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걸음 의료사협, 마을의원 개원으로 지역사회 주치의로 거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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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걸음 의료사협, 마을의원 개원으로 지역사회 주치의로 거듭나다
  • 2023.08.26 03:27
  • by 정화령 기자

'함께걸음'은 장애인의 인권을 바로 세우기 위한 역사 깊은 조직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시작했다.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장애인과 의료진, 지역주민이 합심하여 2008년 서울시 노원구에 협동조합으로 한의원을 개원했다. 이후 비보험 치료가 많고 치과 진료를 자주 보지 못하는 조합원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2014년에 '마을치과'를 열었다. 한의원과 치과를 중심으로 지역에서 보건과 의료활동을 펼쳤으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주치의 역할을 하는 일반 의료기관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절실해졌다. 
 

▲ 마을의원 전경. ⓒ라이프인
▲ 마을의원 전경. ⓒ라이프인

조합원들의 높은 요구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준비에 박차를 가한 결과, 지난 23일 함께걸음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마을의원'이 개원했다. 조합은 13개 지역 간담회를 추진하고 전화 및 거리 홍보, 일본 의료생협 연수, 지역설명회 등 의원개설을 위해 힘을 쏟아부었다. 조합원도 이에 부응하여 설립을 위한 출자금 계와 증좌 운동에 430여 명이 참여, 현재 목표금액 5억 원 중 4억 4천만 원 가까이 달성한 상황이다. 

 

▲ 남명희 이사장. ⓒ라이프인
▲ 남명희 이사장. ⓒ라이프인

남명희 이사장은 "총회에서 설립을 결정한 후에는 많은 회의와 추진 과정이 일사불란하게 진행되었다. 그만큼 의원개설에 대한 열망이 오랜 기간 컸던 것 같다. 조합 설립 때부터 꿈꿔온 '의료인과 지역사회와 장애인이 힘을 합쳐 건강을 관리하자'는 취지를 이제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여러 의료사협에서 병원을 설립하거나 유지할 때 의료진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 마을의원 황찬호 원장은 이전에 노원구 중계본동에서 20년간 서울가정의학과의원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개원의로 병원을 운영하며 함께걸음 의료사협에서는 경영위원장을 겸임했다. 그러던 중 대장암 2기가 발견되어 수술했으나, 1년 후 폐 전이로 암 4기가 되어 병원을 폐원했다. 황 원장은 "몸을 회복하면 병원 운영보다는 함께걸음에서 의원을 만들면 합류하겠다고 약속했다. 내가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생각해 보고, 날 필요하다고 하는 곳으로 오게 되었다"라며 함께하게 된 배경을 이야기했다.
 

▲ (왼쪽)최봉섭 전무이사, (가운데)황찬호 원장. ⓒ라이프인
▲ (왼쪽)최봉섭 전무이사, (가운데)황찬호 원장. ⓒ라이프인

마을의원은 지역에서 만성질환자를 중심으로 포괄적이고 예방적이고 지속적인 주치의 역할을 할 예정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의원을 중심으로 가정간호와 방문 재택의료센터도 준비하고 있다. 의료가 생활 영역으로 들어가서 '의료와 돌봄이 하나로 이루어져야 통합돌봄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것이 함께걸음 의료사협의 설명이다. 
 

▲엑스레이 높이가 낮아 휠체어에서 바로 옮겨 앉을 수 있다. ⓒ함께걸음 의료사협
▲엑스레이 높이가 낮아 휠체어에서 바로 옮겨 앉을 수 있다. ⓒ함께걸음 의료사협

또한 장애인을 배려해서 병원 모든 곳이 배리어프리로 조성되었고 엑스레이도 휠체어에서 내려 바로 찍을 수 있도록 동선이 짜여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최봉섭 전무이사는 "지역주민이 많이 가입하면서 조합원 중 장애인 비율이 많이 줄었지만, 지역사회 재활사업을 꾸준히 하고 있고 노원구청 장애인분과에도 들어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장애인은 감기 백신을 맞으려고 해도 병원급으로 갈 수밖에 없어서 불편한데, 동네에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의원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마을의원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했다. 

 

이날 진료를 마친 오후 6시 30분에는 조합원과 지역주민이 모여 마을의원의 출범을 축하하는 개원식을 진행했다. 

▲개원식 현장. ⓒ함께걸음 의료사협
▲개원식 현장. ⓒ함께걸음 의료사협


Q. 앞으로 마을의원을 찾을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은?
 
남명희 이사장 : 우리는 개인이 만든 의원이 아니라 조합원과 의료진이 힘을 합쳐 만든 곳이다. 아플 때만 찾는 병원이 아니라 주치의처럼 나도 알고 우리 집도 알고 지역사회를 잘 알아 상담할 수 있는 주치의가 있는 그런 의원을 만들어 가겠다. 그리고 장애인의 건강권 실현도 우리가 계속 가져갈 숙제이다.

황찬호 원장 : 건강을 지키는 사람은 의사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기 때문에, 문제가 있으면 확인하고 극복하기 위한 생활 습관을 바꾸려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 뭐든지 손잡고 하면 수월하니,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 같이 해봅시다.

최봉섭 전무이사 : 믿을 수 있는 진료를 하고, 과잉 진료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다. 만성질환 관리를 철저하게 하려고 간호사를 채용했고, 건강 관리를 위한 소모임과 방문 간호까지 염두하고 있다. 환자에게 불필요한 부담은 지우지 않는 것도 의료사협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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