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되면 한다고? 해야 당선되지."
후보가 아니라 유권자들이 공약을 만들었다. 비영리 정치 스타트업 뉴웨이즈가 진행한 '받아라 역공약' 캠페인 이야기다.
뉴웨이즈는 2030 청년들에게 중요한 8가지 미래 의제를 선정하여 역공약집을 만들었다. 이들이 선정한 의제는 기후위기, 일자리, 주거, 인구 절벽, 지역 불균형 등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 세대에게 부담이 가중될 문제들로, 뉴웨이즈는 "2030 유권자를 대상으로 정치가 꼭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고 전문가 검토도 거쳤다"고 설명했다.
뉴웨이즈는 4월 3일까지 유권자들과 함께 전국 후보에게 역공약을 지킬 계획인지 물었으며, 응답한 후보들의 답변을 4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응답 결과를 보면, 국회의원 후보 697명 가운데 176명(25.3%)가 역공약을 지킨다고 약속했다. 세부 계획까지 자세하게 기술한 후보는 79명(11.3%)이다. 고민정 후보, 박찬대 후보, 홍익표 후보(이상 더불어민주당), 김기현 후보, 유의동 후보(이상 국민의힘), 심상정 후보, 장혜영 후보(이상 녹색정의당), 이낙연 후보(새로운미래), 이원욱 후보(개혁신당) 등 당 지도부 및 현역 의원도 2030 유권자의 역공약에 응답했다.
지역구 단위로 보면 인천광역시 연수구 갑, 경기도 부천시 갑, 서울특별시 성북구 갑, 부산광역시 강서구 갑 지역은 전체 출마 후보가 역공약에 응답했다. 광주광역시 서구 을 지역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녹색정의당, 진보당까지 4개 원내 정당 후보가 역공약에 응답했다.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응답 요청을 한 유권자는 3,821명이다. 뉴웨이즈는 '받아라 역공약' 캠페인 사이트를 만들고 누구나 우리 동네 후보에게 메일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역공약 공보물도 만들어 우편 발송했다. 서울시 여의도와 강동구, 인천시 계양구 등 격전지에 유세차를 패러디한 커피차를 보내는가 하면 2030 유권자들과 모의 선거 사무소를 열어 전화로 답변을 독려하기도 했다. 자원 활동에 참여한 도봉구의 한 유권자는 "청년들의 삶이 이렇게 팍팍한 배경에는 정치의 책임이 크다는 걸 느꼈다"며 역공약 캠페인에 동참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는 역공약 캠페인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202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미래 문제가 실종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느 쪽도 찍기 어렵다는 2030 무당층 유권자가 30%에 달한다. 이들에게는 정권 심판이나 검찰 개혁 같은 거대 담론이 의미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며 "2030 유권자가 보고 싶은 것은 현실의 위기에 공감하고 정치가 대책을 세워줄 것이라는 효능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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