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함께 맞이한 2024년,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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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함께 맞이한 2024년,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녹색전환연구소, 1월 25일 '2024 기후 전망과 전략: 10인과의 대화' 개최
10人 연사에게 듣는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전략
  • 2024.01.30 18:00
  • by 노윤정 기자

기후위기는 당장 우리 삶을 위협할 만큼 시급한 문제인가? 이제는 많은 이들이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당면한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2024 기후 전망과 전략: 10인과의 대화'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총 3부로 구성됐으며, ▲1부 '기후위기가 만드는 세계' ▲2부 '기후위기와 경제·사회 대격변' ▲3부 '2024년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등의 주제로 기후위기가 국제정세, 건강, 에너지, 금융, 산업, 먹거리, 정치 등과 어떤 영향을 주고받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했다.

▲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 겸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라이프인
▲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 겸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라이프인

1부 '기후위기가 만드는 세계'의 첫 번째 연사로는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가 나서 '생물다양성과 조화로운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메르스, 사스 같은 질병들이 박쥐를 매개로 전염됐다는 사실은 역학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한 논문에서 열대 박쥐들은 종당 평균 2.6~7종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다"고 설명한 뒤 "여기에 교훈이 있다. 기후 변화를 멈추지 않으면 열대지역의 박쥐들은 끊임없이 온대지역으로 옮겨올 것이고, 우리는 그들이 품고 있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을 더 자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불과 1만여년 만에 야생동물 비중을 1% 남짓으로 줄여버리고 인간과 인간이 기르는 동물들이 완벽하게 지구를 장악했다. 야생동물들이 기존 거주지에서 살기 힘들어져 이주하면 백발백중 우리와 우리가 기르는 동물에게 바이러스가 옮겨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이를 '생물다양성의 문제'로 규정하며, 이러한 질병들을 예방할 가장 좋은 백신으로서 '생태 백신'을 꼽았다. 그는 "자연을 보호하자는 이야기다. 이제는 동참하자"며 "우리는 사회 구성원 70~80%가 함께 백신을 접종해야 집단 면역을 이룬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러니까 세계 인구의 70~80%가 자연보호에 동참하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조천호 전(前) 국립기상과학원장. ⓒ라이프인
▲ 조천호 전(前) 국립기상과학원장. ⓒ라이프인

조천호 전(前) 국립기상과학원장은 '기후위기, 파국의 시점은 언제인가?'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 갔다. 그는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제6차 평가보고서(이하 6차 보고서) 내용을 중심으로 인류가 맞닥뜨린 기후위기의 시급성을 설파했다. "아직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도밖에 오르지 않았지만 지난 40년 동안 극단적인 날씨는 4배 이상 증가한 상황이다"는 것.

특히 그는 "현재 수준의 탄소 배출량을 유지하면 2030년 이후 평균 기온 상승폭이 1.5도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50년대에는 2도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한 뒤 "6차 보고서에서는 이번 세기에 '티핑 포인트'(극적인 변화가 시작되는 시점. 여기에서는 지구온난화가 멈추어도 기후 시스템에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발생하는 시점을 의미한다)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과학적 증거가 쌓이면서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이 훨씬 낮은 온도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기후 회복을 위해 조치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길로 갈 수 있는 모든 길이 차단된다. 그래서 6차 보고서에서는 앞으로 10년 동안의 인류의 선택이 이후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지금 당장 대응해야 한다는 결론을 맺고 있다"는 말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 채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질병대응연구센터 센터장. ⓒ라이프인
▲ 채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질병대응연구센터 센터장. ⓒ라이프인

1부 마지막 발표는 채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질병대응연구센터 센터장이 맡았다. 채 센터장은 기후위기와 건강의 관계에 관해 이야기했는데, "기후위기는 신체·정신적 건강 문제와 관련 있고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하며 기후위기가 유발하는 대표적인 정신건강 문제로서 기후위기로 인해 불안, 무력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는 '기후 불안'을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건강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을까? 채 센터장은 단기간 내에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에 "기후 대응은 완화와 적응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성적으로는 기후 변화가 심각하다고 인식하면서도 어려움, 불편함이 따르기 때문에 기후 문제에 대응하는 데 부정적인 반응을 갖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기후위기 시대에 살고 있다. 더 이상 이 문제를 뒤로 미뤄 둘 수 없다. 그래서 기후 변화로 인한 건강 문제를 잘 인식하고 그럼으로써 국가에 나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고 개인의 역할을 당부했다.

▲ 김승완 충남대학교 교수 겸 사단법인 넥스트 대표. ⓒ라이프인
▲ 김승완 충남대학교 교수 겸 사단법인 넥스트 대표. ⓒ라이프인

이어 2부 '기후위기와 경제·사회 대격변'은 김승완 충남대학교 교수 겸 사단법인 넥스트 대표의 발표로 시작했다. 김 교수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에 있어 '당장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지며,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전환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이를 위해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폈다.

먼저 김 교수는 제1차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등 정부 정책 현황을 분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2024년도 전략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전력 수요 감축과 건물 자가용 태양광 확대 등 수도권 내 재생에너지 설치가 단기 전략의 핵심 ▲중장기 전략으로서 본격적인 해상풍력 보급을 위한 준비 등을 제언했다. 이어 김 교수는 2030년 이후를 위한 계획 또한 필요하다며 "평균 기온 1.5도 상승 방어를 위해서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아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재생에너지를 늘려야 한다"며 "올해 이 타이밍을 놓치면 내년에 더 힘들어진다. 그래서 나는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당장 해보자고 제안하고자 한다"는 말로 발표를 마쳤다.

▲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 ⓒ라이프인
▲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 ⓒ라이프인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는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낼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후위기 대응과 경제·금융'에 관한 내용을 공유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거시경제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밝히며, 현 거시경제의 주요 특징으로서 ▲저성장, 고물가(인플레이션), 고금리 ▲부채 누적, 시장 변동성 증가, 금융 불안 등을 꼽았다.

이러한 거시경제의 변화가 기후위기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김 대표는 이를 △재정 건전성 악화와 이로 인한 탄소중립 달성 위한 투자 재원 부족 △재정 위기는 탄소세 부과 및 유가 보조금 축소 등 기후위기 대응 위한 필수 정책 개혁을 논의할 모멘텀 제공 △노동인구 감소와 생산력 위축을 극복하기 위한 변혁적 신기술에 대한 관심 증대 △민간 기후 금융의 역할 증대 등으로 설명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과 넘치는 자본을 기후위기 해결과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라는 과제를 제시하며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하여 투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투자와 실제 필요한 자금 간 불균형 해소 ▲기후위기 해결 위해 열정적인 활동가뿐 아니라 유능한 창업가와 투자자가 필요 등을 제언했다.

▲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 ⓒ라이프인
▲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 ⓒ라이프인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는 '기후위기와 먹거리/농촌·사람'을 주제로 하여, 보다 미시적인 관점에서 기후위기의 사회·경제적 영향을 고찰했다. 그는 고령 여성 농민들의 사진을 보여준 뒤 "나의 연구 영역에서 기후위기는 '그들의 허리 문제'다"며 "극단적인 날씨 변화로 제초 작업이 최소 3~4회 늘어나야 한다. 그러면 농민들은 허리를 더 꺾고 일해야 한다"고 사례를 들어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지금 겨우 유입되고 있는 청년 농민들에게도 '당신들의 미래는 이렇게 가혹하다'고 말하는 셈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연구자는 "농촌, 먹거리 문제가 시골만의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농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사회 구성원이 농촌에 녹색 교통 체계 구축, 먹거리 공공조달 체계 복원 등에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으며, 농업과 연계되지 않은 농촌 체험이나 에너지 전환 없는 기술 혁신 등이 허상이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정 연구자는 "한 명의 시민이 두 명의 농민과 친해져야 한다"며 도농 관계를 회복하지 않는 한 지금의 농촌, 먹거리 위기를 해결할 방안이 없다고 단언했다.

▲ 김병권 박사. ⓒ라이프인
▲ 김병권 박사. ⓒ라이프인

이어 '기후를 위한 경제학'을 저술한 김병권 박사는 '기후를 위한 산업 전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우선 미흡한 생태전환 대응, 분절화된 글로벌공급망 등 글로벌 산업 환경의 변화를 설명했다.

또한 한국의 탈탄소 산업화 5가지 이슈를 ▲핵발전과 태양광 발전을 대립 구도로 놓는 잘못된 인식, 재생에너지를 등한시하는 정책으로 인한 녹색산업 기반 와해 위험 ▲탄소집약적 제조업에서 탈탄소 제조업으로의 전환 ▲녹색산업 정책의 부재로 산업공동화 가능성 증가 ▲에너지 변환 효율이 떨어지는 수소 에너지 강조 정책 ▲디지털 전환과 생태전환이 선순환 구조가 되도록 생태친화적 인공지능으로 전환 등으로 정리했다.

특히 김 박사는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연간 7~8%씩 줄여야 한다. 그러려면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끌어내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하면서도 "그렇게 일방적으로 규모를 줄이는 방법만으로는 (정책과 산업이) 유지되지 않는다. 기존 산업을 탈탄소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배보람 녹색전환연구소 지역전환팀장. ⓒ라이프인
▲ 배보람 녹색전환연구소 지역전환팀장. ⓒ라이프인

앞선 토의에서 패널들은 다가오는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가 '기후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을 갖고 대응 전략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한 이야기는 3부 '2024년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보다 본격적으로 다루어졌다.

배보람 녹색전환연구소 지역전환팀장은 '지금 여기, 기후정의로서 평화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먼저 그는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진 국제정세와 냉각된 북한과의 관계 속에서 국방비가 증가하고 방위산업을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거론하는 현 상황을 짚었다. 특히 방위산업을 키우려는 정책을 비판하면서 "무기는 전쟁으로 향한다"며 "전쟁은 기후위기를 가속하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우크라이나 환경정책이니셔티브(EPAIU)는 러시아와의 전쟁 기간 중 18개월간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무려 1억5천만톤이라고 분석했다.

배 팀장은 기후정의로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파괴된 인프라를 복원하는 과정까지 포함한 군사 활동 전반을 기후위기 대응 규범 안에 두기 ▲국방비를 개발도상국을 위한 기후기금으로 활용하는 등 전쟁이 아닌 기후 협력 위한 세계적 노력 필요 ▲정책적으로 방위산업이 아닌 기후위기 대응을 지원 등을 제안하며 "전쟁과 무기에 쓰는 돈을 지구와 사람, 에너지 전환과 공동체를 위해 사용"하길 희망했다.

▲ 이관후 건국대학교 교수. ⓒ라이프인
▲ 이관후 건국대학교 교수. ⓒ라이프인

이관후 건국대학교 교수는 '2024년 총선과 기후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회적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의제화됐는데 왜 정치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지 문제를 제기했다. 그가 지적한 부분은 "정치적 의제화라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올해는 '슈퍼 선거의 해'라고 불릴 만큼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중요한 선거가 치러지며, 특히 국내에서는 총선이 예정돼 있다.

이 교수는 선거를 중심으로 민주주의와 기후위기가 어떻게 접점을 가질 수 있는지 이야기했다. 그는 '기후총선을 만들 기후유권자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설문조사(8개 부문 172개 문항, 17,000명 대상) 결과를 공유한 후, 이를 바탕으로 어떤 기후 공약을 만들어서 후보자들에게 요구할 수 있을지 설명했다. 일례로 자동차 적정 대수를 규정하고 차량등록을 제한하는 데 동의하는 유권자가 많다면 후보들에게 자동차 적정 대수를 규정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도록 하는 정책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교수는 3부 주제인 '2024년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답으로서 '투표'를 언급하며 "민주주의에서 투표는 단순히 혼자 조용히 투표장에 가서 후보를 찍고 오는 행위가 아니다. 그 사회에서 중요한 정치적 의제에 대해 시민들이 정기적으로 토론하고 대안을 찾기 위한 것이다. 이번 선거의 의제가 무엇인지 함께 토론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주변에 어떻게 투표하자고 이야기해야 민주주의에서 의미 있는 선거가 된다"고 말하고 '기후유권자'가 되길 당부했다.

▲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 ⓒ라이프인
▲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 ⓒ라이프인

마지막으로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2024 기후위기 전망과 행동 제안'이라는 제목으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기후행동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국가 전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수립 및 정부와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행동 평가 ▲에너지 전환: '2050 탄소중립 에너지 시스템' 구축 및 산업 등의 분야에서 탄소중립 위한 에너지 전환 실행 ▲산업 전환과 녹색 일자리: 정부의 규모 있는 녹색산업 전환 정책을 통해 녹색 일자리 확대 ▲정치 전환: 시민들이 '기후유권자'가 되도록 촉구 ▲삶의 전환: 사회·경제 시스템을 바꾸는 '1.5℃ 라이프스타일' 등을 제안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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