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규정' 폐지를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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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규정' 폐지를 철회하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시민사회활성화네트워크, 대통령령 폐지 요구 기자회견 열어
  • 2022.09.15 17:27
  • by 정화령 기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시민사회단체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규정 폐지안(이하 대통령령)'을 규탄하고 나섰다. 

지난 9월 14일 용산전쟁기념관 앞에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시민사회활성화네트워크의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국무총리실이 입법 예고한 대통령령에 대해 ▲폐지의 사유가 근거 없고 명확하지 않으며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고 ▲추진과정이 비공개‧긴급 절차로 비상식적이며 ▲진보와 보수정부가 활성화한 민관협력 해체 및 소통의 단절이며 ▲정부‧시장‧시민사회라는 사회발전시스템의 균형을 파괴하는 정책이라 강하게 비판했다. 

 

  ▲ 이필구 시민사회연대회의 시민사회활성화위원장. ⓒ와보숑TV 온라인화면 갈무리
  ▲ 이필구 시민사회연대회의 시민사회활성화위원장. ⓒ와보숑TV 온라인화면 갈무리

시민사회연대회의 이필구 시민사회활성화위원장은 "시민사회 활성화를 단지 지원하는 것으로 일축하고, 지원을 끊어 길들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시민사회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활동으로, 지난 30여 년간 각자 영역에서 활동하며 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데 일조했다. 모든 것이 융합하여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 시기에, 민관 거버넌스라는 기본적인 운영 원리조차 거부하는 행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 역시 "시민사회 단체를 보조금 부정수급과 세금을 탈루하는 돈 먹는 하마로 보는 왜곡된 시선들이 공익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애쓰는 시민사회가 본연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더욱 지지하고 협력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발표한 성명서 전문은 아래와 같다. 

 

윤석열 정부의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대통령령' 폐지를 반대하며 시민사회 관련 정책협의를 요구한다.

 
국무총리실이 9월 7일자로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규정(이하 대통령령)'폐지령안을 입법예고했다. 대통령령은 2003년 노무현 정부의 시민사회발전위원회규정(국무총리훈령)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시민사회 활성화 및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규정'(국무총리자문에서 심의기관)으로 격상된 것으로, 현재 이 규정에 근거해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연구기관을 지정하는 등 시민사회활성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국무총리실은 대통령령 폐지 사유를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의 효율적 운영'을 들고 있지만, 이는 다음과 같은 명백한 문제점이 있다.   

 

첫째, 대통령령 폐지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고 근거가 없으며,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 

일반적으로 정부위원회의 폐지․조정․통폐합은 중복성(다른 위원회와 역할의 중복), 비활동성(구성 이후 활동이 없을 때), 변화의 필요성(시대나 사회 흐름과 맞지 않을 때)에 따라 추진된다. 그러나 그동안 시민사회위원회는 정부의 유일한 시민사회 관련 총괄위원회로 다른 위원회와 중복적이지 않다는 점,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국가 차원의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을 수립하여 시행 중이라는 점, 시민사회 조사 및 연구 활성화를 위해 시민사회 연구기관을 지정하고 시․도로 하여금 관련 조례를 제정하여 시․도 계획의 수립하는 등의 많은 활동과 성과를 내고 있는 점 등 국무총리실의 위원회 조정 및 통폐합 사유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국가운영에서 시민사회의 사회적 역할과 기여를 인정하여 정책적 지원과 제도화를 통해 건강한 시민사회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으며, 이를 통해 정부와 시장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문제를 시민의 참여와 협력적 거버넌스로 해결해가는 정책패러다임을 정착시켰다. 그동안 한국의 시민사회는 우리 사회 전반의 정치적, 경제적 민주주의를 견인하며 환경, 여성, 소비자, 지역공동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들의 권리와 책임을 확장해 왔다. 1987년 민주항쟁 이후 30여 년 동안 시민사회는 대변형(advocacy) 시민운동단체만으로는 대표될 수 없을 정도로 활동의 폭과 범위가 확대되고, 활동의 주제와 방식이 다양해졌다. 정부도 이러한 시민사회의 변화에 부응하여 대통령령을 제정하고 자문기구를 심의기구로 격상하는 등 정부와 시민사회 간의 소통․협력 강화 및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의 증진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는 기후 변화, 세계경제 위기와 국제질서의 재편, 물가폭등과 자산의 양극화 등 국내외적 위기를 직면하고 있는 시점에 시민의 참여와 협력, 창의력으로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시민사회 발전을 저해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용산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는 시대의 요구와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면서 대통령령을 폐지하려는 그 이유와 근거를 국민과 시민사회에 명확히 밝혀야 한다. 

 

둘째, 대통령령 폐지 추진과정이 '비공개', '긴급 절차' 등 비상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무총리실은 지난 9월 1일 행정안전부장관 및 시․도 광역자치단체 등 국가기관 59곳에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규정 폐지령안 의견'을 9월 8일까지 회신 요청하며, '기일까지 회신이 없는 경우엔 이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처리하겠다'는 비공개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공문 발송 1~2주 전만해도 관계 부처와 광역시․도에 제5기 시민사회위원회 위원 추천을 요청해 관계 부처나 시․도로부터 실제 위원 추천을 받았고, 8월 말에는 '시민사회연구기관'을 공식 지정하였다. 그럼에도 국무총리실은 대통령령 폐지를 추진하면서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 및 시민사회정책을 총괄하는 합의체 기구인 시민사회위원회 위원들과도 일체의 협의가 없었고, 법제처에 기관 의견회신 기간 단축 및 입법예고기간 단축을 요청하는 등 ‘긴급’하게 폐지 절차를 시도하였다. 시민사회는 윤석열 정부에게 왜 대통령령으로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증진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인지, 왜 시민사회 정책을 총괄 협의하는 시민사회위원회에 협의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비밀리에 폐지를 추진하는 지에 대해 국민과 시민사회에 명확히 해명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셋째, 대통령령 폐지는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유지 발전시켜온 민관협력 파트너십의 해체이고, 대화의 단절이다.

시민사회위원회는 정부와 시민사회의 바람직한 관계 정립, 시민사회 발전을 위한 기반 마련, 시민사회단체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조성을 목적으로 정부 부처와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구성한 민․관거버넌스 기구이다. 정부는 갈수록 복잡다난해지는 사회문제를 정부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여겨 시민사회에 직․간접적인 지원을 해 왔으며, 시민사회도 때론 정부와 협력하고, 때론 정부를 감시하며 위원회 활동에 적극 협력해 왔다. 그동안 시민사회위원회는 시민들의 공익활동 촉진을 위한 생태계 기반조성(자원봉사 및 기부금 활성화, 공익법인 투명성 강화, 비영리단체지원제도 개선 등)이나 사회의 현안(코로나19 대응, 주한미군기지 환경오염 개선, 친환경식품 표시제, 도시공원 일몰제, 플라스틱 줄이기, 민통선 지뢰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협력해 왔다. 이 과정을 통해 시민사회위원회는 성숙한 시민사회 형성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정부와 시민사회 간 소통의 촉진과 사회문제 해결의 협력자로 사회통합에 기여하며 시민들의 참여와 민주적 역량 강화를 이끌어 왔다. 

하지만 정부와 시민사회의 소통․협력은 제도화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한 채 초보적인 수준이고, 협치 역시 사회협약 등으로 진전되지 못한 현실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령의 폐지는 정부와 시민사회간의 민관협력 파트너십 해체와 소통의 중단, 퇴보를 의미한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국내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의 협력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이 시점에 대통령령을 폐지하는 것은 오히려 정부의 고립과 사회적 갈등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 따라서 시민사회는 윤석열 정부의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대통령령' 폐지를 적극 반대하며, 시민사회 주체들과 시민사회 정책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공론장을 요구한다.

 

넷째, 대통령령의 폐지는 정부‧시장‧시민사회라는 사회발전시스템의 균형을 파괴하는 행위이다. 

대통령령 폐지는 단순히 하나의 법령을 폐지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는 역대 정부가 시민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역사를 반추해야한다. 역대 정부들, 노무현 정부의 한국시민사회발전위원회는 '한국시민사회발전을 위한 청사진(2004)'을, 이명박 정부의 특임장관실 시민사회발전자문위원회는 시민사회 발전의 뉴패러다임을 위한 '민관협력과 시민사회발전을 위한 청사진(2012)'을, 박근혜정부의 시민사회발전위원회는 '국가와 시민사회발전을 위한 4대 제언(2017)'을,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발전위원회 및 대통령령으로 격상된 시민사회위원회(심의위원회)는 각각 5대 제안(2019) 과 '4대 성과와 3대 제안(2022)'을 제시하는 등 역사적으로 시민사회 활성화와 지원을 다양하게 추진하였다. 대의제 민주주의가 한계를 드러내는 오늘날, 더 나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대안으로 정부와 시민사회의 소통과 협치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이때에 오히려 대통령령을 폐지하고 시민사회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정부와 시민사회간, 시민사회와 시민사회간 상호관계와 정책협력의 균형적 시스템을 파괴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특히, 두달 전 용산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의 간담회에서 시민사회의 주요한 정책이 시행될 경우 사전에 공론화를 하겠다고 약속하였음에도 대통령령 폐지를 어떠한 협의도 없이 비밀리에 긴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와 시민사회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행위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일방적인 대통령령 폐지령안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하나. 대통령령 폐지를 포함한 시민사회 관련 정책협의의 장을 즉각 마련하라!
하나. 정부와 시민사회의 협력관계를 지속할 중장기적인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라!

 

2022년  9월  14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시민사회활성화전국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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