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기업, 그 생생한 현장을 가다] 직장생활이 행복한 '청년협동조합 몽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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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기업, 그 생생한 현장을 가다] 직장생활이 행복한 '청년협동조합 몽땅'
  • 2023.03.23 17:55
  • by 정원각 객원기자

2023년은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11년을 맞는 해로 협동조합 법제화를 비롯하여 각 사회적경제 조직의 제도화를 점검할 시점이다. 지난해 정권이 바뀌면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정책이 크게 축소되는 기조 속에 침체국면에 처할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구시 동구 안심마을 ▲전남 영광군 여민동락 ▲전남 목포 건맥1897협동조합 ▲경남 창원시 내서푸른주민회 ▲충북 옥천고래실 등 사회적경제 분야 조직들의 현장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타 사회적경제기업이 참고할 수 있게 모범적인 현장 기업들을 어떻게 활동하고 운영하는지 생생한 현장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기 전인 2010년, 이탈리아에서 만난 볼로냐대학의 자마니 교수는 '볼로냐에서 청년들이 협동조합을 하는 이유'를 묻는 우리의 질문에 "청년들이 자유롭게 기업을 하지 왜 자본기업에 들어가서 돈의 노예가 되려고 하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해석을 하자면 협동조합은 자본과 이윤 중심의 기업이 아니라 사람들의 욕구를 해결하는 기업임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경제에서 이윤이라는 당근과 터보 엔진으로 움직이는 자본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협동조합이 수익을 남겨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주식회사로 대변되는 자본기업 중심의 생태계인 한국 사회에서 청년들이 협동조합으로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 몽땅의 직원들. ⓒ청년협동조합 몽땅
▲ 몽땅의 직원들. ⓒ청년협동조합 몽땅

청년협동조합몽땅(이하 '몽땅')은 자본기업 중심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불리한 사회 환경 속에서 협동조합을 창립하여 운영하는 청년기업이다. 사업 아이템은 문화기획과 온라인 웹, 홍보 책자, 브로슈어 등에 대한 디자인이다. 

▲ 오준석 대표. ⓒ청년협동조합 몽땅
▲ 오준석 대표. ⓒ청년협동조합 몽땅

2017년 창업을 주도했고 초대 이사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사업대표를 담당하는 오준석 씨에게 "몽땅이 일반 자본기업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협동조합에 대한 일반적인 특성보다는 현재의 몽땅에 대해 설명했다. 

몽땅은 직원들에게 대기업만큼 급여를 많이 주지는 않는다. 신입 직원부터 창업 직원 등 7명의 직원들에게 연봉 3천만 원에서 4천만 원 정도를 주고 있는데 '급여 이외 다른 부분에서 행복지수를 높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몽땅에는 직원들이 직장생활을 행복하게 하도록 직원들로 구성된 '행복TF(Task Force)'가 있는데 이 행복TF는 몽땅에서의 직장생활을 평가하고 회사에 새로운 제안 등을 한다. 여기서 제안한 것을 시행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첫째, 몽땅은 휴가가 많다. 법에서 정한 공휴일과 연차휴가보다 많은 30일을 쉴 수 있다. 이는 일반 직장에서 오래 근무한 노동자에게 줄 수 있는 연차휴가 최대 기간인 25일보다 5일 많은 것인데 몽땅에서는 2018년부터 신입 직원 등 모든 직원에게 적용하고 있다. 

둘째, 2018년부터 시행했는데 근무 시간이 하루 7시간, 주당 35시간 근무한다. 셋째, 매주 금요일은 재택근무를 한다. 이는 2022년부터 실시했다. 코로나19 때 재택근무를 하던 일반 회사들은 채택근무를 없애는 추세인데, 몽땅은 주 1회 하고 있다. 

넷째, 자녀 중에 미취학 8세 미만의 아동이 있는 직원들은 육아기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가 아플 때 회사 때문에 어쩔 줄 몰라 했던 경험이 이런 제도를 만들었다. 올해 처음 시도하는 일이다. 

다섯째, 한 달에 한 번씩 하루를 잡아서 '몽땅데이'를 하는데, 하고 싶은 것을 직원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여행을 가기도 하고 문화 공연을 보기도 한다. 이를 통해 서로 유대관계를 강화한다.

▲ 몽땅데이 진행 모습. ⓒ청년협동조합 몽땅
▲ 몽땅데이 진행 모습. ⓒ청년협동조합 몽땅

이렇게 하는 것은 당연히 직원들이 행복한 직장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청년인 직원들이 오래 아니, 자신이 원한다면 평생 다닐 수 있는 직장이 되게 하려는 것이다. 몽땅은 현재 만으로 5년이 지났다. 5년 동안 그만둔 직원은 1명이다. 일반 중소기업만 아니라 대기업도 3년 이내 그만두는 경우가 20~40% 정도인 현실과 비교했을 때, 몽땅의 이직률은 아주 낮은 편이다. 

뿐만 아니라 몽땅의 경영상태도 좋은 편이다. 3월 말, 정기 총회를 해봐야 알겠지만 가결산을 해보니 2022년 총매출이 약 5억 원이었고 사무실 임차료, 인건비 등 경비를 모두 제하고 남은 당기순이익이 4천만 원 정도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상당히 알찬 협동조합이다. 오준석 대표로부터 협동조합으로 사업을 하게 된 배경과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오준석 대표는 경희대학교에서 대학생협 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한다. 단순하게 조합원으로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학생으로는 드물게 상임이사까지 역임했다. 일반적으로 대학생협에서 상임이사는 이사회에서 지명한 상근 직원이 맡는데, 당시 생협 내부 사정으로 학생의 신분으로 상임이사를 맡았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졸업 후에 직장을 가질 때, 일반 자본기업이 아니라 협동조합을 하겠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협동조합이라는 사업체를 만들어서 한 것은 아니다. ‘청년시대여행’이라는 프로젝트를 했다. 역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 공간 등을 방문하는 사업이었다. 2014년에는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사회 문제에 대한 기획도 했다. 이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은 약 30여 명이다.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협동조합으로도 사업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마침 회원 중 두 사람이 대학생 때부터 생협에 대한 이해도 있고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도 있어서 2017년 함께 협동조합에 대한 준비를 했다. 그리고 이 세 사람이 결합하여 2017년 12월 협동조합을 창립했다. 2018년 초 협동조합 신고증을 받았다. 그런데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창립하다보니 세 사람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 1천만 원으로 사무실을 구하고 인테리어를 했는데 이 비용을 출자금으로 처리하지 못했다. 

창립 때에 출자금은 1백만 원이었다. 사무실은 '청년시대여행'과 함께 사용하면서 월세를 반씩 부담하여 경비를 줄일 수 있었다. 한편, 2018년 초에 동대문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알게 되었는데 센터에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연결시켜주었다. 이를 통해 사업 개발비 500만 원을 지원받았고 이후 1천 만 원 추가로 지원받았다. 이 자금은 초기에 큰 도움이 되었다. 

▲ 평화통일페스티벌 : 미리 만나는 통일 서울. ⓒ청년협동조합 몽땅
▲ 평화통일페스티벌 : 미리 만나는 통일 서울. ⓒ청년협동조합 몽땅

오 대표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을 물었더니 "2019년, 2020년에 실시한 '평화통일페스티벌 : 미리 만나는 통일 서울(이하 통일 서울)' 전시행사와 '제주4·3항쟁 70주년' 기념 사업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 서울'은 말 그대로 한반도가 통일됐다는 가정 하에 서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고 체험하는 활동을 통해 통일 준비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행사였다. 이 기획전에서 독일에서 통일을 경험한 다니엘 씨가 강연을 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한다. 

몽땅이 자체 기획한 '제주4·3항쟁 70주년' 기념 사업은 2018년에 뱃지와 양말을 디자인하여 판매했다. 수익은 제주너븐숭이4·3기념관에 전달했다. 

이제 몽땅은 한 단계 성장을 고민하고 있다. 사회문제와 관련된 기획만 아니라 시장에서 요구하는 홍보, 기획도 하고 거래도 사회적경제, 공공, 비영리단체 외에 영리 기업 그리고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는 거래도 하고자 한다. 

즉, 사업 분야는 다각화하고 고객은 다양하게 하며, 시장은 적극적으로 개척을 하고자 한다. 현재 있는 직원들에게 평생직장이 되기 위해 사업 규모를 키우고,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웹, 홍보물 디자인뿐만 아니라 동영상, 광고 그리고 다양한 문화기획 등 사업 분야 및 활동도 확대하려 한다. 

또한, 현재 외부 업체의 수주를 받아서 진행하는 것 외에 자체 브랜드를 기획하고 있다. 몽땅이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이다. 이렇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영의 전문성이 필수인데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몽땅이 초기 어려울 때 두 곳의 도움을 받았다. 한 곳은 삶터사회적협동조합이고 다른 한 곳은 북서울신협이다.

사업 초기 몽땅은 공공으로부터 사업을 수주 받았는데, 전체 2천만 원 사업비 중에 1천만 원을 먼저 지출하여 사업을 진행한 후에 정산하는 방식이었다. 은행 대출도 불가능해 1천만 원이 없어서 사업이 무산될 뻔했는데, 삶터사회적협동조합이 1천만 원을 빌려주어서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북서울 신협은 원활한 자금 운영을 위해 사업자금을 대출해 주었다. 일반 은행을 이용할 수 없었던 상태에서 5천만 원씩 두 차례에 걸쳐 1억 원을 연리 2.5%로 융자해 주어 사업을 원활하게 할 수 있었다. 

▲ 청년협동조합 몽땅의 사무실. ⓒ라이프인
▲ 청년협동조합 몽땅의 사무실. ⓒ라이프인

몽땅은 현재 직원 7명 중에 5명이 조합원이고 출자금은 1천만 원으로 늘었으며, 사무실도 확장해서 독립 공간으로 이전했다. 초기에 비해 성장한 모습이다. 다른 협동조합, 사회적경제의 도움이 몽땅의 사업 초기에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이 활발히 교류하여 다른 청년 협동조합들이 창업을 하거나 어려움을 겪을 때 경험을 나누고 협력하는 협동조합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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