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기업, 그 생생한 현장을 가다] 미래의 주택협동조합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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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기업, 그 생생한 현장을 가다] 미래의 주택협동조합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
  • 2024.03.14 16:40
  • by 정원각 객원기자

필자는 2023년에는 ▲동고동락협동조합 ▲부산커피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멘퍼스 ▲전남 목포 건맥1897협동조합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 등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자립한 사회적경제기업 모델을 소개함으로써 현재 어려운 사회적경제기업들이 배울 수 있는 정보와 팁을 제공하였다면 2024년에는 ▲주택 분야 ▲에너지·태양광 분야 ▲의료복지 분야 ▲사회서비스 분야 ▲자금조달 분야 ▲판로 개척 분야 ▲자원재생 분야 ▲컨설팅·인큐베이팅 분야 등 분야별 사회연대경제조직들을 방문해 어떻게 활동하고 운영하는지 생생한 현장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남양주 491세대와 함께 주택협동조합을 꿈꾸는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

지난 3월 7일 소개한 은혜공동체주택협동조합이 50명 이하의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작은 주택협동조합이라면 이번에 방문한 곳은 남양주시 별내동에 491세대가 사는 비교적 큰 아파트에서 주택협동조합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은혜공동체주택협동조합은 조합원이 거주하는 주택을 협동조합이라는 법인이 소유하고 조합원에게 임차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김경환, 이하 '위별사협')은 아직 협동조합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 위스테이별내아파트.
▲ 위스테이별내아파트.

이유는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때 근거가 된 사업 시행 조건에서 아직은 협동조합이 임대 사업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는 위스테이별내 아파트는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자산관리회사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약자로 부동산투자신탁)가 소유하고 있다. (위스테이의 경우 공공 임대 리츠 형태임) 하지만 리츠에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의 이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고 다른 이사가 리츠의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복잡한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아직은 주택 분야에서 협동조합이 관여하기에는 법적, 제도적으로 미비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아파트 주민 491세대 모두가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는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

그렇지만 주민들의 협동조합에 대한 기대는 매우 높다. 그 기대는 주택협동조합은 아니지만 아파트 설립 초기부터 준비하여 현재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운영하는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한 가입을 보면 알 수 있다. 아파트 전체 491 세대 가운데 이사를 나가고 들어오는 세대를 제외한 모든 세대가 가입하여 임대료, 관리비와는 별도로 월 5만 원의 조합비를 내면서 다양한 사업과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위별사협이 그동안 추진해 온 과정과 관련 제도 그리고 협동조합으로서의 성과와 이후 해결해야 할 과제 등에 대해 조합의 이상우 상임이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정리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중산층에게 임대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 시작한 뉴스테이 사업 

박근혜 정부 시절, 국토해양부가 시행한 임대 주택 공급 사업 중의 하나인 뉴스테이 사업은 중산층에게 임대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2015년부터 시작했다. 정부의 자금이 들어가고 시행은 민간이 하는 기업형 임대 주택으로 '공공 지원 민간 임대 주택 사업'이다. 정부가 대부분의 자금을 지원하고 민간은 4~20% 정도 부담하면서 아파트를 짓고 임대 사업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은 임대 의무 기간을 마치면 분양할 수도 있고 계속 임대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사업은 자금을 정부가 거의 조달하면서 이익은 기업에 돌아간다는 비판이 많았다.
 

▲ 위스테이별내아파트(남양주시) / 위스테이지축아파트(고양시). 
▲ 위스테이별내아파트(남양주시) / 위스테이지축아파트(고양시). 

이런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 국토부는 다른 나라 사례 등을 조사하고 연구한 결과 주택협동조합과 같은 사회 주택 공급 방식을 고민했다. 이런 중에 사회적기업으로서 사회적 부동산을 개발하는 ㈜더함이 '이익을 해당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출자한 협동조합에 돌아가게 하는 방식으로 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오랜 기간 설득 끝에 2016년 12월 국토부는 협동조합형 뉴스테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더함을 선정했다. 이후 ㈜더함은 이 협동조합형 임대 아파트 사업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집하였고 이 참여자들이 중심이 되어 2017년 5월 남양주에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을 창립하고 2018년 5월에는 고양시에 위스테이지축사회적협동조합을 창립했다.

이익을 해당 아파트 주민에게 돌아가게 하는 협동조합형 공공 지원 민간 주택 사업

시행사는 사회적기업 더함, 설계는 일반 건축설계사, 건축은 민간 기업 시공사 그리고 정부의 공공 자금이 들어간 공기업 성격의 자산관리사 등이 참여하여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 4개 법인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LH로부터 땅을 구입하고 시공사가 아파트를 건축하며, 임대 동안 아파트 소유는 정부가 주축인 공공 임대 리츠가 한다. 임대 기간은 임차인이 원할 경우 최대 8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임차료는 대체로 주변 시세의 80% 수준이고 임차인이 내는 보증금의 액수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 임대 동안 임차료 인상은 2년에 5% 내에서 가능하다.
 

▲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 창립총회.
▲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 창립총회.

위스테이별내의 아파트가 다른 뉴스테이와 다른 점은 아파트 내에 일반 공급은 50%이고 청년, 신혼, 고령 25%,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 설립동의자 25% 등을 의무로 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 내에, 공원을 비롯한 근린 시설을 법적 기준보다 2.5배를 더 조성했다. 이는 아파트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설계 단계에서 9개월 동안 50여 차례 미팅을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체육시설을 비롯하여 회의실, 도서관, 청소년 모임 공간, 카페 등 공간을 구성했다. 

50여 차례 회의를 통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설계에 반영한 주민 참여형 아파트

한편 8년의 의무 임대 기간이 지나면 주택을 분양으로 전환할 수도 있고 계속 임대를 유지할 수도 있다. 이렇게 의무 임대 기간이 지났을 때, 쟁점은 세 가지다. '정부가 위스테이별내 아파트에 대해 계속 임대차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인가?', '위별사협이 주택협동조합 법인이라는 지위를 획득하고 임대 사업의 법인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입주민 특히, 조합원들은 분양을 요청하지 않고 계속 임차인으로 살려고 할 것인가?' 앞의 두 쟁점은 '민간임대주택에관한특별법'의 개정이 필요하고 뒤의 쟁점은 조합원들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도서관, 공동 세탁실, 육아 보육, 청소년 체육실.
▲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도서관, 공동 세탁실, 육아 보육, 청소년 체육실.

법 개정의 내용은 '위스테이별내 아파트에 대해 장기 임대 사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과 '협동조합이 그 임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두 문제는 위스테이별내에서 주택협동조합을 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이것이 해결되면 '주택협동조합에 입주민들이 얼마나 참여할 것인가?'는 이후 노력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위별사협은 법 개정이 될 것이라고 보고 모든 세대가 주택협동조합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를 건축하기 전인 2018년부터 완공 때인 2020년까지 관심 있는 입주 예정자들을 모아서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 시범단지'에 대한 안내와 공간 설계에 대한 참여 그리고 협동조합 등에 대한 공부 등을 했다. 

아파트 주민 조합원들은 10개의 위원회에서 약 130명의 위원 활동  

이런 준비들은 아파트 입주자 전체 491 세대 가운데 대부분이 가입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조합원들은 출자금 4,000만 원과 아파트 보증금 1억 1,000만 원, 월 임대료 약 40만 원을 낸다. 출자금과 보증금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 때, 조합을 탈퇴하면 돌려받는다. 위별사협에는 이사와 감사 등 임원이 11명이고 돌봄위원회, 교육위원회, 갈등조정위원회 등 10개의 위원회에 약 130명의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다. 조합원 전체와 각 위원회별 온라인 소통 공간이 있어서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그리고 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 협동조합의 경영을 위해서 세대당 월 5만 원을 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위별사협이 다음과 같은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다함께 돌봄센터, 청소년 그룹 활동, 휘트니스 센터, 커뮤니티실 이용 안내.
▲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다함께 돌봄센터, 청소년 그룹 활동, 휘트니스 센터, 커뮤니티실 이용 안내.

첫째, 돌봄사업이다. 491세대 1,400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성인이 9백 명에서 1천 명 정도다. 아이돌봄으로 단지 내 시립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80명의 어린이가 다니고 있다. 또, 남양주시와 함께 다함께돌봄센터를 운영하면서 아이들을 함께 돌본다. 어린이집과 돌봄센터에 학부모들이 활발한 참여를 하고 있다. 카페와 같은 공간을 이용하여 학부모들이 연령별(띠별), 취미별 다양한 그룹으로 엮어서 활동을 한다.

둘째, '백개의학교'라는 마을 평생 교육 프로그램, 자치활동 등을 운영한다. 주민들끼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함께 배우고 가르친다. 20개가 넘는 동아리도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시기에는 주민들 스스로 자경단을 구성하여 방역을 위해 청소, 소독 그리고 출입을 관리했다. 

셋째, 주민들 간의 소통과 친밀감을 강화하기 위해 매월 마을 행사를 하고 1년에 1~2회 마을 축제를 하고 있다. 마을 행사에는 아이, 부모 그리고 어르신 등이 참여한다. 그리고 가끔 주변 아파트 주민들을 초청하여 마을 문화 확산을 꾀하고 있다. 

넷째, 갈등 관리다. 흔히 아파트 내에서 층간 소음, 주차 분쟁 등이 일어나는데 이를 갈등 조정 교육, 이웃 간의 갈등 사례 정리, 입주민 의견 수렴 등의 단계를 통해 완화 또는 해소하고 있다. 특히, 입주 전에 갈등 조정 마을 활동가 양성 과정을 통해 23명의 활동가가 회복적 정의 3급을 취득했다. 아울러 갈등조정위원회를 통해 갈등을 접수, 소통, 해소하고 있는데 점점 신청이 줄어들고 있다.

공공구매의 경험으로 다양한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업을 하는 조합원들

한편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업을 한다. 아파트 입주 초기에 TV, 냉장고,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 커튼, 베란다 새시(sash) 설치 등을 공동으로 구매한 경험들이 있으며 카페나 단톡방에서는 조합원, 주민들끼리 거래를 하고 있다. 물물 교환도 있고 무료 제공도 있다. 예를 들어 약국이 문을 닫은 시간에 어린 자녀의 몸에서 열이 나서 해열제가 급히 필요한 경우 SNS로 올리면 다른 조합원이 여분의 해열제를 제공한다. 조합원들끼리 과일 나눔은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먹거리 협동상회, 60플러스협동조합, 카페, 남양주협동조합협의회.
▲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먹거리 협동상회, 60플러스협동조합, 카페, 남양주협동조합협의회.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로컬푸드를 중심으로 식품과 잡화를 취급하는 협동상회협동조합을 따로 만들었다. 또한 떡볶이, 김밥, 라면 등의 분식을 판매하는 같이하자협동조합도 창립했고 시니어, 어르신들이 배달하는 마을 택배 회사 60플러스협동조합은 남양주 시니어클럽과 제휴하고 있다. 그리고 엄마들이 어린이들 간식을 제공하기 위해 돌봄협동조합을 만들어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아파트 상가는 리츠 소유인데 리츠는 이런 공익적인 사업을 위해 상가 월세를 저렴하게 받고 있다. 아울러 아파트 옥상에는 태양광 230kWp가 설치되어 있다. 환경부 공모사업에 당선되어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 시공을 하여 커뮤니티 공간 전기로 사용하고 있는데 가구당 월 1만 원의 전기요금이 절약되어 조합원에게 이익이 되고 있다. 

위스테이별내의 담을 넘어 남양주시의 사회적경제와 연대와 협력, 지원을 아끼지 않는 위별사협 

위별사협은 연대사업에도 힘을 쏟는다. 아파트 공유 공간을 활용하여 남양주협동조합연합회의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지역사회에 사회적경제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있다. 이렇게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은 조합원, 주민들이 씨줄과 날줄의 다양한 협동조합의 생활을 통해서 협동하는 삶, 사람 중심의 경제, 공동체를 유지하는 즐거움 등을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협동의 삶과 경험은 이후 주택협동조합을 이룰 때 단단한 결속력이 되고 나아가 건강한 사회적 자본으로 작동하여 스테이위드별내사회적협동조합이 추구하는 사회적경제 마을을 만드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이 꿈꾸는 사회적경제마을. ⓒ위별사협
▲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이 꿈꾸는 사회적경제마을. ⓒ위별사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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