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팩의 재활용률을 높이려면 먼저 종이팩 회수체계 개선부터 정립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종이팩을 혼합배출하지 않게 별도 품목 구분을 의무화한 후 여건에 맞춰 재활용품으로 분리배출하면 이후 단계에서는 캔, 페트(Pet), 유리병처럼 수거되어 선별되는 일반적인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 숲과나눔 대강당에서 진행된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정책포럼'에서는 종이팩 재활용 촉진의 토대가 되는 현재 법과 제도의 한계를 짚어보고 개선 방향을 모색했다.
 

'종이팩 재활용 촉진을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이란 주제로 발제에 나선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종이팩 회수체계를 보편적 체계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홍 소장은 "종이팩은 대부분 폐지에 혼입되고 있으며, 별도 배출의 경우에도 일반/멸균팩 선별이 되지 않고 있다"라면서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에서 종이팩을 분리배출한 후 용기를 수거하는 업체에서 수거/집하 후 종이팩을 선별하여 전문 선별하는 업체(일반팩과 멸균팩을 선별할 수 있는 장비 및 인력을 갖춘 선별업체)에 보내는 프로세스 정립이 필요하다. 그래야 종이팩을 사람들이 쉽게 분리배출하고 일정량 이상의 재활용률을 달성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컨베이어벨트 선별을 전제로 할 경우 종이팩을 펼쳐서 배출할 필요가 없다"라며 "소비자 보상을 통한 프리미엄 체계와 보편적 수거체계의 이분법적으로 병행할 수 있다"라고 했다. 

홍 소장은 종이팩 재활용 활성화 방안으로 '분리배출 지침'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 별표1 분리수거대상 재활용가능자원의 품목 및 분리배출 요령에서 종이팩을 종이에서 분리시켜 다목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현 규정으로도 종이팩 회수체계 운영에 문제가 없으나 종이와 종이팩을 구분함으로써 폐지업체가 아닌 용기 선별업체에서 종이팩을 관리하도록 명확하게 규정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종이팩 재활용 활성화 방안으로 ▲폐기물 배출자 재활용 및 분리보관 기준 ▲공공 재활용기반시설 설치·운영지침 ▲분리배출 표시 ▲EPR 운영 ▲녹색제품 인증 등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EPR 운영에서 플라스틱에 한정하여 국내 폐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량에 대해 재활용 의무량감경을 하고 있으나, 종이팩의 경우에도 종이팩 재활용 종이제품을 재활용의무생산자가 구매하여 사용할 경우 의무량감경을 할 수 있는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패널 토론에서도 종이팩 자원순환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종이팩 자원순환 문제가 해결되려면 분리배출부터 종이팩 재활용 제품 시장 확대까지 각 단계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원활하게 돌아가야 한다. 정영열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녹색전환지원실 수석연구원과 류정용 강원대학교 종이소재과학전공 교수는 토론자로 참여해 종이팩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녹색제품 구매 촉진 활성화 방안과 멸균팩 재활용 용이성에 대해 공유했다. 

정영열 수석연구원은 ▲녹색제품 정의 ▲녹색제품 3종류(환경표지제품, 저탄소제품, 우수재활용제품) ▲녹색제품구매촉진에 관한 법률 ▲종이팩 관련 녹색제품 인증 등에 관해 소개한 후 멸균팩을 재활용한 황색 화장지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개선 등을 제안했다. 

류정용 교수는 종이팩 재활용이 어려운 이유로 경제성을 꼽으며 건축자재, 합성목재 등 멸균팩 재활용 유형의 다양화를 멸균팩 재활용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한편 숲과나눔·사랑의열매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종이팩 자원순환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혁신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모으고, 이를 정책 제안으로 발전시키는 정책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는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도담마을, 마을언덕, 유어스텝, 소비자기후행동, 지구를지키는소소한행동이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