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재활용이 능사가 아니라 생산을 줄여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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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재활용이 능사가 아니라 생산을 줄여야 해
한국 해수부, 세계에서 유일하게 잘해오던 '해양 쓰레기 모니터링' 올해 중단
플라스틱 열분해, 사실상 실효성 없어…미국 플라스틱 전구체 생산 사례 '0건'
환경부, 11월 부산서 INC 5차 회담 진행 앞두고도 '열분해' 산업만 이야기해
  • 2024.04.10 03:10
  • by 이새벽 기자

플라스틱은 가격이 저렴하고 가공이 쉬운 만큼 다양한 형태와 용도로 일상에서 흔히 보인다. 플라스틱은 고분자 화합물로 인체와 환경에 유해하나 그 사용량은 매우 커 심각한 환경문제로 떠올랐다. 육지에서 태어난 플라스틱은 작게 부서진 상태로 해양까지 침범했다. 해양 동물은 플라스틱을 삼켜 목숨을 잃고 인류는 미세플라스틱이 섞인 물을 마시고 있다. 세계가 플라스틱 문제에 직면했다.

플라스틱 국제협약을 위한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 4차 회담이 오는 23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리고 5차 회담이 11월 대한민국 부산에서 열린다.

회담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 시점,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 그린피스, 기후변화센터,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녹색연합,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서울환경연합, 알맹상점, 여성환경연대,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자원순환사회연대, 환경운동연합, RELOOP)가 온라인 포럼 '플라스틱 국제협약의 전망과 과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9일 유튜브 채널로 개최했다.

포럼 3부에서는 '플라스틱 오염과 쟁점'에 대한 발제가 이어졌으며, 김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실장은 플라스틱 유해물질의 사용과 노출에 관해 설명했다.
 

▲ 김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실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김원 실장이 인용한 보고서 'State of the science on plastic chemicals - identifying and addressing chemicals and polymers of concern(2024)'에 따르면, 플라스틱 화학물질 종류는 16,325개며 유해물질은 4,219개다. 유해물질 중 해양 생태계 독성 물질은 2,760개, 특정 장기 독성 물질은 1,774개, CMR 물질(발암성, 변이원성 또는 생식독성물질)은 1,489개로 밝혀졌다. 

특히 가장 해로운 7대 물질은 ▲알킬페놀(Alkylphenols) ▲비스페놀(Bisphenols) ▲프탈레이트(Phtalates) ▲브롬계 난연제(BFRs; Brominated Flame Retardants) ▲다이옥신(Dioxin) ▲자외선 안정제(UV Stabilizer) ▲과불화화합물(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등이다. 

플라스틱 유해물질로 인한 질병 부담 비용으로 미국에서 2018년 발표한 금액은 약 2490억 달러, 한화로는 약 337조 6,440억 원에 달한다.  
 

▲ 시민과 함께하는 바이오 모니터링(2023).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과불화화합물은 인체에 유입되면 장기간 머무는데, 한국인에게서는 미국인에 비해 약 5배 정도  넘게 검출됐다. 김원 실장은 "여러분들이 죽고 난 다음에 여러분들(의 신체)은 없어지겠지만 과불화화합물은 남을 것"이라며 플라스틱에 사용 노출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 이유나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국제협력팀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이유나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국제협력팀장은 "해양 폐기물 중 85%가 플라스틱"이라며 국제환경총회(UNEA)에서 2014년부터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와 미세플라스틱 결의안'을 채택해 오면서 올해까지 '구속력 있는 세계 첫 플라스틱 오염 규제 협약'을 마련하기로 한 사실을 공유했다.

이유나 팀장은 "해양 기인 쓰레기에 관한 규제는 비교적 많이, 강력하게 마련돼 있으나 실질적인 이행과 감독이 약하다"고 하면서 "해양 쓰레기 약 80%는 육상 기인 쓰레기”며 이는 “사용 후 처리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플라스틱 처리 문제를 지적했다. 

"육상 기인 쓰레기 발생량 감축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던 이 팀장은 "우리나라는 국가 주도로 해양 쓰레기 모니터링을 실시하면서 전국 단위 시계열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한국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해수부에서 이걸 멈췄다"라며 아쉬움 또한 드러냈다. 
 

▲ 문도운 가이아(GAIA) 정책연구원. 온라인 화면 갈무리.

문도운 가이아(GAIA) 정책연구원은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이 매년 3.5~4%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순환만 한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생산을 줄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재활용의 한계로 ▲폴리머 내 각종 첨가제, 충전재, 공정 보조물, 불순물은 분리 및 제거가 어려움 ▲재활용 공정 과정에서 폴리머 체인의 길이가 짧아져 3~4회 이상 재활용 어려움 ▲수거, 분류, 세척 등 전처리 과정 비용이 높고 효율은 낮음 재활용 플라스틱은 품질이 낮고 가격이 높아 저가로 유통되는 새 플라스틱과 경쟁하기 어려움 등을 제시했다. 

플라스틱 열분해 순환구조에 대해서는 "투입 에너지에 비해 방대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며 최후 극소량의 물질만 전구체로 활용할 수 있다. 이것조차 밝혀진 실질적인 자료는 없다. 성공률이 굉장히 낮다"며 가망이 없음을 밝히며 "2020년 기준 미국 내 열분해 프로젝트 37건을 조사한 결과 3건만이 실제 가동 중이었으며 이중 플라스틱 전구체 생산 사례는 0건이었다"고 실태를 근거로 설명했다. 

미국에서 재활용 솔루션 기업이라며 광고를 내걸었던 ▲플라스틱 열분해 기업 '아질릭스(Agilyx)'는 1톤 열분해유 생산 시 3.23톤의 온실가스를 발생시켰고 ▲가용매 분해 기업 '크레아솔브(Creaslov)'는 투입 폐기물의 40~60%가 잔여폐기물로 남는 등 문제가 있었으며 결국 두 기업 공정 모두 폐쇄 조치됐다.
 

▲ 플라스틱 순한의 우선순위. ⓒ가이아(GAIA)
▲ 플라스틱 순한의 우선순위. ⓒ가이아(GAIA)

문도운 정책연구원은 플라스틱 순환의 우선순위로 ▲시스템 전환 ▲원천 감소 ▲재사용 ▲안전한 재활용 등을 꼽았다.

발제 후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은 환경부가 UN 플라스틱 협약에 대응해 지난해 10월 '공공 열분해 시설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한 보도자료를 거론하면서 "한국 정부가 11월 부산에서 (플라스틱 국제협약을 위한 제4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 5차) 회담을 진행할 상황에서 생산 감축이 아닌 폐기, 특히 열분해 산업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정부가 국제 회담 전 생산 감축과 관련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놓아야 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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