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암을 이기지 못하는 메스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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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암을 이기지 못하는 메스를 버렸다"
일본 암 치유 요양 시설 '리본 호라도' 후나토 다카시 원장 인터뷰
  • 2023.10.24 18:14
  • by 정화령 기자

'암을 고치는 생활 습관'의 저자 후나토 다카시 원장이 한국을 찾았다. 18일과 19일 양일간 진행된 'iN자연드림 2023 국제심포지엄'의 패널로 참석해, 암과 치유에 관한 관점을 공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방법을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심포지엄에서 특별 세션으로 꾸려진 북 콘서트에서는,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북 콘서트 현장. ⓒ라이프인
▲ 북 콘서트 현장. ⓒ라이프인

그는 94년 '후나토클리닉'을 개원하여 재택의료와 임종 케어에 집중하고 있다. 그곳은 환자와 이용자의 삶을 지지하고, 전인적 의료를 지향한다'는 목표로 10명의 의사를 비롯해 150여 명의 직원이 일하는 대규모 병원이다. "환자를 살피기보다는 완벽하게 암을 제거하는데 열중했지만, 서양의학의 한계를 느끼고 '메스는 환자를 구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다"라고 설립 배경을 밝혔다. 
 

▲ 후나토클리닉 전경. ⓒ후나토클리닉 홈페이지
▲ 후나토클리닉 전경. ⓒ후나토클리닉 홈페이지

그러던 중 검진에서 신장암을 발견하고 수술 후, 고향인 기후현 호라도 지역에서 스스로 보완 대체 의료 방식으로 요양하며 회복했다. 이후 2018년에 생활 습관 개선으로 암을 치유하는 요양 시설인 '리본호라도'를 개원했다. 후나토 원장이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에게 설문한 결과, 암은 삶의 방식을 바꿔 스스로 치유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리본(REBORN)이라는 이름도, 죽음의 공포가 아니라 본래의 자신으로 다시 돌아가 새롭게 살아가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북 콘서트에서 후나토 원장은 '암의 발생과 치료 구조'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인체에서는 1초에 500만 개의 세포가 생기고 죽는다. 그 가운데 30초에 1개씩 암세포도 발생한다. 암세포는 ▲저산소 ▲저체온 ▲고혈당을 좋아하는 특징을 가지며, 이를 활용하여 ▲수면 ▲식사 ▲운동 ▲온열 ▲웃음이라는 다섯 가지 활동으로 암을 치유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라이프인
ⓒ라이프인

그는 특히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 중 림프구와 과립구가 있다. 그중 교감신경의 지배를 받는 과립구는 암세포를 활성화한다. 그래서 부교감신경의 비재를 받는 림프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밤에 잘 자야 부교감신경으로 휴식과 복구 호르몬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서양 의학적인 암 표준치료는 암세포를 억제하는 데 유효하지만, 부교감신경 역시 억제한다. 그래서 신체 내의 암 예방 프로세스를 작동하지 않게 한다"라고 위험성을 전했다. 그리고 암세포 억제에 유효하기에 수술, 방사선, 항암제 등 치료 방법을 부정하지 않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인체의 치유 프로세스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리본호라도에 1~2개월 머무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생활 습관을 바꾸는데 장기 체류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한다. 암 환자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 요소 중 '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단 잘 자고 잘 먹고 치료하라고 한다. 당장 먹고 잘 수 없어서 지금이 즐겁지 않으면 치료가 무슨 소용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국제심포지엄이 열린 괴산자연드림파크에 새롭게 설립된 '아이쿱 재발방지 요양병원'에 관해서는 "하나의 마을이 조성되어 있어 먼저 규모에 놀랐다.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받았다고 오해할 정도의 큰 규모"라는 소감을 말했다. 그리고 "재발 방지 시설을 구축하는 관점이 무척 앞서있다 느꼈다"라고 이야기했다. 
 

▲ 후나토 다카시 원장. ⓒ라이프인
▲ 후나토 다카시 원장. ⓒ라이프인

공식 일정 후 인터뷰를 진행하며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의료진이 환자의 복잡한 질병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거나, 깊게 소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느낀다. 질병 치료를 넘어서 삶을 고려하는 '전인적 치료'의 관점에서 의사 선배로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배경에 관해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고 진단과 치료 방법을 지시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고 있다. 복잡한 의학적인 이유가 있어도 환자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유방암 등과 관련) "남자들은 그런 기분을 잘 모른다"라는 힐책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의사로서 조언하기는 쉽지 않다. 암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 대부분이 그렇듯 '암과 나는 별개'라고 생각하기에, 열심히 이야기해도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지식은 풍부하지만, 환자를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하는 건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 나도 그런 시기가 있었기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알겠다. 

Q- 코로나19로 사람들과 어울리며 운동하거나, 함께 웃는 것이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리본호라도 상황이 궁금하다.

A- 우리도 역시 의료기관이라 꽤 주의를 기울였고, 문을 닫은 기간도 있었다. 암 말기 환자는 코로나19가 절정일 때도 방문하긴 했지만 조금만 열이 나도 모두 민감해졌다. 산골에 위치해서 역에서 4~5명이 버스를 타고 와야 하는데, 누군가 가벼운 기침만 하더라도 걱정이 되는 상황이었다. 확실히 '암 치유를 위한 다섯 가지 실천'이 어려운 시련의 시기였다. 
하지만 반대로 '이 시기에 팬데믹이 왜 일어났나?'를 생각하기도 했다. 사람 간의 거리감을 되돌아보고 경계심을 가지는 계기였다. 이대로 도시에서 밀집해 생활해도 괜찮을지에 관해서도 고찰해야 한다고 본다.

Q- 리본호라도에서는 가족에게도 이야기 못 하는 자기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지?

A- 그러한 사례가 많다. 그래서 더욱더 혼자 방문하도록 한다. 사실 가족이 가장 큰 스트레스의 원인인 경우도 많아서, 그걸 피해서 오는 사람들도 있다. 반대로 혼자 지내보면 '그 사람이 내게 소중했구나'라고 돌아보게 된다. 그 역시 하나의 리본(reborn)이다. 그리고 가족과 떨어져서 여행의 개념으로 홀가분하게 요양 시설을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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