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의 '돈'도 '탄소중립'을 향해 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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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의 '돈'도 '탄소중립'을 향해 흘러야 한다
'리월드포럼(RE WORLD FORUM) 2023: 탄소감축 전환금융 및 기후성과인증', 26일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에서 개최
커지는 탄소감축 전환금융 시장 속 국내 금융기관은 어떻게 기회를 잡을 것인가
  • 2023.04.28 19:00
  • by 노윤정 기자
▲ 26일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리월드포럼 2023: 탄소감축 전환금융 및 기후성과인증'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SDX재단
▲ 26일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리월드포럼 2023: 탄소감축 전환금융 및 기후성과인증'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SDX재단

국제 사회는 2015년 '파리협정' 채택 이후, 지구 평균 온도 상승 억제 목표치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하로 정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로 줄이고, 2050년까지 세계 탄소 순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중립(Net-zero, 넷제로)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경제 시스템을 전환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거나 저탄소기술을 개발하는 데 모두 큰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연합(UN)은 2021년 '넷제로 기후금융 로드맵'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연간 약 3조 달러, 2030년부터 2050년까지 연간 4조 7천억 달러를 매년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세계적 추세 속에서 26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리월드포럼(RE WORLD FORUM) 2023'에서는 '탄소감축 전환금융 및 기후성과인증'을 주제로, 금융이 탄소중립을 포함하여 ESG경영,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어떤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관해 논의했다. 리월드포럼은 SDX재단이 지난해 출범한 민간주도탄소감축포럼의 새로운 명칭이다.
 

▲ 윤종수 리월드포럼 공동대표(좌),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 ⓒ라이프인
▲ 윤종수 리월드포럼 공동대표(좌),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 ⓒ라이프인

윤종수 리월드포럼 공동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포럼의 취지를 밝히며 "'리월드'라는 말이 갖는 의미는 기후위기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흘러가는 지구를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방법론을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만들어 가자는 의미"라고 전했다. 또한 포럼 주제인 '탄소감축 전환금융'에 관해 "탄소 금융은 기업을 변화시키고 기술을 창출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인류가 당면한 심각한 기후위기 상황을 상기시키며 "우리 아이들은 부모 세대를 한없이 미워할지도 모른다. 하루빨리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역사적으로 우리는 죄인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 사회에 '새로운 상식'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인류가 하나의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한쪽에서는 음식물이 넘쳐서 고통받고 다른 한쪽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서 죽어 간다.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현재 인류가 가진 문명의 수준이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는 투자' 요구 증대, 금융기관에 위기이자 기회

▲ 최정규 보스턴컨설팅그룹 싱가포르 파트너 겸 리월드포럼 상임대표. ⓒ라이프인
▲ 최정규 보스턴컨설팅그룹 싱가포르 파트너 겸 리월드포럼 상임대표. ⓒ라이프인

본격적인 논의는 최정규 리월드포럼 상임대표 겸 보스턴컨설팅그룹(이하 BCG) 싱가포르 파트너의 기조연설로 시작했다. 최 상임대표는 '탄소감축 전환금융의 글로벌 현황 및 한국 금융 상황'을 주제로 국내외 탄소감축 전환금융의 현황을 비교 분석했다.

그는 '넷제로 뱅킹 얼라이언스'(NZBA)에 가입한 금융기관의 자산이 세계 은행 자산의 44%를 상회하는 등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성에 대한 투자 요구가 증대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 후 "우리나라 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분석하면 전체 여신의 약 31%를 탄소배출량이 많은 업종에 대출하고 있다"며 "세계 수준의 기관들과 비교하여 어떤 면에서는 앞서 있기도 하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살펴보면 부족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몇몇 산업에 대해서는 은행이 구체적인 안을 갖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앞서간다고 말하는 자동차, 항공, 해운 산업에서는 구체적인 감축 목표와 계획을 찾기 어려웠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 상임대표는 "이미 선진국에서 전환금융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들도 전환금융으로 갈 수밖에 없다. 금융기관이 그에 맞는 솔루션을 주지 못한다면 대기업은 다른 (해외) 금융기관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진단했고, 점차 가치사슬 전반의 탄소배출량(Scope3) 감축을 강조하는 추세 속에서 해외 금융기관과 지속적인 거래를 유지하고 전환금융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국내 금융기관들이 탄소중립 관점에서 사업을 수립·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 상황을 '위기이자 기회'라고 평하며 "아직 세계 시장도 실험적인 수준이다. 한국 금융기관이 세계 시장에 진출해 있는 수출기업들과 힘을 모아서 전환금융을 만들어 나간다면 한국 금융기관의 전환금융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 ESG 관점 투자, 어떻게 할 것인가

▲ (왼쪽부터) '탄소감축 전환금융의 시사점' 섹션에 참여한 이병화 리월드포럼 공동대표(법무법인 광장 파트너 변호사), 김성주 금융감독원 ESG팀장, 김진유 PwC 컨설팅 파트너, 김형곤 보스턴컨설팅그룹 서울사무소 파트너, 문혜숙 KB금융지주 ESG본부 상무. ⓒ라이프인
▲ (왼쪽부터) '탄소감축 전환금융의 시사점' 섹션에 참여한 이병화 리월드포럼 공동대표(법무법인 광장 파트너 변호사), 김성주 금융감독원 ESG팀장, 김진유 PwC 컨설팅 파트너, 김형곤 보스턴컨설팅그룹 서울사무소 파트너, 문혜숙 KB금융지주 ESG본부 상무. ⓒ라이프인

기조연설에 이어 전환금융과 관련한 구체적 주제를 다룬 섹션들이 이어졌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탄소감축 전환금융의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김성주 금융감독원 ESG팀장이 '금융기관의 ESG 대응 방안 및 향후 감독 방향', 김진유 PwC 컨설팅 파트너가 기업들의 탄소 절감 노력을 유도할 수 있는 금융회사들의 '기후 리스크 관리 방안', 김형곤 BCG 서울사무소 파트너가 전략 및 목표(앰비션, Ambitions) 설정·기준선과 감축 목표 수립·산업별 맞춤형 비즈니스 로드맵 작성·운영 모델 구축 등 넷제로 전환을 위한 4대 추진 요소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금융기관 전략과 방안'에 대해 각각 발제하며 한국 금융기관들이 어떻게 전환금융 추세에 대응할 것인지를 논의했다.

특히 김성주 팀장은 ESG 평가가 중요해지는 추세 속에서 금융기관이 기업들의 ESG경영 수요에 발맞출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이를 보조하기 위한 금융감독원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팀장은 금융감독원의 역할로서 ▲금융기관들이 겪는 리스크 축소 지원 ▲금융기관 자금이 녹색산업으로 공급되도록 유도 ▲그린 워싱(Green Washing, 위장환경주의) 대응 등을 꼽았다. 특히 김 팀장은 기후 리스크 관리 지침서 제작, 전환금융과 관련한 최신 정보 수집·전달 등 금융감독원이 금융기관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하는 구체적인 사업을 전했다.
 

▲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증권 한국부문장(좌), 김준범 SDX탄소감축평가단장(트루아공과대학교 교수). ⓒ라이프인
▲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증권 한국부문장(좌), 김준범 SDX탄소감축평가단장(트루아공과대학교 교수). ⓒ라이프인

두 번째 섹션에서는 '기후위기 대응 투자 전략'에 대해 논했다. 해당 섹션에는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증권 한국부문장,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 이학영 전(前) 한국경제신문 논설고문이 참여하여 '자본시장 주주가치 그리고 ESG', 'ESG 요인을 고려한 자산운용의 현황과 사례 그리고 이슈', '산업계의 현황과 금융권에 대한 기대'에 대해 각각 이야기했다.

그중 최혜령 부문장은 기업 가치로서 ESG에 대해 살펴봤다. 그는 "ESG는 주주 입장에서 보면 기업의 투자 행위에 속한다. 주주들에게 투자 행위는 주주의 가치 증대로 돌아와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1999년부터 2019년 사이 국내 상장기업의 재무제표를 보면 유형자산분이 60%에서 42%까지 떨어졌다. 무형자산은 1999년도 3%에서 현재 9%까지 늘어났다. 그런데 무형자산은 가치 측정이 힘들기에 ESG가 무형자산으로서 기업 가치로 인정받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부문장은 "(기업 고유 가치에 영향을 주는) 똑똑한 ESG를 하는 회사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기술, 인력, 명성 등 회사의 유무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자본시장에서) ESG를 바라보는 시각이다"고 부연했다.

박종학 대표는 베어링자산운용의 사례를 통해 자산운용사가 자금을 운용할 때 ESG 관점을 반영하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했다. 박 대표는 다양한 투자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하며 "ESG 통합은 모든 종목에 대해 가능한 한 ESG 관점에서 평가하는 방식이다.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은 범죄 등에 관련된 종목을 제외하고 투자하는 방식, 포지티브 스크리닝(Positive screening)은 ESG 관련 점수가 높은 곳들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식, 임팩트 투자는 기업의 ESG 요소를 개선시켜 지속 가능하고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직접 관여하는 방식의 투자다"고 설명했다.

섹션3에서는 민간 주도 시장 형성 및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김준범 SDX탄소감축평가단장(프랑스 트루아공과대학교 교수, 유럽환경에너지협회 회장)은 '자발적 기후성과 평가 시스템 및 탄소감축인증'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자발적 탄소 감축 성과를 평가하고 인증하는 시스템이 필요해진 상황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이어 SDX탄소감축위원회가 개발한 '기후성과인증'(Green Class Rating, GCR)과 '탄소감축평가'(Carbon Reduction Certificate, CRC)에 대해 설명했다.

기후성과인증은 '환경산업연관분석' 방식을 활용하여 각 산업 부문별로 산출액 100만원당 탄소를 어느 정도 배출했는지 산정하고 동일 산업군 기업들의 평균과 비교하여 별 1개에서 5개까지 등급을 매기는 것이다. 또한 탄소감축평가는 우수한 탄소 감축 성과를 거둔 프로젝트에 인증을 수여하는 것으로, 프로젝트를 통해 얼마만큼의 탄소를 줄였는지 정확한 감축량을 평가하는 것이다. 김 단장은 "기후성과인증과 탄소감축평가는 기업이 얼마만큼 탄소를 배출하는지 확인하고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SDX재단은 기후위기에 대한 사회 인식을 제고하고 생태계조성, 기후기술 발굴을 위해 매년 초 리월드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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