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통신] 사회적경제에서 연대경제로 : 가치관의 차이를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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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통신] 사회적경제에서 연대경제로 : 가치관의 차이를 알아보기
사회적경제부터 연대경제까지 : 스페인으로 부터
작성자 : 히로타 야스유키(廣田 裕之). 발렌시아대학교 사회적경제 박사이자 스페인 사회적화폐 연구소 공동창설자
  • 2020.06.15 11:04
  • by 히로타 야스유키(廣田 裕之)

한국에서는 사회적경제라는 표현이 일반적인 반면, 연대경제(Solidarity Economy)라는 표현은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라틴 국가에서는 흔히 사용한다. 두 개념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에 이번 편에는 유사한 개념과 차이점에 대해 밝히고자 한다.

그에 앞서 한국과 라틴 국가들에서도 사회적경제의 정의 자체가 다른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이 사회적경제를 구성하는 주요 조직이다. 하지만 유럽에서 사회적경제 개념을 가장 처음 확립한 프랑스는 비자본주의적이고 국가경제로 분류되지 않는 형태의 단체를 총칭하며 전통적으로 협동조합, NPO, 재단법인과 공제조합 등으로 구성된다. 유럽에서는 스페인, 포르투칼, 프랑스에서 사회적경제 관련 법률이 제정되어 있는데 거기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 스페인 법 (사회적경제법 2011년 제정)
협동조합, 공제조합, 재단법인, 경제활동을 하는 NPO, 노동자 지주회사, 사회적 포섭기업, 장애인 특별고용 시설 외에도 ▲자본보다 사람을 우선(민주적인 운영) ▲(자본이 아닌) 노동에 따른 성과 배분 ▲내부 연대와 지역공헌 ▲남녀평등 추진 ▲행정으로부터 독립의 원칙을 지키며 행정으로부터 인정받은 단체

■ 포르투갈 법 (사회적경제 기본법, 2013년 제정)
협동조합, 공제조합, 미제리코르디아(Misericórdia)라는 자선단체 (구 포르투갈령인 마카오에는 인자당(仁慈堂)라는 이름으로 존재함), 재단법인, 그 외의 사회연대 단체, 문화·여가·스포츠·지역개발 분야에서 활동하는 NPO, 협동과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단체 및 사람을 우선시하고 가입이 자유로운 스페인 법에서의 정의와 비슷한 가치를 가진 단체들

■ 프랑스 법 (사회적연대경제법, 2014년)
협동조합, 공제단체, 재단법인, NPO 외에도 이익공유 외의 목적을 추구하는 민주적 거버넌스를 가지고 이익의 대부분을 조직을 유지·발전시키는 데 사용하고 의무적 사업준비금 조건을 충족, 사회적 효용 추구, 이익의 일정액 이상을 준비금으로 적립하는 일반기업(유한회사 등)도 포함함.

이처럼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정의하는 개념과 비교하면 NPO나 재단법인이 중요시되는 반면 사회적기업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스페인의 사회적 포섭기업은 한국의 사회적기업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학업 중퇴자나 장기실업자 등 사회에서 소외될 위기에 놓인 사람들을 일정 기간 고용·훈련하여 이후에 일반기업으로 재취업 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취약계층에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는 한국의 사회적기업과는 그 목적이 다르다.


▲ 바르셀로나의 사회적 포섭기업 레스토랑 'D' Ins "(딘스)

  
이들 국가에서는 협동조합이나 시민 단체, 재단법인이나 공제조합 등 법인격만 갖추면 어떤 단체든 사회적경제로 간주하는데, 특히 시간이 경과하면서 보수화되는 단체들은 반드시 사회적경제 이념을 바탕으로 경영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리고 협동조합의 경우에는 전통적인 7원칙이 존재하지만, 환경문제나 인권 등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면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7원칙만으로는 불충분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만들어진 것이 연대경제이며 카탈루냐의 연대경제 분야 연구의 일인자인 조르디 어스티비이(Jordi ESTIVILL)는 그의 저서 「연대 경제로의 초대(Invitació a l 'Economia Solidària)」에서 '어떤 의미에서 연대경제는 사회적경제의 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자녀는 반항적이고 현상을 유지하려는 어머니의 경직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스스로 구축하면서 새로운 특징들을 도입한다. 새로운 환경의식, 여성의 역할이나 차이에 대한 권리 및 인식 강화, 경제생활에 명확하게 민주주의와 평등을 도입하고 사회적·문화적 변혁을 전망하는 새로운 정치문화'라고 기술했다.

19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유럽에서는 고도의 경제성장이 끝나면서 복지국가의 유지가 어려워지는 한편, 중남미에서는 신자유주의에 따라 국영기업을 민영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 대륙에서 기존의 사회적경제로는 커버하기 힘든 환경보호와 인권보호, 여성의 사회참여, 개발도상국 지원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의해 연대경제라는 흐름이 생겨난 것이다.

▲ 도서 「연대경제로의 초대」
▲ 도서 「연대경제로의 초대」

사실 연대경제 분야에서 사회운동가가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된 분야에서 사업을 시행한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원자력 반대 운동가들이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발전 협동조합을 시작하거나, 개발도상국 지원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공정무역 가게를 열거나 페미니스트 여성 지원사업을 시작하고, 식품안전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유기농 식품을 취급하는 소비자생협을 만드는 것과 같은 형식이다. 그렇기에 평소에는 태양광 패널 설치 기술자로 일하는 사람이 반원전 집회에 참석하고 공정무역 가게 주인이 중남미 정치에 관한 학습회에서 의견을 제시한다. 그 외에도 마이크로 크레딧, 지역화폐, 시민농장, 주택협동조합, 교육협동조합, 빈곤층의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 등 다양한 사례가 연대경제에 속하여 있다.  


▲재생 에너지 협동조합 솜에네르지아(Somenergia) 발전소 개소식


연대경제는 2001년 1월 브라질 최남단의 포르투 알레그리(Porto Alegre)시에서 개최된 국제 사회 포럼에서 크게 주목받는다. 그 포럼의 슬로건은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Another World is Possible)' 였는데, 경제분야의 실천사례로 다양한 연대경제의 사례가 주목받았다. 브라질에서는 2003년 노동자당의 룰라 대통령이 취임하고 연방정부에 연대경제국(SENAES)이 설치되어 각종 지원이 시행되는 동안 (다음 동영상도 그 일환으로 제작된 것임) 각 지역의 조직을 모아서 브라질 연대경제 포럼(FBES, https://fbes.org.br/)을 결성했다.
 
룰라에 이어 당선된 지우마 호세프가 2016년에 해임된 이후 국제적으로 악명높은 극우파 보우소나루 정권으로 바뀐 지금 브라질은 연대경제 지원이 큰 폭으로 줄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연대경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세계 사회 포럼에서 브라질 등 남미 각지에서 작동하는 네트워크에 감동한 스페인·카탈루냐의 관계자들이 그 후 카탈루냐 연대경제 네트워크(XES)를 설립했다.

 

▲ 브라질 연대경제를 소개하는 동영상 (한국어 자막판)


또한 영어권을 중심으로 제3섹터나 비영리 부문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 단어가 가리키는 범위도 다르다. 이 개념은 1998년에 존스홉킨스대학에서 간행된 「The Emerging Non-profit Sector」라는 책을 통해 유명해졌는데, 사회적경제 개념과 비교하면 협동조합이 제외되고 사립대학이나 사립병원 등이 포함된다. 제3섹터라는 개념의 이면에는 (자본주의 내에서) 영리부문에는 손대지 않고, 이익이 발생하지 않아서 영리부문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업들을 담당해야 한다는 발상이다. 그래서 현재 자본주의 경제 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는 않는다.
라틴계 국가에서 나름 강력하고 전통적인 세력인 사회적경제 조직과, 새로운 단체로서 활력은 있지만 규모가 작은 연대경제 사이에는 자기인식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적이지 않은 경제활동이라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에 양쪽 모두에 속하는 사례도 적지 않으며, 사회연대경제 (Social and Solidarity Economy)로 묶이는 경우도 다양하게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전세계 사회연대경제 실무자가 모이는 사회연대경제 추진 대륙 간 네트워크(리페스, RIPESS 프랑스어로 Réseau Intercontinental pour la Promotion de l' Économie Sociale Solidaire)이다.

▲ RIPESS 홈페이지 (www.ripess.org)
▲ RIPESS 홈페이지 (www.ripess.org)

한국에서 사회적경제라는 표현이 사용되는 경우 라틴국가들의 사회적경제나 연대경제와는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오해를 피하고 개념 차이를 인식한 후에 특히 한국의 사회적경제 범주에 관해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점은 사회적경제 관련해서 국제교류를 할 때 특히 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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