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기업, 그 생생한 현장을 가다] 커피의 메카와 장애인 일자리를 위한 부산커피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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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기업, 그 생생한 현장을 가다] 커피의 메카와 장애인 일자리를 위한 부산커피협동조합
  • 2023.06.09 15:00
  • by 정원각 객원기자

2023년은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11년을 맞는 해로 협동조합 법제화를 비롯하여 각 사회적경제 조직의 제도화를 점검할 시점이다. 지난해 정권이 바뀌면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정책이 크게 축소되는 기조 속에 침체국면에 처할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구시 동구 안심마을 ▲전남 영광군 여민동락 ▲전남 목포 건맥1897협동조합 ▲경남 창원시 내서푸른주민회 ▲충북 옥천고래실 등 사회적경제 분야 조직들의 현장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타 사회적경제기업이 참고할 수 있게 모범적인 현장 기업들을 어떻게 활동하고 운영하는지 생생한 현장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바리스타로 교육하는 것을 넘어 카페 경영을 할 수 있게 교육하는 부산커피협동조합

"2014년, 커피를 수입하는 구매자(buyer), 커피 바리스타 등 커피 교육 센터의 운영자 그리고 커피 관련 업종 대표 등 자영업자 다섯 사람이 협동조합을 만들 때는, 대자본 중심으로 되어 있는 한국 사회 커피 시장에 변화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사업 외에 장애인 일자리 지원사업 나아가 독립 경영자로 키우는 일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발달 장애인이 매장 관리까지 하는 수준에 올라오려면 아무리 빨라야 3년, 보통은 5년 정도 걸립니다. 단순히 바리스타 일자리를 얻는 것으로는 자립이 안 됩니다. 포스 관리부터 커피 매입까지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는 비장애인 가족 1인이랑 둘이라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됩니다."
 

▲ 부산커피협동조합 건물 외관. ⓒ부산커피협동조합
▲ 부산커피협동조합 건물 외관. ⓒ부산커피협동조합

2023년 5월 부산에서 만난 부산커피협동조합의 한홍규 이사의 말이다. 우리나라 커피는 대부분 일본을 거쳐 부산항으로 들어오는데, 한국에 들어와서 거의 전량 수도권에 갔다가 다시 부산 등 내륙을 통해 다른 지방에 온다고 한다. 먼저, 일본을 거치는 이유는 한국 독자적인 커피 수입량으로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시장 규모가 큰 일본 커피 소비량과 합해서 들어오기 때문에 일본을 거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산항으로 들어온 커피가 서울에 갔다 다시 부산 등 지역으로 오는 이유는 커피를 수입하는 대표적인 회사들이 모두 서울에 있고 국내 커피 원물의 95%를 취급하며, 소비자 50% 이상이 수도권에 거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커피가 한국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만나는 지역이 부산인데 막상 부산은 커피의 특징, 장점을 살린 이벤트가 거의 없다. 이런 상황을 잘 극복하여 부산을 한국 커피의 메카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부산커피협동조합의 사업은 크게 원두커피 제조와 케이터링(catering) 사업을 하면서 장애인 사업장으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를 좀 세분화하면 다음과 같다. 생두 수입, 원두 로스팅과 원두 판매, 바리스타 교육과 카페 컨설팅,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판매와 렌탈, 카페 용품 및 부자재 판매, 케이터링 사업 등이다. 그리고 이 사업들에 대해 장애인들이 직업, 경영 그리고 자립 능력을 교육 훈련하는 장애인 작업장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대자본이 독식하는 커피 수입 시장에서 독자적 수입에 성공

먼저 커피 분야의 사업을 보면 우리나라 대자본이 독점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커피 수입업체를 독자적으로 뚫기로 했다. 커피는 우리나라 기업이 커피 생산지와 직접 거래하는 방식이 아니라 원두를 가지고 있는 미국, 유럽 기업을 통해 수입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커피를 한국에 판매하는 외국 수출업체들에 대해 한국의 대자본 몇 곳이 독점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독자적으로 수입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야 커피 구매 단계를 줄여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이성록 이사장은 유럽 벨기에에 있는 EFICO(에피코)에 찾아갔다. 물론 에피코에서는 너무 작은 부산커피협동조합을 만나주지 않으려고 하였다. 표기할 수 없었던 이성록 이사장은 에피코 본사에서 이틀 동안이나 대표를 기다렸다. 이런 열정이 2019년 1월부터 아시아권 공식 수입계약 체결을 할 수 있게 했다. 독자적으로 커피를 수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 부산커피협동조합이 생산하는 제품들 / SCA 전 자격을 부여할 수 있는 교육 센터. ⓒ부산커피협동조합
▲ 부산커피협동조합이 생산하는 제품들 / SCA 전 자격을 부여할 수 있는 교육 센터. ⓒ부산커피협동조합

유럽과 연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바리스타 자격을 주는 일에도 교육 분야로도 이어졌다. 바리스타 자격은 대부분 민간 자율적으로 주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대신 바리스타에게 자격을 주는 국제 조직으로 SCA(Special Coffee Association)라는 국제스페셜티커피협회가 있는데 이 조직의 인증 교육기관이 되었다. 전국에 SCA의 인증을 주는 곳은 여러 곳이 있다. 하지만 바리스타 전 단계를 다 인증하는 교육기관은 몇 안 되는데 부산커피협동조합의 교육 센터가 전 단계를 다 인증하는 교육기관 중의 하나다. 조합이 바리스타 교육기관으로 201년부터 2017년까지 교도소에 가서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교육했다. 출소를 앞둔 재소자들이 사회에 나와서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또한,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장애인과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도 교육했다. 9년 동안 약 13,000명의 바리스타를 배출했다.

시니어와 젊은 장애인이 협력하는 부산커피협동조합

부산커피협동조합은 장애인 자립 지원을 위한 교육을 매우 중요한 사업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장애인 표준사업장 인증'을 2017년 받았다. 이 인증을 기반으로 표준사업장 기업 연계고용을 한다. 즉, 기업이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는데 기업의 사정에 의해 고용하는 대신에 분담금을 납부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사업주가 연계고용 대상 표준사업장이 생산한 제품을 도급계약으로 납품받으면 부담금의 50%를 감면해 주는 제도이다. 예를 들어 장애인을 고용하지 못해 1천만 원의 분담금을 내야 하는 A 기업이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부산커피협동조합이 생산한 커피를 전액 구매한다면 50% 감면받을 수 있는 것이다. A사가 만들어야 하는 장애인 일자리를 부산커피협동조합이 대신하여 장애인 고용을 통해 천만 원에 해당한 커피를 생산해서 납품한 것이다. 이런 제도를 활용하여 직접 고용하고 있는 장애인과 연계고용을 하는 장애인 등 모두 11명이다. 
 

▲ 교육 연수 중인 장애인 / 로스팅을 위한 준비. ⓒ부산커피협동조합
▲ 교육 연수 중인 장애인 / 로스팅을 위한 준비. ⓒ부산커피협동조합

부산커피협동조합의 장애인에 대한 자립, 자활 지원 노력은 남다르다. 우선 전체 직원 20명 가운데 장애인이 11명이고 취약계층 4명, 비장애인이 5명이다. 비장애인은 연령이 많은 시니어들이다. 젊은 20대는 오래 일을 하지 못하더란 경험을 가지고 시니어들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장애인들은 주로 젊은 20, 30대들이다. 장애인 직원 2명에 비장애인 직원 1명으로 팀을 이루어 교육을 진행한다. 젊은 세대와 시니어가 함께 하는 세대 융합형 교육, 훈련을 하고 있다. 교육 내용으로는 커피를 뽑는 바리스타 교육 외에 포스를 다루는 방법, 그리고 매장 전반을 경영하는 방법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장애인 교육, 훈련 기간이 3년에서 5년 정도 걸린다. 단순히 바리스타 교육만으로는 카페 경영을 자립적으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로는 장애인 가족을 같이 훈련하는 때도 있다. 역시 자립을 위해서다. 부산커피협동조합은 코로나 기간 동안 직원 1명도 해고하지 않았다.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것은 조합이 BCOOP이라는 브랜드로 카페를 냈는데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일이다. 2019년 말에 장애인 부모들과 조합이 마음을 모아 카페를 열었다. 카페에 다녀간 손님이 코로나19에 걸리고 그 손님의 동선에 카페가 있었으므로 7일씩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그런데 다행히 투자한 학부모들이 어려운 상황을 이해해 주어 넘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2023년에는 프렌차이즈로 2호 점을 열었다. 그리고 본사가 직영하는 1호 점은 식당과 카페를 겸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 변경은 효과가 있어 주민들의 이용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아울러 주민들도 발달 장애인이 하는 서빙, 카운터 등의 업무에 대해 실수가 있더라도 이해를 해주는 편이다. 여기서 이사장은 요즘 이 식당의 서빙, 주방 보조의 역할도 하고 있다. 
 

▲ 식당과 카페 겸하는 본점 1호 / 설거지하는 이성록 이사장. ⓒ부산커피협동조합
▲ 식당과 카페 겸하는 본점 1호 / 설거지하는 이성록 이사장. ⓒ부산커피협동조합

이런 가운데 기쁜 일이 생겼다. 그것은 김해에서 원두커피 생산 공장을 하는 기업인이 대지 500평에 공장을 새로 세우면서 티백 커피 생산을 하고 장애인 일자리를 함께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리고 현재 부산커피협동조합이 있는 대동골 입구에 사회적농업의 일환으로 스마트팜을 하는 사업장과 요트를 운영하는 사업자와 협약을 맺어 협력하고 있다. 가령 장애인이 요트를 타는 경우 부산커피협동조합이 추천하면 50% 할인을 해 주는 것이다. 얼마 전에 우리 조합에 근무하는 장애인들이 요트를 탔는데 태어나서 처음이었고 너무 좋아서 춤을 추기도 했다. 한편, 우리 직원들이 마을 행사 때, 주민들에게 커피를 무료로 만들어 주는 자원봉사활동도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도 좋지만, 직원들이 자긍심, 자존감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사람에 대한 대면 관계도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요트와 스마트팜 등과 연계하는 대동골 투어

부산커피협동조합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할까? 세 가지를 이야기했다. 첫째는 공무원이 자주 바뀌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다. 예를 들어 커피 박물관을 위해 겨우 설명하고 설득했는데 다음 해에 그 공무원은 다른 부서에 가고 새로운 공무원이 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서 대책이 필요하다. 둘째는 사회적기업의 경우 인건비 등의 지원이 있는데 중간 관리자 육성에 대한 방안이 부족하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작은 기업일수록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교육받으러 가면 그 자리를 메울 인력이 없다. 그래서 교육을 보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교육받으러 가는 사람에 대한 대체 인력을 고민해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산시와 구청의 관심과 지원이다. 조합이 있는 대동골에 장애인 표준사업장이 하나씩 늘고 있고 스마트팜, 요트 투어하는 사업자와 연계도 하고 있다. 이 대동골을 장애인 표준사업장 커뮤니티로 만들었으면 좋겠는데 부산시와 구청의 이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 협력하는 스마트팜 / 요트가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말하는 직원. ⓒ부산커피협동조합
▲ 협력하는 스마트팜 / 요트가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말하는 직원. ⓒ부산커피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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