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더워지는 날씨, 달라진 개화 시기, 늘어나는 대형 산불, 수개월째 지속된 남부지역 물 부족 사태 등. 시민들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이 모든 현상의 배경에는 이상기후, 즉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가 있습니다. 이는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앞다투어 외치고 RE100, ESG 같은 개념들이 산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지구 경고등에 빨간불이 켜지며 불안과 두려움이 커지는 요즘,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담론 차원의 목표 설정도 중요하지만 일상과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실천 또한 중요합니다. 이에 라이프인과 사회적경제활성화전국네트워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바이소셜 기자단'이 각지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과 지역에 기여하는 사회적경제조직, 사회혁신 현장을 취재하여 전합니다. [편집자 주]
굿스니저(GOOD SNEEZER)는 더 좋은 세상을 향한 더 나은 생각을 하는 마케팅 기업이자 경기도 과천 로컬크리에이터로 이루어진 예비사회적기업이다. '재채기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Sneezer'를 활용한 회사 명에는 좋은 재채기를 하는 사람, 즉 질 좋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입소문을 내는 사람들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착한 입소문을 통해 사회적경제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다. 최지연 굿스니저 대표는 "우리를 만나는 많은 분들이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추천하는 모습을 보고 좋은 굿즈(goods)를 필요로 하는 사람(needer)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자, 좋은 상품을 찾는 사람들이라고 해석해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착한 입소문'을 내는 굿스니저의 시작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과천시 사회적경제 강사 양성과정이 끝난 뒤 수료자들이 모여 동아리 하나를 만들었다. 이것이 굿스니저의 시작이었다. 대형 광고대행사 출신인 최 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을에 있는 우수한 사회적경제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발굴하고, 테스트를 통해 선별한 후 홍보 마케팅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렇듯 굿스니저는 윤리적·사회적 소비 문화를 확산하여 사회적경제와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는 팀으로 성장하고자 나아가고 있다.
최 대표는 굿스니저의 사업 분야를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설명했다. 먼저 '굿마케팅'은 소비자와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는 사업 분야다. 홍보를 기획하거나 마케팅 콘텐츠를 제작하는 실무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굿소셜에듀'는 사회적경제와 기후위기, 성평등, 기업가정신, 자원순환 등을 소재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가치 교육'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마지막으로 '굿픽포유'는 소비자 큐레이션을 통한 친환경 제품을 홍보하거나 판매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굿스니저는 이를 통해 다양한 마을 자원을 구축한다.
실제로 굿스니저는 '굿마케팅' 사업을 통해 기업의 CI나 BI를 제작하기도 한다. 또한 기업 홍보 마케팅을 지원한다. 사회적경제를 잘 아는 전문가가 고객의 요구와 필요를 파악하고, 기억 스토리를 담은 콘텐츠를 기획하다 보니 단순한 홍보물보다 고객들에게 더 와 닿는 홍보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역량을 인정받아 굿스니저는 다양한 기업의 현수막이나 포스터, 리플렛, 카드뉴스, 온라인매체 광고 등을 제작한 경험이 있다.
또한 굿스니저는 '굿소셜에듀'로 과천 관내 청소년 및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청소년 대상 체인지메이커 교육을 진행했을 때는 아이들이 자리에 앉아 듣기만 하는 강의가 아니라, 몸을 직접 움직이고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또, 은퇴자나 창업자 혹은 예비 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사회적경제와 사회적경제 마케팅을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굿픽포유' 사업을 통해 굿스니저는 지역마켓이나 온라인 쇼핑몰과 연계하여 친환경 소비재의 판로를 확보하고 판매한다. 굿스니저의 SNS 채널을 통한 공동구매나 지역나눔마켓을 운영한 사례가 그 예시이다. 환경을 파괴하는 성분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콩 100% 세제를 홍보한 적도 있다.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초기 단계에 사용자들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제품의 장단점을 확인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콩 세제의 경우, 세척력은 좋았으나 여름철에는 콩 특유의 냄새가 올라와 혹평을 받기도 했다. 업체 측에서 찾기 어려운 문제를 실제 사용자의 목소리를 통해 확인하여 개선했고, 더 완성도 높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 친환경 소비생활을 제안하는 기업
최 대표는 "사용자 테스트를 바탕으로 고객 만족도가 높은 친환경 제품 혹은 사회적경제 제품 및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타 마케팅 업체와의 차별점"이라고 자신했다. 단순히 기업이 팔고 싶은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을 사용자가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만족도를 바탕으로 마케팅하는 것이다.
특히 굿스니저는 친환경 소비 생활을 제안하는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친환경 제품을 선별하고 구성하여 정부 대상(B2G), 기업 대상(B2B) 친환경 제로웨이스트 키트를 만들고 있다. 더불어 과천시 1호 제로웨이스트 숍을 기획했고, 관련 제품을 납품할 권리를 확보했다. 이에 최 대표는 "더 많은 친환경 기업들의 관심과 관련 제품에 대한 제보가 필요하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 과천 엄마들의 이유 있는 움직임
최 대표는 "바쁜 직장인이 지역에 관심을 갖고 정확하게 바라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결혼 후 과천으로 이사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데 집중했고, 지역을 돌아볼 여력이 생겼다"며 "'경력단절'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시기에 지역에 대한 관심과 전공인 마케팅을 결합해서 지역 내에서 협동조합을 이룬 것이다"고 밝혔다.
현재 굿스니저는 역량 있는 조합원들이 함께 꾸려 가고 있다. 주로 경력보유여성들로 이루어졌으며, 아이들이 살아갈 다음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최 대표는 "엄마로서의 모습만이 아니라,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녀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려는 엄마들이 모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소비자 주도의 함께하는 친환경 소비재 구독 커머스를 만들고 싶다. 누구보다 꼼꼼한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비자들과 함께 사용하고, 다수가 만족한 제품만을 소개한다"고 말했다.
굿스니저는 친환경 소비재를 사용하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생소함이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친환경 삶을 꾸리는 지혜를 나누고자 한다. 최 대표는 "늘 쓰던 소비재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친환경 소비재로 바꾸어 나와 우리 가정의 삶 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까지 가치 있게 바꾸는 일, 소비자로서 현명한 소비를 하며 소비 주권을 찾는 일. 이런 가치를 추구하는 엄마들이 굿스니저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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