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 음식과 고탄수화물 음식의 충격적인 ‘칼로리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주말 방송된
‘SBS 스폐셜 칼로리亂(란)’에서 고지방 음식을 섭취한 사람보다 고탄수화물 음식을 섭취한 사람이 오히려 체중이 증가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다이어트에 있어 가장 먼저 듣는 것 중 하나가 ‘탄수화물을 줄이라’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엣킨스 박사의 ‘황제 다이어트’입니다. 탄수화물을 끊으면 인슐린이 나오지 않아 포도당이 지방으로 저장되지 않으며, 오히려 체내에 저장되어 있던 글리코겐과 체지방이 에너지화되어 살이 빠지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는 것이 황제 다이어트의 핵심입니다. ‘황제 다이어트’를 주창한 엣킨스 박사는 채소조차 먹지 못하게 했는데, 채소에 다량의 식물성 탄수화물이 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탄수화물이 무섭다고 채소를 먹지 않는다면 혈액 내 수분, 섬유질, 비타민, 무기질이 부족해져 인체 대사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게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황제 다이어트’는 실패가 늘 예정돼 있다고 봐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탄수화물이 포함되지 않은 식품을 찾기가 어렵다는 사실은 이 영양소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동물성 식품인 우유는 물론이고 열량이 거의 없어 보이는 채소, 해조류, 과일에도 탄수화물이 들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딜레마가 생깁니다. 다이어트의 적이지만 안 먹을 수도 없는 탄수화물. 그렇다면 좋은 탄수화물을 골라 적절히 섭취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탄수화물을 건강의 적으로 여겨온 것은 정제 탄수화물이 당으로 쉽게 전환되면서 중독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의 대부분은 정제된 것입니다.
주변에 보면 마치 중독된 것처럼 설탕이나 밀가루 음식을 찾는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정제 탄수화물이 체내에 미치는 경향은 술이 혈관과 시상하부에서 작동하는 원리와 비슷합니다. 떡, 빵, 케이크, 설탕음료, 과자 등이 우울감을 없애고 마음의 안정을 찾아 준다면 이미 그것에 중독된 것으로 봐야 합니다.

반면 자연식품은 아무리 먹어도 탄수화물 중독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자연식품에 든 풍부한 영양소가 보완 작용을 해 허전함을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흰 밀가루빵, 국수, 캐러멜 마키아또 같은 정제 탄수화물을 가급적 피하고 콩, 통밀, 현미, 귀리 등의 자연식품을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강조하고 싶은 것은 탄수화물의 질과 양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느냐 하는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실제 임상에서 밥(곡류)을 다른 탄수화물(밀가루 음식, 감자, 고구마, 옥수수, 과일 등)과 섞어 먹은 환자의 경우에는 위에서 이상 발효가 일어나 독소로 작용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렇게 생긴 독소는 간세포를 망가뜨리는 주범이 될 수 있습니다. 술을 입에 전혀 대지 않은 사람이 간에 이상이 온 경우의 대부분은 이런 경우입니다.

탄수화물은 섭취 후 최종적으로는 ‘당’의 형태로서 인체의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됩니다. 최적의 탄수화물은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건강하게 생육된 생과일, 채소, 통곡물 등입니다. 그 중에서도 인체가 가장 저항 없이 흡수할 수 있는 탄수화물은 과육입니다. 그렇다면 아침식사만이라도 곡물 대신 과일주스와 생과일로 바꿔 보면 어떨까요? 이렇게 20일 동안만 해보면 세포가 내지르는 건강의 함성을 듣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