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 사업 전환기, ESG 성과 높이는 사회공헌 사업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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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사업 전환기, ESG 성과 높이는 사회공헌 사업 전략은?
한국사회투자, 25일 'ESG 기부펀드 세미나' 개최 "CSR 사업, ESG 성과와 연결하는 전략 필요"
이종익 한사투 대표 "CSR 활동, 지출 아닌 투자"
이순열 한사투 대표 "문제-타깃-솔루션-임팩트 엮은 로직 만들면 사회공헌 사업의 사회적 가치 측정 어렵지 않다"
  • 2023.05.27 12:00
  • by 노윤정 기자
▲ 25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한국사회투자가 주최하는 'ESG 기부펀드 세미나'가 열렸다. ⓒ라이프인
▲ 25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한국사회투자가 주최하는 'ESG 기부펀드 세미나'가 열렸다. ⓒ라이프인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하는 'ESG'는 더이상 낯선 개념이 아니다.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경영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증가했다. 금융시장에서도 ESG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06년 국제연합(UN, 유엔)이 ESG를 투자와 자산 운용에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유엔 책임투자원칙, UN PRI)을 발표한 이래 현재까지 4천여 개의 금융회사가 UN PRI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 사실만 보더라도 금융시장이 ESG 분야 우수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기업의 ESG 경영이 필수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ESG 투자와 펀드는 기업이 ESG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임팩트투자사인 한국사회투자 역시 'ESG 기부펀드'를 조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한국사회투자는 25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ESG 기부펀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자사가 운영 중인 ESG 기부펀드를 소개하고 ESG 성과를 높이는 사회공헌 전략과 사회공헌 사업의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을 논의했다.
 

▲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 ⓒ라이프인
▲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 ⓒ라이프인

첫 번째 발제는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가 맡아 '기업의 ESG 성과를 높이는 사회공헌 전략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대표는 ESG 공시 의무화 도입, 유럽연합(EU)의 공급망 실사법 시행,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 증대 등 법 규제, 투자, 소비자 등 모든 요인이 기업들에 ESG 경영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업 발전 과정을 관망기, 도입기, 확산기, 양적 성장기, 질적 성장기, 전환기 등으로 나누어 설명한 뒤 현재 국내 CSR 사업이 전환기로 넘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CSR 사업이 기업의 ESG 전략과 통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기에 CSR 활동은 "지출이 아닌 투자"라는 것이다.

다만 이 대표는 대부분의 기업이 실질적으로 아직 관망기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며 "ESG 성과와 연결되는 전략적 CSR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SR 전략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사회투자가 론칭한 ESG 기부펀드 역시 전략적 CSR 사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어 이 대표는 ESG 성과와 연결한 CSR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며 "한국사회투자가 주로 활용하는 모델은 ESG 투자, 액셀러레이팅, 오픈 이노베이션 등으로, 실제 기업이 펀드에 출자하거나 기부를 통해 스타트업의 ESG 솔루션을 지원하고 ESG 임팩트와 성과를 관리해서 가치를 창출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ESG 펀드 역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해당 스타트업과 공동 사업을 운영하는 등 CSR 성과를 더욱 확대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실제 한국사회투자는 지난해 ESG 분야에서 24개 스타트업에 29억 원의 투자를 집행한 바 있다.

▲ 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 ⓒ라이프인
▲ 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 ⓒ라이프인

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는 사회공헌 사업의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에 대해 공유했다. 이 대표는 "문제, 타깃, 솔루션, 임팩트를 엮어 하나의 구조로 만들면, 사회공헌 사업으로 창출하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점을 먼저 강조한 뒤 사회적 가치 측정을 위한 요소들을 하나하나 짚어 설명했다.

이 대표는 사회적 가치를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창출되는 가치"라고 정의했다. 그렇기 때문에 창출하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 문제를 먼저 정의해야 한다. 이 대표가 정리한 사회 문제의 요건은 ▲시대성 및 지역성이 반영된 구체적 문제(동시대 특정 사회에 속하는 문제) ▲사회 구성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 ▲사회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 ▲사회 구성원들을 고통받는 상태에 빠트리는 문제 등이다. 이상의 요건을 충족해야 특정 문제를 '사회 문제'라고 파악한다는 것이다.

이어 이 대표는 사회공헌 사업의 목표 대상에 대해 △사회공헌 사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상 △지역·계층적으로 특정 가능한 대상(모든 구성원을 위한 사업은 불가능) △취약성을 입증할 수 있는 대상 등 세 가지 요소를 강조했다.

또한 이 대표는 자원 투입부터 성과 창출까지의 과정을 도식화한 논리 모형을 통해 어떻게 사회공헌 사업의 성과를 측정할 것인지를 밝혔다. 특히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를 아웃풋(Output), 아웃컴(Outcome), 임팩트(Impact) 세 가지 단계로 분류한 뒤 "즉각적으로 산출되는 성과는 아웃풋이다. 아웃풋이 달성되면 창출될 것이라고 가정하는 성과는 아웃컴이다.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다른 프로그램과 연계해서 달성하고자 하는 성과는 임팩트 레벨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 중 사회공헌 사업이 목표하는 성과는 아웃컴 단계의 성과다. 임팩트는 장기적이고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변화이기 때문에,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사회 변화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사회투자는 기업의 사회공헌 사업이 만든 사회적 가치를 관리하는 방법론을 구축해 두고 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임팩트 측정 관리 프레임워크인 IMP(Impact Management Project)를 국내 상황에 맞게 활용하여 ▲아웃컴의 정의, 핵심 이해관계자 정의, 아웃컴이 기여하는 SDGs 등을 포함한 '임팩트의 정의' ▲측정 지표, 지표를 산출하는 산출식, 산출을 위해 수집해야 하는 데이터 등을 포함한 '임팩트의 관리' 등 두 부문으로 나누어서 사회적 가치를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 정지영 한국사회투자 액셀러레이팅투자 4팀 팀장. ⓒ라이프인
▲ 정지영 한국사회투자 액셀러레이팅투자 4팀 팀장. ⓒ라이프인

이어 정지영 한국사회투자 액셀러레이팅투자 4팀 팀장은 ESG 기부펀드의 사례를 발표했다. 정 팀장은 기부펀드의 운용 모델에 대해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의 ESG 전략 과제와 사회공헌 사업을 분석하고, 그 분석을 토대로 해당 기업에 맞는 적절한 펀드 운용 방식을 기획하고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기업은 한국사회투자에 기부금을 내고, 한국사회투자는 기부금으로 펀드를 조성해 ESG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육성한다.

정 팀장은 "투자 기간을 1년, 기업을 육성하고 모니터링 하는 기간을 3~4년 정도 두어서 총 사업 기간은 5년 정도다"며 "기업이 좋은 성과를 내서 투자금을 회수한 경우, 기부한 기업과 협의해서 (기업의 사회공헌 사업과 연결점이 있는) 다른 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연속성과 투자금의 순환 구조를 갖는다는 점이 기부펀드 모델의 큰 특징이다.

기부펀드 유형은 단독 펀드, 공동펀드, 타 벤처펀드 연계 펀드로 나뉜다. 단독 펀드는 단일 기업의 기부금으로 조성되어 ESG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참여 기업의 ESG 전략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펀드이다. 공동펀드는 다수 기업의 기부금을 재원으로 하며 참여 기업의 ESG 경영을 제고하는 펀드로서 K-ESG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ESG 스타트업을 주목적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타 벤처펀드 연계 펀드는 한국사회투자가 조성한 펀드(벤처투자조합)에 기부 혹은 직접 출자 방식으로 참여하는 유형이다. 이와 관련하여 정 팀장은 기업별 ESG 전략에 따른 펀드 콘셉트 제공, ESG 경영 및 성과 제고 전략 수립, ESG 스타트업 네트워크 연계 및 전략적 협업 기회 제공, 참여 기업의 ESG 경영 비전 전파, ESG 투자 사업 미디어 임팩트 강화, 기부금 전액 세액공제 등의 혜택이 있다고 설명했다.
 

▲ 박성재 하나금융그룹 팀장. ⓒ라이프인
▲ 박성재 하나금융그룹 팀장. ⓒ라이프인

박성재 하나금융그룹 팀장은 마지막 발제를 맡아 하나금융그룹 ESG 더블 임팩트 매칭펀드 사례를 공유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이로운 일을 하면서 금융의 역할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한국사회투자의 기부펀드에서 방법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사회공헌 예산을 펀드 조성 목적으로 기부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법적인 문제가 해결된다"며 "우리가 이익을 배당받진 못하지만 투자 성공 사례가 많아질수록 이익이 펀드로 다시 돌아오면서 우리가 만들어 놓은 펀드가 계속 운영된다. 장기적으로는 이런 방식이 오히려 우리의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하여 조성된 펀드가 하나금융그룹의 ESG 더블 임팩트 매칭펀드다. 해당 펀드는 소셜 임팩트를 창출하는 사회혁신기업 중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기업에 추가 매칭 자금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 스케일업과 소셜 임팩트 확대를 지원한다.

박 팀장은 해당 펀드의 운영 방식에 관해 설명한 뒤 "기부 이후에 손놓고만 있으면 안 된다. 펀드 운용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밝히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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