가족들을 만났던 경험을 회상하며 "당시 나는 기자 자격으로 참석해 있었다. 현장에서 이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기록하며 '더 늦어지면 안 된다'는 데 공감했다"고 작품 제작 계기를 밝혔다. 또한 "작품을 통해 이산가족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고 이산가족들을 위한 지원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나타난 가족'은 12월~2023년 1월 중 잠실한강공원, 인천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 강원도 춘천 축제극장 '몸짓' 등에서 전시 및 상영을 기획하고 있으며, 평화통일을 주제로 활동 중이거나 이산가족 2세인 청년 예술가들을 섭외해 페스티벌을 개최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또한 라온디어는 평화통일 및 이산가족을 주제로 한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했다.

박 대표는 '나타난 가족' 제작을 위해 많은 이산가족들이 힘을 보태 주었다고 밝히며 "한 분이 '청년들은 기적을 만들려고 하네'라고 하셨다. 그래서 '왜 기적이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하셨다. '우리도 안다. 헤어진 지 70년이 넘었고, 이제는 정말 만날 확률이 적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이제 그냥 눈앞에 나타나 주는 기적을 빈다. 그러니 청년들도 기적을 바라는 것이지'라고 하셨다"고 전했고, "누군가가 당장 걸어 나가야 하는 길이다. 더 이상 늦어져서는 안 되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이 작업을 하면서 가장 상처받은 이야기는 '지나간 이야기다, 오래된 이야기다'라는 말이다.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통해 한 분이라도 더 이산가족들에 대해 기억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고 소회를 전했다.
 

▲ 비링크드 장진호 대표. ⓒ라이프인
▲ 비링크드 장진호 대표. ⓒ라이프인

비링크드는 유명 보드게임인 부루마블 게임을 모티브로 '한반도 마블'이라는 보드게임을 개발했으며, 게임을 통해 남한 지역과 북한 지역을 함께 익히면서 북한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을 제고하고 교육적인 효과를 모색하고자 했다.

비링크드 멤버들은 북한에 대한 무관심과 낯섦, 편견의 문제를 교육을 통해 해결할 수 있으나, 기존의 평화와 통일 관련 교육이 학습자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고 남한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이에 장 대표는 "기존의 지식 전달 교육에서 탈피해 학습자가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하고, 흥미가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는 새로운 형태의 평화교육을 제시했다.

한반도 마블은 기본적으로 부루마블 게임과 유사한 규칙으로 진행되며(주사위를 굴려 나온 눈의 수만큼 말을 움직이고 도착한 지역을 구매할 수 있음) 보드판에 나타난 남한과 북한의 지역 중 공통의 문화를 가진 지역들을 짝지어 두 세트를 먼저 모으면 이긴다. 장 대표는 한반도 마블의 강점으로 ▲누구나 쉽고 즐겁게 북한에 접근 ▲남북한 공통 문화 요소를 연결해 낯섦을 해소 ▲교육적 효과 검증 가능 ▲질문의 확장성 등을 꼽았다.

또한 "우리의 목표는 평화교육을 통해 북한에 대한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평화교육 단체 및 북한이탈주민 지원 단체와의 협업, 행정기관과의 협업 및 공교육에 프로그램 제공 등의 계획을 밝혔다.
 

▲ 하나통일 하진우 대표. ⓒ라이프인
▲ 하나통일 하진우 대표. ⓒ라이프인

마지막으로 하나통일은 북한이탈주민과 이주노동자의 일자리 및 정착 문제를 농촌 구인구직 플랫폼을 통해 해결하고자, 농가 일자리 플랫폼 '팔도 써비꾼'을 개발했다. 북한이탈주민 당사자인 하진우 대표는 지역소멸 문제와 일자리 매칭 플랫폼의 대도시 집중 현상이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런 문제들을 취약계층과 함께 해결하고자 한다. 취약계층 중에는 북한이탈주민도 있다. 2022년 기준으로 국내 북한이탈주민은 3만3천여 명이다. 이 중 대부분은 경력단절 문제를 겪고 있다. 이런 취약계층 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주거 정착의 기회를 주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고 전했다.

또한 하 대표는 팔도 써비꾼의 장점으로 1년 정기 구독 서비스, 맞춤 파견 서비스, 주거 및 숙식 제공, 농가 및 농업 종사 경험자 확보 등으로 설명했으며, 팔도 써비꾼이 필요한 이유로 ▲평화통일 이후 북한 주민들에게 일자리 제공 가능 ▲북한 주민들의 상당수가 농업에 종사하여 농업에 전문지식을 가진 인력 확보 가능 등을 꼽았다.

현재 하나통일은 경상북도 봉화군을 시범지역으로 하여 내년 상반기 중 서비스를 개시하고, 연구 개발(R&D)을 통해 3년 안에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상 최종 4팀의 발표가 끝난 뒤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진행됐다. 이후 전문가와 청중단의 현장 평가를 거쳐 ▲최우수상: 라온디어 ▲우수상: 비링크드 ▲장려상: 하나통일, 피스빌딩클럽인코리아가 각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시상식 이후에는 최종 4개 팀을 비롯하여 청중단과 전문가들이 네트워킹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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