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민수 저자, 한국 협동조합의 새로운 대안으로 '협동조합 허브론'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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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민수 저자, 한국 협동조합의 새로운 대안으로 '협동조합 허브론' 제시
『다시, 협동조합을 묻다』 저자와 함께하는 '협동조합 정체성' 이야기
  • 2021.12.02 00:00
  • by 이진백 기자
"이제 협동조합은 협동조합임을 증명하는 것에서 벗어나 협동조합이기에 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과 성과를 보여 주어 많은 사람들이 협동조합의 거대한 잠재력에 감동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협동조합 운동이 우리 시대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사람들을 위한 협동의 허브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_ 『다시, 협동조합을 묻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주최의 '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The 33rd World Cooperative Congress)'가 이달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다. '협동조합 정체성에 깊이를 더하다(Deepening our Cooperatives Identity)'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서는 협동조합의 정체성,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 대한 협동조합의 공헌 강화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처럼 협동조합 정체성이 중요하게 다뤄지며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체성(正體性)이란, 존재의 변하지 않는 본질을 의미한다. 즉, 협동조합 운동의 본질은 협동하려는 인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다. 우리가 꿈꾸는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은 '사회 속에서 경제의 의미'를 찾고 그것을 현실로 구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출간된 '다시, 협동조합을 묻다'의 저자이자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장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강민수 저자는 협동조합의 새로운 대안으로 '협동조합 허브론'을 강조한다. 그와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에서 만나 협동조합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 '다시, 협동조합을 묻다' 강민수 저자.
▲ '다시, 협동조합을 묻다' 강민수 저자.

"협동조합은 사회적 접착제다!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협동의 꽃을 피게 하라"

현장의 협동조합들이 살아남았고 성장했다고 하는데 왜 우리는 여전히 바쁘고 힘이 들까? 왜 협동조합 운동은 지식과 상상력이 내부에서 쏟아져 나오지 못하고 일에만 파묻혀 살고 있을까? 그럴 수밖에 없을까? 과연 이런 문제들은 어떻게 해소될 수 있을까?

강민수 저자는 "우리가 주장하는 새로운 협동조합 운동론은 협동조합 운동이 시장을 다시 사회로 가져오려는 사람들을 엮는 사회적 접착제가 되어 작은 협동의 경험을 이어주고 보다 큰 협동의 경험으로 연결해 나가는 협동의 허브가 되자는 것"이라며 "이때 협동조합 운동은 단순히 시장 실패나 국가 실패를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열린 협동을 통해 우리 사회가 처한 문제들을 해결해 가는 거시적 혁신자로서의 자기 미션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강민수 저자와 김기태 청와대 사회적경제 비서관(前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이 공동 집필한 '다시, 협동조합을 묻다'는 '21세기에도 협동조합 운동이 필요한가? 왜 그런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한국 협동조합 운동의 특징은 무엇이고, 앞으로의 방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출간했다. 그는 '다시, 협동조합을 묻다' 출간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영상물을 제작할 계획이다.  

강민수 저자는 "협동조합의 정체성과 향후 나아갈 바를 알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역사를 돌아보는 일"이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알아야 가야 할 길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협동조합 운동이 로버트 오언의 협동촌에서 시작해 협동조합 공화국론, 그리고 협동조합 섹터론에 자리를 내어 준 이래 이론적 정체기에 빠져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1980년 레이들로가 협동조합 운동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의 변화를 진단하며 협동조합 지역사회론을 주장했지만, 그의 주장 역시 자본주의 시장경제 안에서 개인의 전체 생활 가운데 일부를 조합하자는 것으로 크게는 협동조합 섹터론의 연장이다. 그러므로 협동조합 운동은 여전히 협동조합 섹터론 하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세상은 더 위험해졌고, 우리의 경쟁 상대인 기업들은 더 복잡하게 되었고, 그 스펙트럼은 더 넓어졌다. 협동조합에 대한 우리 내부의 동의 수준도 높아진 것 같지 않고, 외부의 시각도 크게 변한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협동조합 정체성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이 여전할 뿐만 아니라 더 필요해졌다고 생각했다.

한국 협동조합의 숫자는 2만 개를 상회한다. 협동조합이 사업적 방식을 통해 다수의 시민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려면 시장과 회사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복잡한 상호관계와 과정을 통해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문제를 설정하면 협동조합의 정체성 논의를 '협동조합이란 무엇이고, 협동조합이 아닌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방어적인 데에서 벗어나, '협동조합은 무엇이고, 우리는 무엇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라는 연대와 협력을 위한 확장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강민수 저자는 "로버트 오언의 협동촌으로부터 출발한 협동조합 운동은 이제 협동의 지역사회 구축을 향한 걸음을 재촉해야 한다. 다양하게 연결된 사회의 네크워크 안에서 협동조합이 허브가 되어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며 어디에서나 빠질 수 없는 감초 역할을 한다면 사회 구석구석 협동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협동조합 허브론은 협동조합 공화국론과 섹터론, 지역사회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하나의 체계 속에서 연결시켜, 기존의 이들 운동론이 가지고 있던 한계를 해결해 보려는 노력에서 나온 것"이라며 "협동조합 허브론에서 말하는 협동조합 운동은 과도하게 커진 시장을 다시 사회로 가져오려는 다양한 세력과 협력하되 협동촌 운동과 같이 닫힌 협동이 아니라 사회를 향해 열린 협동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이어 "협동조합 운동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발견하고 공통의 이해와 필요를 가진 사람들의 자조를 통해 도시지역을 지역사회로 바꾸는 여러 활동의 접착제가 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협동의 경험이 연결되도록 돕는 허브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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