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기업, 그 생생한 현장을 가다] 경북에서 제일 잘 나가는 종합광고 회사를 꿈꾸는 알배기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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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기업, 그 생생한 현장을 가다] 경북에서 제일 잘 나가는 종합광고 회사를 꿈꾸는 알배기협동조합
  • 2023.08.18 13:06
  • by 정원각 객원기자

2023년은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11년을 맞는 해로 협동조합 법제화를 비롯하여 각 사회적경제 조직의 제도화를 점검할 시점이다. 지난해 정권이 바뀌면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정책이 크게 축소되는 기조 속에 침체국면에 처할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구시 동구 안심마을 ▲전남 영광군 여민동락 ▲전남 목포 건맥1897협동조합 ▲경남 창원시 내서푸른주민회 ▲충북 옥천고래실 등 사회적경제 분야 조직들의 현장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타 사회적경제기업이 참고할 수 있게 모범적인 현장 기업들을 어떻게 활동하고 운영하는지 생생한 현장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협동조합이라는 조직이 불편하기도 합니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들이 많죠."
"직원협동조합, 직원이 법인을 소유한 책임감 있는 업무의 과정 속에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냅니다."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경북에서 제일 잘 나가는 광고콘텐츠기획, 지식 기업을 만들 겁니다."
"지역의 청년들도 지역에서 최고의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회사가 돼야죠."

알배기는 "알이 들어 있어 배가 부른 생선"이라는 뜻도 있지만 "겉보다 속이 알차고 충실한 상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8월 초, 경북 칠곡군에 있는 사무실에서 심영준 대표와 여영진 PD(프로젝트 디렉터)를 만났다. 심영준 대표를 만나기로 했는데 갑자기 중요한 사업이 생겨 사무실에서 왔다 갔다 해야 한다며 여영진 PD와 주로 이야기를 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심 대표는 알배기협동조합 전인 대학 시절에 창업했다. 당시 사업 경험이 전무했지만 동아리 활동의 일환으로 학교 선후배들과 2014년에 협동조합을 시작했다.

창업한 지 10년이 지났어도 12명의 직원 가운데 대부분이 20~30대인 청년 중심의 기업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구성원들로 봤을 때는 청년기업이다. 정부가 인증하는 청년기업은 7년이라는 지정 기간이 지나서 졸업했다. 그리고 일부 직원들은 40대에 들어섰다. 하지만 회사 대표인 심 대표를 중심으로 많은 직원이 20대, 30대다. 젊은 청년들이 뛰고 있는 협동조합 기업이다. 조합원은 현재 7명인데 이 중에 근로자 대표 2명과 이사장 1명 이렇게 총 3명이 직원으로 일을 한다. 나머지는 사외이사와 감사 그리고 천사조합원들이다. 조합원 3명을 포함한 전체 직원이 12명인데 협동조합의 민주적인 운영체제와 사업체로서의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다. 직원 채용 때에는 무엇보다 업무에 맞는 실력을 먼저 고려하고 있다. '채용하려는 분야에 능력이 있는가?', 그리고 '경상북도에서 계속 일을 할 것인가?'가 중요한 판단 근거다. 
 

▲ 괴짜방. ⓒ알배기협동조합
▲ 괴짜방. ⓒ알배기협동조합

알배기협동조합에서 하는 사업은 디자인, 홍보 영상 제작 등의 종합광고와 행사 기획과 진행 그리고 기념품 제작, 판매다. 어찌 보면 대도시에 맞는 사업 아이템인데 칠곡군에 자리 잡게 된 것은 경북의 청년 정책 '괴짜방'과 관련이 있다. 경상북도가 청년들이 이용하는 공간을 조성하고 청년들이 네트워킹과 사회생활을 준비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을 돕는 일이었다. 괴짜방 첫 공간이 2017년 12월 20일 문을 연 칠곡인데 그 운영을 알배기협동조합이 맡게 된 것이다. 공간을 사무실로 사용하면서 경제적 자립과 청년들의 소통을 위해서 카페를 운영했다. 초기에 모인 사람들의 전공이 동영상, 디자인 그리고 공간 기획 분야였다. 지방의 작은 군에서 종합광고라는 사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경험이 부족한 청년기업으로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며 성장

하지만 처음부터 잘 나갔던 것은 아니다. 사회생활 경험도 약하고 사업 경력도 없이 시작하다 보니 힘든과정도 많았다. 작은 단위의 사업부터 차곡차곡 쌓으며, 차츰 더 큰 과업을 수행하고 그런 일들을 수년 동안 모아 포트폴리오로 만들었다. 이젠 다른 중견기업들과 견주어 입찰을 수행할 만큼 많은 실력이 축적됐다. 그 과정 중에 외부 업체와 소송과 다툼도 있었고 경험과 연륜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흘린 땀 등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이런 과정들이 켜켜이 쌓여서 지금의 알배기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었다. 
 

▲ 소셜벤처 전국대회 2014년(본선입선), 2016년(특별상 수상) ⓒ알배기협동조합
▲ 소셜벤처 전국대회 2014년(본선입선), 2016년(특별상 수상) ⓒ알배기협동조합

남보다 한 템포 빨리 준비한 경영 마인드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울 때 알배기협동조합에는 기회가 되었다. 코로나19로 모든 오프라인 행사가 사라지고 모임이 중지되자 알배기에서는 발 빠르게 온라인 장비를 강화했다. 줌, 유튜브 등을 이용한 비대면 온라인 행사를 할 수 있게 준비한 것이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영상 장비 등에다가 몇 가지만 더 하면 가능했다. 이렇게 온라인 사업이 들어오면 다른 사업들도 함께 수주받는 경우가 많았다. 2022년에는 다시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했다. 대면 관계에서 사업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직접생산증명서 등을 받았다. 이런 예상과 준비는 적중했고 2022년에는 전년 대비 약 2배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사업이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오른 것이다.
 

▲ 독립운동가 관련 기념품.
▲ 독립운동가 관련 기념품.

영화 <밀정>에서 전지현이 역할을 맡은 저격수 안옥윤은 실제 경북의 독립운동가 남자현

알배기협동조합이 진행한 사업 중에 경북의 독립운동굿즈 사업이 있다. 독립운동가를 기억하기 위해 관련 기념품 굿즈를 만들고 판매하는 사업을 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안동에 있는 경상북도 독립운동기념관에 갔을 때 느낀 점 착안했다. 기념관에는 경북 출신의 많은 독립운동가들 소개되어 있는데 이육사, 이상화 등 몇 사람 빼고 대부분은 대중들이 모르는 분들이었다는 것에서 시작했다. 영화 <밀정>에서 전지현이 역할을 맡은 저격수 안옥윤은 여성 독립운동가 남자현을 모델로 한 것인데 남자현도 안동 출신이다. 이렇게 기존의 이육사, 이상화만 아니라 남자현 그리고 김창숙, 이상룡, 허위 등을 기념하는 머그컵, 기념 티셔츠, 스티커, 메모패드, 에코백 등을 기획, 디자인하여 제작과 판매하는 사업을 한다. 독립운동굿즈를 판매하고 남는 수익금의 일부는 매년 독립운동 유공 후손들에게 기부하며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 행사 운영 및 수상. ⓒ알배기협동조합
▲ 행사 운영 및 수상. ⓒ알배기협동조합

2022년 경주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사회적경제박람회 가운데 제4회 전준한 사회적경제 대상 시상식 총괄 진행을 알배기협동조합이 맡았다. 이상은 1927년 경북 함창에서 협동조합운동을 주도한 전준한 선생을 기리는 상으로서 경상북도가 전국의 사회적경제 관계자를 대상으로 수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2022년 협동조합 10주년 기념행사, 2021년 경상북도 비대면 채용박람회, 2021년 DGB 대구경북 소셜벤처투자대회 등을 운영했다. 이런 이벤트 행사만 아니라 2023년 6월부터는 과기부가 대구시내에 조성한 연구특구 핵심 위치에 만든 '코워킹 스페이스'를 디자인하고 입주 업체들 간의 네트워킹과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협동조합을 창립한 지 10년째인 2023년. 그동안 예비사회적기업을 거쳐 2019년에는 인증을 받았고 2016년에는 전국대회 솔루션사업 특별상, 경북도시사 표창 그리고 2022년에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표창도 받았다. 그리고 SVI 사회적가치 측정 지표에서 2년 연속 탁월등급도 받았다. 사회적경제에서는 촉망받는 기업이 되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사업의 대부분은 공공영역의 매출기반형 사업이 중심이다. 그런데 이제는 민간영역에서의 비중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그래야 보다 안정적이고 변화에 능숙한 기업이 될 수 있다. 기업의 혁신은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알배기협동조합은 청년 기업으로 무모한 도전을 통해 기업의 성장에 도모하고자 활발한 기업내 재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사회의 덕을 본 기성세대가 청년들의 무모한 도전을 장려해야

지역에서의 활동은 많은 어려움이 있다. 더구나 청년기업이자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사업을 한다는 것은 더 불리한 환경이다. 그래서 지자체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고 다른 사회적경제 기업과 협력을 해야 하며, 중간지원기관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서로 힘이 되고 사업에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또한 시장에서 생존해야 할 기업이다. 공공영역이나 시장이나 생존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실패를 걱정하여 청년들이 시도하지 못한다면 실패보다 더 무서운 '꿈이 없는 사회'가 된다. 청년들이 비수도권 지역, 더구나 사회적경제에서 무모하다고 할 정도의 적극적인 도전이 오히려 지역을 활성화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청년들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기성세대가 누린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 알배기협동조합과 같은 청년 기업들은 지역에 머물고 싶어 하고, 그 지역에서 할 일을 찾아 열심히 살고 있다. 단순히 일회성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건강하게 사업을 할 수 있는 생태계,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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