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담아 기록한다" 지역과 함께 만드는 더페이퍼 이야기
상태바
"진심을 담아 기록한다" 지역과 함께 만드는 더페이퍼 이야기
최서영 ㈜더페이퍼 대표 인터뷰
  • 2023.12.31 08:56
  • by 방수영 (주)이분의일코리아 대표
▲ 최서영 (주)더페이퍼 대표. 본인 제공
▲ 최서영 (주)더페이퍼 대표. 본인 제공

경기도 수원시에는 아카이브와 출판, 그리고 문화예술 분야에서 디자인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사회적기업 ㈜더페이퍼가 있다. 더페이퍼는 동네문화의 부활과 소통을 위한 골목잡지 '사이다'를 발행했으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각종 홍보물, CI, BI, 자료집, 책자, 사사(社史) 등 프린트 관련 프로젝트를 전문적으로 진행한다.

1997년 창업한 더페이퍼는 기나긴 역사가 있다. 서울 소재 회사에 재직 중이던 최서영 대표는 남편의 발령으로 수원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수년간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지역으로 이주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수원에 살면서 새로운 단절을 경험했다. 그러다가 책을 사랑하는 엄마들과 만났고 '어린이 책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어린이 도서연구회를 만들고 운영했다. 내일신문의 여성센터에 어린이 전문서점을 중심으로 '어린이 책운동'을 하면서 광고 기획사 '더페이퍼'를 만들었다. 이것이 더페이퍼의 시작이다.

■ 사회적 가치를 품은 골목잡지 발행

▲ 더페이퍼가 발행한 골목잡지 '사이다'. ⓒ더페이퍼
▲ 더페이퍼가 발행한 골목잡지 '사이다'. ⓒ더페이퍼

2012년은 국내에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이해가 지금만큼 확산되기 전이었다. 최 대표는 사회적기업 개념을 배우면서 그동안 해오던 일이 사회적경제임을 깨달았고,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같은 해, 자신이 오래도록 꿈꾸던 골목잡지 발행이 사회적기업 가치와 딱 맞는다고 생각하여, 골목잡지 '사이다'를 발행했다. 골목잡지는 지역 이야기를 담은 잡지로 지역의 역사와 소식을 담은 무료 잡지이다. 이후 2015년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고 현재까지 사회적 가치를 일궈오고 있다. 주요 비즈니스는 지역의 아카이빙을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로 출판하고, 문화예술 행사를 주관하거나 기획하는 데에 있다. 

수원 팔달산 자락의 소소한 얘기들을 담은 무가지 잡지 '사이다'는 마을의 부활과 소통을 위한 지역상생 매거진이었다. 2012년 4월 창간되어 골목과 골목 사이, 마을과 마을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등 우리 주변의 수많은 '사이'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더페이퍼는 사이다를 발간하는 날이면 사무실 문을 열고 주민들을 초대하곤 했다. 콘서트를 열거나 음식을 나누면서 지역 주민들을 환대했다. 지역 사람들은 수많은 지역 사업에 동원된다. 그러나 최 대표는 '동원'이 아니라, 주민들을 진심으로 초대하고 환영하는 장소와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초대를 받아본 적이 드문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는 일은 지역민에게도 더페이퍼에도 짜릿하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 주민들을 초대하여 진행한 마당 콘서트 당시 모습. ⓒ더페이퍼
▲ 주민들을 초대하여 진행한 마당 콘서트 당시 모습. ⓒ더페이퍼

수원향교로 봄소풍을 갔을 때의 일이다. 서울 홍대에서 뮤지션들이 와서 음악으로 공간을 채웠고, 향교 곳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더해졌다. 도시락에 손수 만든 주먹밥을 가득 담은 뒤 손수건으로 싸 두었고, 풍미가 좋은 차를 대접했다. 무료잡지를 발행하기 위해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이야기를 찾아내고 결과물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렇게 잡지를 보고 가치에 공감해주는 모습이나 준비한 행사에서 시민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은 최 대표에게 다음 일을 도모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 "골목잡지는 멈췄지만…지역 이야기 계속 기록해 나갈 것"

비록 사이다 발간은 멈췄지만, 더페이퍼는 오래도록 모은 콘텐츠를 바탕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조만간 공개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역 이야기를 계속해서 기록해 나갈 예정이다.

경영에 대한 깊은 지식 없이 문을 연 회사를 운영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최 대표는 '공상 같은 꿈을 꾸지 말고 회사를 키우라는 비평과 사업을 하는 대표가 아니라 꿈꾸는 문학소녀 같다'는 말까지 들으며 이어왔다'고 밝혔다. 그는 능력 있는 경영진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지역에서 진심을 담아 해야 할 일들을 묵묵히 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라이프인 열린인터뷰 독점기사는 후원독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분들은 로그인을 하시면 독점기사를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가 아닌 분들은 이번 기회에 라이프인에 후원을 해보세요.
독립언론을 함께 만드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수영 (주)이분의일코리아 대표
방수영 (주)이분의일코리아 대표
중요기사
인기기사
  • (07317)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등포로62길 1, 1층
  • 제호 : 라이프인
  • 법인명 : 라이프인 사회적협동조합
  • 사업자등록번호 : 544-82-00132
  • 대표자 : 김찬호
  • 대표메일 : lifein7070@gmail.com
  • 대표전화 : 070-4705-7070
  • 팩스 : 070-4705-7077
  • 등록번호 : 서울 아 04445
  • 등록일 : 2017-04-03
  • 발행일 : 2017-04-24
  • 발행인 : 김찬호
  • 편집인 : 이진백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소연
  • 라이프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라이프인.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