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썩지 않는 것은 몸에서도 소화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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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썩지 않는 것은 몸에서도 소화되지 않는다.
  • 2018.04.17 16:45
  • by 상형철(더필잎병원 바디버든 힐링센터 원장)

최근 환경 및 먹거리 안전과 관련해 미세 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하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세 플라스틱은 5mm 미만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을 말하는데요, 처음부터 미세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플라스틱 제품이 부서지면서 생기기도 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치약, 세정제, 스크럽 제품 등에 다량 포함돼 있습니다.

문제는 그러한 미세 플라스틱이 너무 작아 하수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강이나 바다로 흘러들어 간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수돗물의 83%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합니다. (뉴욕주립대·미네소타주립대 연구팀, 세계 14개국 수돗물 대상 조사 결과)

그뿐만 아니라 뉴욕주립대 연구진이 11개국에서 판매되는 259개 생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3%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연구 논문도 있습니다. 한국 생수는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조사 대상 중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 유명 생수가 국내에서도 광범위하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이 더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해양 생태계입니다. 하수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어간 미세 플라스틱과, 우리가 버린 숱한 쓰레기가 흘러들어가 모인 바다에서 플라스틱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진 미세 플라스틱을 해양 생물들이 그대로 섭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식약처는 굴, 담치, 바지락, 가리비 등 조개류 4종에서 미세 플라스틱 검출량을 확인한 결과 4종 모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미세 플라스틱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직까지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없지만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해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건국대 연구진이 물고기의 주요 먹이가 되는 물벼룩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된 물벼룩이 낳은 알의 83%가 부화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또 하나 우려되는 것은 ‘생물 농축’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플라스틱에 첨가하는 화학물질에는 암을 유발하는 중금속과 환경호르몬이 포함돼 있고, 미세한 플라스틱 입자에는 독성 화학물질이 특히 더 잘 흡착됩니다. 그러한 미세 플라스틱을 어류들이 먹게 되는데, 유해물질이 분해되지 않고 남아 있다 먹이사슬에 의해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 ‘생물 농축’입니다. 이는 먹이사슬의 최종 단계인 인간의 몸에도 영향을 주기 마련입니다. 1930년대 일본에서, 수은 공장의 폐수가 바다로 흘러가 플랑크톤과 물고기를 거쳐 주민들을 심각한 수은 중독에 시달리게 한 ‘미나마타병’이 그러한 ‘생물 농축’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물론 현 시점에서 ‘생물 농축’에 따른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은 밝혀진 바 없습니다. 또한 밝혀내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지금 우리의 짐작대로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면 그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위험성을 밝혀내는 시간만큼이나 오래 걸릴 것입니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미세 플라스틱 배출을 최소화 하는 노력입니다. 일회성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점차 줄이고,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 있는 화장품 등의 사용을 의식적으로 피하는 습관부터가 내가 사는 지구와 내 몸의 건강을 지키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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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형철(더필잎병원 바디버든 힐링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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