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기업의 ESG경영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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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중소기업의 ESG경영은 가능할까?
4EN(포이엔), 스타스테크 사례로 보는 기업의 ESG 경영 사례
  • 2023.01.11 11:11
  • by 김동욱, 최주원, 최현준 대학생 기자

대한민국 미래 사회의 주역인 대학생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 ▲청년 빈곤 ▲주민주도형 리빙랩 ▲고령층 교육격차 해소 ▲고령화 사회 돌봄 ▲반려동물 헌혈 문화 ▲ESG 등 우리 사회문제와 현상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한양대학교 '사회혁신을 위한 미디어의 이해' 과목을 수강한 대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 및 상생·사회공헌 실천 사례인 리빙랩과 ESG를 취재하고 그들이 발로 뛰며 만들어 낸 결과물을 소개합니다. 라이프인은 대학생의 시선에서 바라본 사회혁신의 고민을 살펴보기 위해 청년의 시선으로 본 사회혁신 관련 기사를 총 7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ESG를 투자 기준으로 삼을 것"

세계 최대 투자 관리 회사 블랙록(BlackRock)의 래리 핑크 회장은 2020년 연례 서한에서 'ESG를 고려하는 방식이 향후 블랙록의 가장 핵심적인 투자모델이 될 것'이라 밝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지속가능한 자본시장 형성을 위한 핵심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특히 ESG 중에도 환경 부문인 기후변화와 탄소 중립(Net-Zero)에 대한 변화를 기업에 촉구하고 있다. 기후변화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에 반영하겠다는 의지에 글로벌 기업은 잇달아 ESG 경영을 본격 도입하기 시작했다. 2021년 전국경제인연합회의 'ESG 사업 규모 증감계획'에 따르면 매출액 300대 기업 중 81%가 2022년 ESG 사업 예산과 인력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ESG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도 불구하고 중소·중견기업의 ESG경영 도입은 쉽지 않다.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중견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ESG를 경영에 도입한 기업의 비율은 불과 11.7%로 나타났다. ESG 경영을 인지하고 있으나 미도입한 기업은 35.9%, 전혀 모르는 기업은 52.4%로 대기업들이 ESG 경영을 확대하고 있는 방향과는 상반되는 분위기다. 이는 중소기업의 경우 사업 지속가능성에 대한 예측이 어렵고 경기 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ESG를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규제라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발표한 '중소기업 ESG 경영 대응 동향 조사'에서 중소기업 1만 4,228곳들의 환경 부문(E) 중윗값은 4등급으로, 다른 부문(S-2.2등급, G-3.5등급)에 비해 낮게 나타났으며, 설문에서도 환경 분야에 대한 실천과 대응의 부담이 가장 어렵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 리스크 관리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친환경 중소기업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4EN'은 '아시아 최대 온실가스 감축 이니셔티브'라는 비전하에 설립된 폐기물 면허 업체로, 커피박을 통해 바이오 플라스틱과 고형 연료로 활용한다. 미얀마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여 탄소 감축을 달성하고 탄소배출권 크레딧을 얻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스타스테크'는 본래 해양 폐기물로 소각 처리될 불가사리를 활용하여 친환경 제설제와 화장품, 비료 등을 제작한다. '쓰레기로 환경을 구한다'는 슬로건으로 환경과 경제적 가치를 모두 지키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친환경이 곧 경제적이라는 가치를 증명하며, ESG 경영에 대해 불확실성을 가지는 중소기업들에 길잡이 역할도 수행한다.

 

■ 커피 부산물로 연료까지, ESG 범주를 넓히는 4EN(포이엔)

탄소중립은 국제사회 규범으로 각국의 환경법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이하 NDC)를 보다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상황에서 4EN은 온실가스 감축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커피, 땅콩 등에서 수거한 농업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하여 고형 연료, 유기질 비료 및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가공하여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
 

 ▲ 커피 부산물을 이용해 친환경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포이엔 홈페이지
 ▲ 커피 부산물을 이용해 친환경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포이엔 홈페이지

이호철 4EN 대표는 "커피 찌꺼기, 농업 부산물 등은 목질계 바이오매스로써 활용 가치가 매우 높으나 뚜렷한 재활용 기술 또는 제품이 없어 국내에서 연 30만 톤가량의 커피 찌꺼기 대부분이 버려지고 있는 점이 문제였다"고 말한다. 커피 찌꺼기는 석탄 등의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아 정부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사업 방법론' 승인을 받기도 했다. 국가 주도로 이루어지는 온실가스 저감 방법론이 드물게 민간 기업에서 인정받은 사례다.


탄소중립 2050까지 사업 영역 확장

4EN은 청정개발체제(Clean Development Mechanism, 이하CDM), 배출권 거래제 상쇄제도 등 국내외 제도를 활용하여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CDM이란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투자하여 시행한 사업에서 발생한 감축분을 선진국의 감축 실적으로 인정하는 제도'이다. 선진국에는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개발도상국에는 환경적, 기술적, 경제적 지원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 4EN은 CDM 선두 기업으로 미얀마와 인도네시아에 바이오매스를 보급함으로써 사회경제 기반의 친환경 사업을 추진한다. 개발도상국은 목재를 태워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삼림 파괴, 탄소 배출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주목하여 커피박 연료를 개도국들에 제공함으로써 환경성과 수익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다.

KIEP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과 개도국을 포함하는 모든 당사국의 온실가스 감축 기여를 강조한 파리협정은 1992년 UN 기후변화협약 채택 이후 가장 중요한 국제사회의 환경 부문 합의로 평가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국제사회의 탄소상쇄 프로그램을 확인하자면, 국외 감축 실적을 통해서 국제적 온실가스 감축 실적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 예상되며, 이미 2018년부터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직접 수행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의 실적이 국내에서 거래되고 있기도 하다. 4EN의 화석연료 감축에 따라 '크레딧'이라는 이름의 배출권을 받고 있다. 또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 정량화 연구를 꾸준히하여 탄소시장 매커니즘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를 토대로 탄소 감축 의무가 있는 기업(할당대상기업)과 함께 국내외에서 감축 사업을 진행중이다.

그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SK 에너지, 신한대체투자운용 투자를 유치했으며 SK 그룹 내에서 '임팩트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이고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선정됐다. 그리고 현대자동차그룹, GS칼텍스와 공동연구를 진행하여 친환경 자동차 내장재 개발에 진행중에 있다. 이러한 점에서 4EN은 환경과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챙기는 사례로 꼽힌다.

 

■ 쓰레기로 환경을 구하는 '스타스테크'

환경 파괴의 주범을 친환경 소재로 탈바꿈해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는 혁신 기업도 있다. 2017년 설립한 스타스테크는 불가사리를 활용해 친환경 제설제, 화장품, 비료 등 다양한 상품을 제작하고 있다. 불가사리는 매년 1,300t을 폐기 처분할 정도로 환경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골칫덩어리이다. 정부에서는 이전까지 1kg당 500원에 불가사리를 구매했는데, 소각하는 방법 외에 처리 방법이 없던 불가사리를 활용해 친환경 제품들로 업사이클링하며 환경과 매출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스타스테크의 대표 상품은 친환경 제설제이다. 기존 상업용 제설제의 경우 염화이온으로 인한 차량 손상, 아스팔트 손상과 같은 부수적인 문제를 야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가사리에서 원료를 추출한 제설제는 그런 문제가 없으며, 정부와 협의하여 무료로 원료를 수급한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이를 토대로 전국 공공기관이나 지자체 공급량의 약 20%를 점유했으며, 규모를 계속 키워가고 있다. 그리고 제설제의 계절적 한계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화장품 원료, 비료와 같은 신사업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며 수익성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 스타스테크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친환경 제설제(ECO-ST1). ⓒ스타스테크 홈페이지
▲ 스타스테크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친환경 제설제(ECO-ST1). ⓒ스타스테크 홈페이지

ESG와 맞물린 스타스테크의 성장세

양승찬 대표가 처음 불가사리 업사이클링 사업을 구상했을 때만 하더라도 ESG는 생소한 개념이었다. 하지만 블랙록 선언 이후 많은 이해관계자가 ESG에 관심을 가지고 제조업, 건설업 기업들은 환경 관련 규제와 탄소 감축 활동에 부담을 느꼈다. 반대로 스타스테크는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고, 환경 분야에서 혁신을 이뤄낸 대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낮은 원가 경쟁력과 차량 및 아스팔트 수리 보수 비용, 환경 정화 비용 절감 효과로 부수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지난해 7월에는 충남에 자체 공장을 설립했다. 제조 생산 설비를 갖추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친환경 케미컬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기업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매출액은 약 175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66.4% 증가했고, 2022년에는 300억 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해외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친환경, 이제는 부담이 아니라 기회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스타트업 투자사 인식조사 보고서(The Big Wave: ESG)에 따르면, 60.6%의 투자사들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ESG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기업의 성장에 있어서 투자가 절실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의 입장에서 ESG는 높은 우선순위를 가진다는 의미이다. 국내 ESG 금융 규모는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21년 6월까지 531조 원에 이르렀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탄소 배출에도 비용이 발생하기에 친환경 기업이 곧 경제적인 기업이 되었다. 4EN과 스타스테크 모두 성공적으로 탄소 감축에 기여하면서 수익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두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앞으로도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ESG, 일시적인 유행일까?

네이버 데이터랩과 KB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한 ESG 정보 검색량은 국내에서 10개월 만에 20배 가까이 급증했다. ESG가 일시적인 유행일 뿐, 기업의 본질적인 이익 추구보다 ESG가 우선될 수 없다는 부정적 예측도 존재한다. ESG가 스쳐 지나가는 유행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기업의 ESG 활동이 경영성과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Bank of America 보고서에도 ESG 점수가 높은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 간에는 주가 프리미엄 격차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ESG 상위20%와 하위20%의 주가 격차 그래프. ⓒ삼정 KPMG 
 ▲ ESG 상위20%와 하위20%의 주가 격차 그래프. ⓒ삼정 KPMG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대기업은 자체 ESG 성과뿐 아니라 협력업체에도 ESG 성과를 요구한다. 소비자들 역시 제품을 구매할 때 환경, 사회 등의 가치들을 염두에 두고 소비한다. 국제사회에서도 기후위기에 따른 탈탄소 압박이 거세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는 "기후변화는 환경문제가 아닌 경제문제"라 강조했듯, 탄소 경쟁력은 기후 경쟁력이자 기업의 경쟁력인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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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최주원, 최현준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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