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 "금연·금주·건강한 음식 섭취 '실천'이 우리 운명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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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 "금연·금주·건강한 음식 섭취 '실천'이 우리 운명 바꾼다"
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 인터뷰①
  • 2022.06.23 16:01
  • by 노윤정 기자
▲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 ⓒ라이프인
▲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 ⓒ라이프인

"암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은 라이프인과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잘 알려져 있다시피 암은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3년 이래로 국내 사망원인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질환이다. 2020년에는 사망자 약 30만 명 중 약 8만 명, 즉 27%에 달하는 수가 암으로 사망했다. 사망 원인 2위, 3위, 4위에 해당하는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한 인구의 수를 합해도 암 사망자 수에 미치지 못한다. 서 원장이 시민들의 건강한 삶, 건강한 사회를 위해 암이라는 질병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다.

정부는 1996년부터 '국가 암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를 중심으로 암 유병률과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각종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동일한 성별·연령군의 일반인구와 비교하여 암 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은 꾸준히 증가하여 70%를 넘었다. 암을 치료할 수 있는 확률이 점차 올라간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병을 치료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서 원장은 취임 초기부터 예방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병에 걸리기 전에, 병에 걸리지 않도록 막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어떻게 암을 예방할 수 있을까? 서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취임 초기부터 암 '치료'보다 '예방'에 주력을 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어떤 의미인가?

국립암센터의 미션은 국민을 암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국민을 암으로부터 보호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국민이 가장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 암에 걸리지 않는 것을 가장 원한다. 암에 걸린 뒤 치료를 잘 받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일 수는 없다. 그래서 국민이 가장 원하는 일, 암 예방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강조해야 하는 것이 암 조기 진단이다. 그래서 센터의 역할로 예방과 조기 진단을 우선하고 있다.

Q. 한국금연운동협의회의 회장 직을 오래 지냈다. 금연을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 역시 암을 '예방'하는 목적이겠다.

암을 예방하려면 결국 암의 원인을 알아야 한다. 암의 30%가 흡연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30%가 음식, 20% 정도가 만성감염을 원인으로 한다. 그래서 국립암센터에서는 금연지원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흡연자를 금연으로 이끄는 금연 지원 활동도 중요하지만, 금연 정책을 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자발적인 규제가 잘 작동하기 어렵다면 법적인 규제가 필요하다. 담배 가격을 인상해야 하고, 담뱃갑에 그려진 경고 그림 크기를 더 키워야 한다. 그리고 소매점에 있는 담배 광고들도 없애야 한다. 정책을 통해 금연을 촉진하는 것이다.

Q. 금연과 함께 금주도 강조하고 있다.

담배에 발암물질이 많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 술이 발암물질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알코올은 발암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알코올을 1군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1군 발암물질로 지정됐다는 건 명백하게 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술을 마시면 심장 보호 효과가 있다는 잘못된 정보도 있었는데, 실제로 그런 효과가 있는지도 알 수 없지만 있더라도 그 효과는 아주 미미하고 암 유발 효과는 너무나 명백하다. 후두암, 인두암, 식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과 같은 암에 걸린 확률이 모두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음주 가이드라인도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하루에 술 두 잔 이내에는 괜찮다고 했지만, 지금은 소량의 음주도 해롭다고 바뀌었다. 우리나라도 바뀌었다. '국민 암 예방 수칙'(암을 예방하는 10가지 생활 수칙)을 보면 암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한두 잔의 음주도 피하자고 되어 있다.

Q. 이런 식으로 생활 습관, 특히 식습관을 개선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암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을까? 한 해외 연구(Health effects of dietary risks in 195 countries, 1990–2017: a systematic analysis for the 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 2017)에서는 2017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음식과 관련한 질환으로 조기 사망한 인구수가 성인 사망 인구의 22%에 해당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암의 30%가 음식에서 기인하니까 식습관 개선은 암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일단 너무 기름진 음식은 곤란하다. 특히 붉은 고기는 암 발생 위험을 높이며, 더 피해야 할 것은 가공육이다. 균형 잡히고 채소가 위주가 된 식습관이 좋다. 그리고 짜지 않게 먹어야 하고, 탄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 특히 고기를 태우면 벤조피렌이라는 1군 발암물질이 발생한다. 암 발생 위험은 건강하지 못한 음식을 섭취한 만큼 비례하여 증가한다. 먹으면 먹을수록 해롭다.

Q. 가족력이 있더라도 일상 습관 개선으로 질병 예방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을까.

사람들이 가족력을 실제 미치는 영향보다 크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가족력보다 생활 습관이 더 중요하다. 나의 가족 중 한 명이 위암에 걸렸다고 하여 그 사람이 위암에 걸리지 않기 위해 다른 특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암 예방을 위한 기본 원칙은 똑같다. 그 원칙을 지키면 된다. 다만 가족력이 중요한 암종(癌腫)이 있는데, 유방암과 대장암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암 발병 확률은 개인별로 다시 계산해 봐야 하며, 조기 검진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Q.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바뀌어야 할 우리의 일상 습관과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면 무엇일까?

금연, 금주, 건강한 음식 섭취. 지금까지 말한 것들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쉽고 간단한 내용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우리의 운명을 바꾼다. 담배 피우고, 기름진 음식만 먹으면서 좋은 영양제 같은 것이 무슨 소용인가. 그리고 감염으로 인한 암 발생을 막기 위해 만성감염을 막아야 한다. B형간염, C형간염이 간암을 일으키고,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자궁암을 일으키고, 헬리코박터균이 위암을 일으킨다. 이런 부분을 알리고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직 헬리코박터균을 박멸하는 것이 위암 예방에 유리한지에 관한 근거가 완벽히 합의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우리 센터에서도 계속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를 통해 헬리코박터균이 위암 발생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밝혀지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헬리코박터균을 퇴치하는 운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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