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두 곳의 나라를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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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두 곳의 나라를 다녀오다
행복한 나라, 부탄과 코스타리카의 공통점 / 이지훈(환경운동가)
  • 2017.07.13 16:16
  • by 라이프인


최근 부탄과 코스타리카를 다녀왔다. 둘 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알려진 나라다. 탐방 결과 두 나라의 유사한 점이 발견돼 공유하려 한다. 물론 이는 전적으로 필자의 주관적 판단임을 전제로 한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남아시아 히말라야 왕국 부탄과 중앙아메리카 코스타리카 사이에 무슨 유사점이 있을까마는, 두 나라 모두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로 알려져 있기에 분명 공통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 나름대로 주의 깊게 살펴본 결과다.
 

 
우선 '건강(보건의료)'과 '교육'에 일차적인 관심을 쏟고 있다.(이는 쿠바도 마찬가지다.) 두 나라 모두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건강과 교육이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의미 부여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두 나라는 보건의료와 교육 그 자체를 국민행복의 기본적 조건으로 강조하는 것 같다.

다음으로, 자연환경에 대한 적극적 보존정책을 들 수 있다. 두 나라 모두 생물다양성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국립공원을 포함한 보호지역이 코스타리카는 전 국토의 25%, 부탄은 그 두 배인 50%를 차지한다. 이렇게 잘 보존된 자연환경과 국민 행복 사이에 중요한 함수관계가 존재하는 건 아닐까?
 

 
건강과 교육, 자연환경 보존정책에 이어, 연대의식(공동체의식)이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물론 각각의 배경은 다르다. 부탄의 연대의식은 정신적, 문화적 배경(특히 불교)이 크고, 코스타리카는 국가 형성 과정의 특수한 조건에서 비롯된 바 크다. 

코스타리카 이주민 대부분은 자신의 토지에서 스스로 농사지었다. 이는 이웃 나라의 노예노동에 기반한 대규모 플랜테이션과 대비되는 특징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일찍이 '평등주의 국가'로 알려지게 됐으며, 농촌지역의 협동과 공동체의식이 강한 '농촌민주주의'가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전통이 협동조합 국가 코스타리카를 있게 한 기반이라 생각한다.
 

 
부탄 또한 문화적 배경 외에, 토지가 없는 농민이 왕에게 토지를 나눠줄 것을 청원할 수 있는 '키두(Kidu) 제도'를 시행하는 등 미약하지만 농촌지역사회의 평등이 중요한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듯하다. 행복이 개인적이며 주관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뢰에 기반한 공동체적 요인이 더 크다고 한다. 이는 또 다른 세계 최고의 행복국가로 알려진 덴마크에도 나타나는 공통점이다.
 

 
마지막으로, 두 나라의 주력 산업이 '생태관광(eco-tourism)'이라는 점이다. 생태관광은 문화관광을 포함한 개념이다. 이는 자연환경에 대한 적극적 보존정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특히 세계최빈국이라는 부탄의 관광정책에서 배울 바가 많다. 박진도 교수에 따르면, 부탄 관광정책은 '높은 가치, 낮은 영향'을 지향하고 있다. 한마디로 '지속가능한 관광'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부탄정부는 자신들의 인프라 수준을 고려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에서 관광객 수를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1일 65달러를 관광세로 당당히 받는 나라다. 이 최빈국에서 '싸구려 대중관광'은 찾아볼 수 없다. 대한민국 관광 1번지로 알려진 제주의 현실과 비교하면 자괴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필자

트레킹은 허락하지만 산 정상은 허락하지 않는 최빈국 부탄을 보며, 소모적인 케이블카 논쟁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OECD 국가, 한국이 부끄럽다. 외침과 내전이 끊이지 않는 라틴아메리카 한 가운데서 일찍이 '군대 없는 나라'로 선언(1949년)했고 국방비를 교육ㆍ보건 의료.ㆍ친환경에너지 등에 쓰고 있는 나라, 코스타리카가 부럽다. 특히, 풍요롭지는 않지만 '환대의식(hospitality)'이 몸에 배어 있는 부탄 사람들을 보며, 나는 그들이 우리보다 정말 행복하다 느꼈다. 행복한 대한민국과 지역을 만들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두 나라에서 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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